민간자원 활성화 요구의 증가

아름다운재단내에는 ‘기부문화도서관’이 있다. 10년전에는 도서대출을 위해 여러명이 다녀갔었는데, 최근 2년동안은 1년에 1건 정도의 대출만 이루어질 정도로 이용률이 저조했다. 그래서 도서관 활성화를 위해 이런저런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중, 올해 상반기에는 연구하는 학생이나 전문 연구원이 필요한 자료를 찾기 위해 예년에 비해 많은 분들이 방문하셨다.

헌데, 방문 목적중 의외였던 것은 이분들이  지자체나 정부출연 연구원으로, 해당분야에서의 실질적인 기부활성화를 위해 연구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한편으로는 기부관련 연구가 여러 영역에서 이루어지는구나 하는 반가움과, 한편으로는 국책기관에서 모금을 해야 할 만큼 예산이 부족한가라는 우려의 마음도 함께 들었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예산에 관한 문제는 차치하고, 이제 전문모금기관 뿐 아니라 사회복지 영역, 비영리민간단체,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정부나 지자체 기관에서도 모금, 즉 넓게 말하면 ‘민간자원’ 대한 필요와 요구는 점점 커지는데 이를 위한 여건은 과연 좋아졌는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참고 : 민간자원 총량에 관한 글 http://research.beautifulfund.org/?p=1290 )

 

모금 활성화의 제약

우선, 법제도적인 측면에서 제약이 있다. ‘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기부금을 모집할때 모금액의 15%이내로만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물론 비용대비 효과적으로 모금을 하는 것은 기관의 책무이고, 기부자 신뢰를 위해 중요한 요소이지만, 영리기업의 경우 어떤 법에서도 비용의 제한을 두지는 않는다. 오히려 기업 평가시 높은 R&D(Research and Development. 연구개발) 투자에 좋은 평가를 하고 이익을 쓰지 않고 유보했을 때 과세를 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1천500만원의 비용을 들여 1억원을 모금하는 것과 3억을 투자해 10억을 모금하는 것 중 어떤 효율적일까? 둘중 어떤 것이 좋은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까? 모금기관의 지출을 ‘투자’가 아닌 ‘비용’만으로 간주하는 시각은 바뀌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이 법에 따르면, 1천만원 이상의 모금을 할때는 모금 내용과 금액 등을 ‘등록’하고 모집 후 1년 이내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최대 5년간 연장은 가능하다) 법률상으로는 ‘등록’이라고 되어 있지만 등록이 거절당하는 경우가 있어 실질적으로는 ‘승인’의 절차나 마찬가지고, 1천만원 이하의 모금액을 예상해 등록하지 않고 모금을 진행 했다가 모금액이 급증하는 바람에 기부금 받기를 중단하는 웃지못할 해프닝도 있다.

이러한 법적인 규제는 물론 역사적인 맥락이 있다. 4-50년 전에는 국가에서 감당하지 못하는 비용을 고위 관리들이 국민개인에게 ‘강제적 기부’를 받는 방식으로 충당하기도 했고, 모금을 하고는 엉뚱한 곳에 전용하는 사례들이 빈번했기 때문에 애초의 법은 기부금품 모집을 ‘규제’하기 위해 제정이 되었던 것이다.

 

민간의 자발성

하지만 모금기관의 효율적인 모금, 투명한 사용, 민간자원의 활성화를  법이 아닌 민간의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모금기관의 정직한 운영, 효율성을 위한 노력, 사용내역의 투명한 공개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국세청을 통해 기부금품 모집 및 지출명세서를 제출하고 공개하고 있다.

 

공익법인 결산서류등 공시시스템

공익법인 결산서류등 공시시스템 http://npoinfo.hometax.go.kr

 

하지만 우리의 공시시스템으로 이 기관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사항은 기부금의 수입, 지출명세로 이것으로 기관을 평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게 보인다. 반면 미국 국세청으로 부터 501(c) 자격을 부여받는 자선기관들은 990양식이라는 것을 반드시 작성해 제출해야 하는데, 이에 들어가는 항목들은 단체의 상황을 매우 구체적으로 알 수 있도록 되어있다.

단체의 수입, 지출, 활동, 이사회, 정책, 직원에 관한 사항을 기재하게 되어있는데 예를들어 이사회와 관련해서는 이사회 회의록을 작성하는지, 직원현황의 경우  1억원이 넘는 급여를 받은 현, 전임직원 명단, 평균 근로시간 까지 명시를 하게 되어 있다.

 

미국 국세청 990양식

미국의 자선시관이 세금혜택을 받기 위해 반드시 작성해야 하는 990양식. 무려 12페이지에 이른다.  [출처] http://research.beautifulfund.org/wp-content/themes/bftheme_research/inc/publication_detail_view_download.php?fn=f990.pdf

 

미국의 경우 이렇게 풍부한 데이터를 통해 기부처를 평가, 감시(Watch Dog) 기능을 하는 기관이 활성화 되어 있다.

대표적인 기관이 채리티 네비게이터(Charity Navigator)와 가이드 스타(Guide Star)이다. 채리티 네비게이터는 990양식과 별도로 받은 정보를 통해 기관의 성격을 분류해 등급을 매기고 있다. 통합적 등급뿐 아니라 다양하고도 기부자의 눈길을 끄는 흥미로운 주제의 Top 10 랭킹을 제시하고 있다.

 

가장 많이 본 기관최근 30일간 가장 많이 노출된 Top 10기관
유명세가 자선기관의의 효과성과는 관계없지만,
노출정도는 사람들에게 인지를 향상시킨다.

 

가장 적은 급여를 받는 CEO Top10가장 적은 급여를 받는 CEO Top10
CEO 연봉 1500만원 이하의 기관이 7,000여개가 되는데 
이 기관들의 등급은 별4개로 높은 편이라고 한다.

 

유명인이 기부한 단체의 등급 유명인이 기부한 단체의 등급
안젤리나 졸리가 기부한 단체는 어디고 어떤 평가를 받을까? 

 

기부활성화의 또 다른 조건

위의 법률적 사례를 통해 언급한 바와 같이, 모금기관의 정직한 운영과 기부금의 정확한 사용을 위한 법적인 규제는 민간영역의 활성화를 저해하거나 위축시킬 수 이다. 그보다는 모금기관들의 운영현황을 보다 자세하게 공개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마련되고, 기부자 또한 기부금을 내는 것으로 본인의 임무가 끝이 아니라 그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기금을 사용하는 기관은 발전가능성이 있는지를 지켜보고 평가해야 하다는 인식이 기부활성화의 또다른 조건이 아닐까?

<관련 글> 어디에 기부할까? 기부자의 선택을 도와주는 채리티 내비게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