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노르웨이에 히터를 원조한다고?

올해 최고의 풍자와 반전이 있는 캠페인, 노르웨이를 위한 아프리카, Radi-Aid를 소개합니다. 이 캠페인은 노르웨이 학생들의 국제 지원 펀드 The Norwegian Students’ and Academics’ International Assistance Fund), SAIH에 의해 기획된 캠페인입니다. 이들은 개발 협력 관련 교육과 정보, 정치적 이슈에 포커스를 두고 활동하는 학생들입니다. 일단 영상을 보실까요?

영상에 한 아프리카 남자가 등장해 <Radi-Aid>캠페인의 취지를 설명합니다. 

“저는 지금 노르웨이를 돕기 위해 아프리카 사람들을 모아 팀을 꾸리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지금 거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모릅니다. 제게 묻는다면 그건 가난만큼 안 좋은 상황입니다. 사람들은 굶는 사람들을 방치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추운 사람들은 방치해도 될까요? 동상도 역시 치명적입니다. 이제 아프리카가 노르웨이에서 변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는 래디에이터를 모아 그것들을 노르웨이에 보내, 따뜻함과 빛, 그리고 미소를 확산하려고 합니다. say yes to Radi-Aid”

자, 이제 <Radi-Aid> 캠페인이 뭔지 아시겠죠? 혹독한 겨울날, 추위로 고통받는 노르웨이인들을 위해 아프리카인들이 노르웨이에 히터를 보내자는 자선 캠페인인 것입니다! 인터뷰 중간중간, 추위가 몰아닥친 참혹한(?) 노르웨이의 모습과 자선에 나선 아프리카인들의 선하고 따뜻한 미소가 대비돼서 보여지네요. 이게 끝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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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화면에서 아프리카인들이 모여 함께 합창을 합니다. 가사를 볼까요?

“노르웨이 아이들은 추워요~ 이제 우리가 신경쓸 때입니다~
만약 아프리카가 나눈다면 노르웨이를 위한 열기는 충분해요~ 
아프리카인들은 우리가 가진 따뜻함을 나눌 수 없다고 생각해요~
이제 상황이 바뀌었어요~ 이제 노르웨이를 위한 아프리카!
우리가 눈을 감으면 그들이 추워하는 걸 볼 수 없어요~
아프리카인들이 나서서 히터를 보내줘요~ 뜨거운 바람과 함께 노르웨이에게 radi-aid!
아프리카에서 우리도 우리 문제를 가지고 있어요. 빈곤, 부패, 에이즈, 범죄.
전에는 노르웨이가 우리에게 손내밀어 무엇을 해야 할지 가르쳐줬는데 이제 돌려줄 때예요. 이제 상황이 바뀌었어요~ 이제 노르웨이를 위한 아프리카!
우리가 눈을 감으면 그들이 추운 걸 볼 수 없어요~
아프리카인들이 나서서 히터를 보내줘요~ 뜨거운 바람과 함께 노르웨이에게 radi-aid!
radi-aid에 함께 해요! 세이 예스! “


사실 이건 패러디이자 풍자입니다. 이 영상은 USA for Africa – We are the World와 같은 아프리카를 돕기 위한 자선 콘서트, 자선 캠페인의 풍경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참혹한 아프리카, 그리고 그들을 돕는 따뜻하고 인자한 존재로서의 서구. 이 불평등한 권력 관계에 대해 SAIH는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SAIH는 말합니다.

 “아프리카에 대해 말할 때 어떤 생각이 드세요? 굶주림, 빈곤, 범죄, 에이즈? 당연합니다. 왜냐하면 모금 캠페인들과 미디어를 통해 당신이 주로 듣는 것들은 바로 이런 것들이기 때문이죠.(….) 우리는 아프리카의 문제를 너무 단순화한 표현을 바꿔야 합니다. 우리는 복잡한 이슈들에 대해, 그리고 아프리카의 발전에 서구가 어떻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스스로 교육하고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세계가 마주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표현하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지식과 존중을 바탕으로 할 필요가 있습니다.”

 

Radi-Aid 캠페인은 4가지 요구를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모금은 편견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서는 안된다.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학교, TV와 미디어에서 더 많은 정보가 다뤄져야 한다.
미디어는 존중을 보여라.
구호는 좋은 의도가 아닌 실질적인 필요에 기초해야 한다.

이 캠페인의 진정한 의도는 바로 이것입니다. 아프리카에 대한 잘못된 이해, 그것을 기반으로 모금 활동을 하는 기관들과 편견을 강화하는 미디어, 그들을 풍자하고 비판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지 실제로 라디에이터를 모으는 캠페인이 아닙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DONATE YOUR RADIATOR’라는 버튼이 있긴 하지만, 이 버튼을 누르면 Radi-Aid 이야기를 SNS에 공유하는 페이지가 뜹니다. 이 이슈를 널리 알리는 것이 참여 방법입니다. 이미 트위터에 600회 이상 공유되는 등, 이 캠페인은 바이럴의 힘을 타고 널리 전파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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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날카로운 비판을 유머 넘치는 풍자로 풀어낸 SAIH의 Radi-Aid 캠페이었습니다:)

* 본 포스팅은 <Creative moves for NPO>블로그와 중복게재되었습니다.

 

7 Comments

  1. 썬그리

    ㅎㅎㅎㅎ 완전 재밌네요. 쏘울 충만한 노래도 맘에 듬 ^^

  2. 목정하

    흥미로운 기사네요. 국내 상당수 NGO단체들이 피골이 상접한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굶주린 사진을 내보내며 거액의 모금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모금이 대세로 잡아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구호는 좋은 의도가 아닌 실질적인 필요에 기초해야 한다’라는 문구가 인상적이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 저도 그런 모금 캠페인들을 보며 마음이 많이 불편했었는데, 콕 집어주는 캠페인을 만나 너무 반가웠습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3. 백설엄마

    짝짝짝!!!!

  4. 두리번

    전에 보고 또 봐도 너무 멋지다는! 아지님 덕분에 SAIH를 알게 되고, 또 자극받게 되네요. 모금은 편견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서는 안된다는 말, 새기고 또 새기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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