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싣는 순서>
(1) 덕윤리
(2) 모금가와 윤리
(3) 유덕한 모금가

모금 활동과 덕윤리

맥퀼린(MacQuillin)

모금의 4가지 규범윤리(MacQuillin, 2019)를 제안한 맥퀼린은 목적론과 의무론뿐 아니라 훌륭하고 존경스러운 인간의 품성과 동기에 대한 덕윤리(Virtue ethics)를 모금의 규범윤리를 세우는 세 번째 기둥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대표적인 주요 덕목은 다음 12가지이다.

  • Honour(명예)
  • Compassion(동정)
  • Benevolence(자비)
  • Respect(존중)
  • Honesty(정직)
  • Humility(겸손)
  • Gratitude(감사)
  • Authenticity(진정성)
  • Patience(인내심)
  • Tact(재치)
  • Generosity(관대함)
  • Empathy(공감).

피셔(Fischer)

피셔(Fischer, 2000)는 기부와 관련된 덕목, 인간관계 덕목, 내면적 덕목을 구분하여 비영리조직이 갖추어야 할 덕목을 정리하였다.

  • 기부동기와 관련된 덕목: 관후(寬厚, generosity), 감사(gratitude), 상호 의존(mutuality)
  • 신뢰관계를 뒷받침하는 덕목: 존중(respect), 정직(honesty), 공평(fairness), 협력(cooperativeness)
  • 모금가 내면(integrity)의 덕목: 독립적 판단(independent judgment), 책임(responsibility), 도덕적 용기

이미지 출처: flaticon.com

사회복지조직에서 모금활동을 하는 사회복지사의 윤리적 덕목

덕윤리, 모금규범윤리 등 사전에 아무런 정보 제공 없이 질문한 ‘모금담당자의 윤리적 덕목으로 가장 중요한 세 가지를 꼽는다면?’이라는 서면 질문과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은 공통의 덕목을 이야기했다.

모금담당자의 윤리적 덕목*

윤리적 덕목 세부내용
투명 기부금의 관리사용, 투명함으로 기부자의 신뢰와 기부지속성을 얻을 수 있음
정직 가치를 다루는 일이므로 신뢰가 중요, 신뢰에 대한 신의를 지키는 것
진정성 기관과 사업에 대한 필요성과 진정성, 기부자의 의도와 가치를 받는 것
관계 기관과 기부자, 수혜자와 기부자, 기관과 수혜자 의 수평적 관계 필요
공정 배분의 기준과 과정의 공정성
인권 수혜자 인권보호
요청 요청을 통한 관계형성, 요청의 의무
정의 공익을 위하는 일이므로 정의로워야 함

* 아름다운재단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연구의 일환으로 진행 중인 「사회복지조직 모금 담당자의 윤리적 갈등 경험 인터뷰」에 참여한 10명의 모금 담당자들이 인터뷰 전 서면으로 제출한 모금가의 덕목임.

유덕한 모금가

유덕한 모금가는 어떤 덕성을 가져야 하는가?

보다 정교하고 조작된 정의와 일반화를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덕윤리, 미덕윤리, 맥퀼린의 모금규범윤리, 피셔의 덕목체계, 사회복지조직 모금담당자의 윤리적 덕목의 공통점을 사회복지조직 모금담당자의 윤리적 덕목을 기준으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진정: 덕윤리와 미덕윤리에서 제시된 덕목과 일치되는데 모금활동에 대한 명분의 진정성과 진실성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 정직, 관계, 신뢰: 피셔의 관계 덕목과 연결되는데 존중, 정직, 공정, 협력과 부분적으로 일치하거나 맥락적으로 동일한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 요청: 피셔가 제안하고 있는 모금가 내면의 덕목으로 도덕적 용기나 책임과 동일시할 수 있다. 즉 수혜자를 대신하여 요청할 수 있는 용기와 책임을 의미한다.
  • 정의, 인권, 공정: 기존 덕윤리와 관련한 선행 문헌에서 확인 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중 정의와 인권은 사회복지사 전문가가 지켜야 하는 가치와 관련이 있고 공정은 사회복지현장은 개발과 배분의 역할을 해야 하는 특수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배분의 공정에 대한 덕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 투명: 기부자와의 신뢰,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덕목으로 개인의 덕성이라기보다는 조직에 요구되는 윤리적 개념이다.

우리는 왜 유덕한 모금가가 필요한가?

윤리적 훼손은 기부자의 신뢰를 잃어 모금활동의 영향(신재은 외, 2012)을 주고 건강한 기부문화를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비영리조직의 현 상황, 모금 활동의 특성을 미루어 볼 때, 실제 모금 현장에서는 윤리적 갈등과 윤리적 의사 결정 상황(윤민화‧이민영, 2015)에 처해 있다. 많은 선행 연구에서는 주로 윤리적 관점, 조직의 윤리적 대응, 윤리적 가이드라인이 그 대안으로 제시(Anderson, 1996; Rosen, 2005; MacQuillin, 2016; Grobman, 2019 외)되고 있다. 이러한 대안은 장기적 관점에서 실행해야 할 과제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윤리적 갈등과 딜레마 상황에서 보다 옳은 것, 좋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은 덕윤리이다. 덕윤리는 의무, 규칙, 행위의 결과가 아닌 개인의 덕에 초점을 맞춘 행위자 중심의 윤리 철학이다. 또한 덕윤리는 행위자의 덕성뿐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의 삶을 동시에 강조한다. 소규모 비영리조직 형태로 운영되고 있거나 전담 인력이 없는 현실에서 조직의 윤리적 체계를 구축하기에 앞서 모금 활동가 한 사람 한 사람의 유덕함을 키워나가는 것이 강조된다. 사회복지 조직에서 모금 활동을 하는 실무자들이 지향하는 덕목들에 대한 논의를 시작으로 한국적이고 영역의 특성에 맞는 덕목들의 다양한 토론이 뒤따르기를 희망한다.

참고문헌

  • 신재은‧박지영‧허지은. 2012. 『사회복지모금 온라인 교육과정 개발보고서』. 경기복지재단.
  • 윤민화‧이민영. 2015. 『비영리조직 모금활동의 윤리적 풍토와 대처에 관한 연구』.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 Anderson, A. 1996. Ethics for fundraisers. Indiana University Press.
  • Fischer, M. 2000. Ethical decision making in fundraising. Wiley.
  • Grobman, Gary M., Smith, David Horton. 2019. 『비영리단체의 윤리』. 구미화(역). 파주: 나남. 원전: Ethics in Nonprofit Organizations Theory and Practice: White Hat Communications. 2017.
  • MacQuillin, Ian. 2016. Rights stuff-fundraisng’s ethics gap and a new theory of fundraising ethics v1.1.
  • MacQuillin, Ian and Sargeant, Adrian. 2019. “Fundraising Ethics: A Rights-Balancing Approach”, Journal of Business Ethics, 160:239-250.
  • Rosen, M. J. 2005. “Doing well by doing right: a fundraiser’s guide to ethical decisionmaking”. International Journal of Nonprofit and Voluntary Sector Marketing, 10(3):175-181.

참고 사이트

 

정현경 | 성공회대학교 사회적기업센터 연구교수

비영리컨설팅 웰펌 수석연구원, 한국공익법인협회 전문위원, 한국모금가협회 전문위원이다. 아름다운재단 물품기부 마스터를 맡았다. 『모금가노트』, 『사회복지와 모금』, 『스크루지의 마음도 여는 한국의 모금가들』 등 다수의 저서와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는 <연대공작단>과 <연대북스>를 통해 동료들과 현장의 고민을 풀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