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단의 사업과 캠페인은 같은 것일까?” 
  • 어떤 사람들이 재단 일을 할까?”
  • 기부자 예우는 어떻지?”
  • “모금의 방법은?”

거대한 계획보다, 그럴듯한 문구보다, 작지만 확실한 나의 행동으로 사회적 변화를 꿈꾸는 많은 분들이 이 순간에도 아름다운재단 홈페이지를 방문해 주고 계십니다. 그런데 때로는 재단의 홈페이지, 블로그, SNS를 기웃거려봐도 내가 품었던 질문에 대해 답이 풀리지 않을 때가 있지요? 아름다운재단이 여러분과 소통하기 위해 [아름다운, 재단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여러분의 궁금점에 답해드립니다.

첫 번째는 아름다운재단의 캠페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열여덟 어른’ ‘어쩌다 슈퍼맨’ ‘이름을 잊어도’ ‘60일의 건강보험증’ … 광고카피보다 더 강렬한 문구로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고 일부는 기부로 이어지게 하는 사람들이 이곳 ‘1% 나눔팀’에 모두 모여 있습니다. 캠페인은 도대체 어떻게 탄생하는 것일까요.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김성식 1% 나눔팀 팀장님과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재단의 캠페인 속으로 바로 빠져 보실까요!

Q. ‘1% 나눔팀’과 팀장님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1% 나눔팀의 김성식 팀장입니다. 1% 나눔팀은 대중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주로 진행하는 팀입니다. 하지만 모금 캠페인만 진행하는 것은 아니고 이벤트, 마케팅까지 다양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2014년 1월에 입사했고, 캠페인 업무는 5년째 하고 있습니다.

Q. 현재 진행 중인 캠페인은 몇 개인가요

올해 1월 기준으로 보면 ‘열여덟 어른’ 캠페인만 진행 중입니다. 2019년 말에 ‘기억할게 우토로’, ‘이름을 잊어도’ 캠페인이 종료됐습니다.

기억할게 우토로

우토로는 일제 강점기인 1941년에 군비행장 건설에 동원된 조선인들이 모여 살던 일본 땅의 조선인 마을입니다. 해방 후 우토로 주민들은 조선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버려진 땅을 일구며 50여년을 살아냅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일본 법원의 퇴거 명령에 우토로 마을은 사라질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이 소식을 접한 아름다운재단과 한국의 시민들, 정부, 미디어가 힘을 합쳐 많은 기적을 만들어 냅니다. 그 이후가 궁금하시다면 [기억할게 우토로]

이름을 잊어도

저소득 치매 가정에 보조기기를 지원하기 위한 캠페인입니다. 아이에게 육아용품이 필요하듯 치매 어르신들도 보조기기가 필요합니다. 어떤 기기인지 알고 싶다면 [이름을 잊어도]

 

Q. 캠페인 종료 시점은 어떤 기준으로 정해지나요?

기준이 별도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고 캠페인마다 사전 논의를 합니다. 하지만 캠페인 특성이 “이런 이슈가 있으니 사회적으로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이기 때문에 보통 기간을 1년 이내로 잡고 임팩트 있게 진행해 나갑니다. 캠페인 기간이 1년이 넘어가면 사람들의 관심도 무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1년 안에 캠페인을 마무리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예로 치매가정 보조기기 지원사업인 ‘이름을 잊어도’는 1년 반 정도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때로는 목적을 소기에 달성해서 캠페인이 종료되기도 합니다. ‘기억할게 우토로’는 평화기념관 건립기금 마련을 위한 것이었는데, 민간모금만을 위한 캠페인은 아니었습니다. 언론을 통해 대중들에게 우토로 문제를 알리고, 한국 정부도 움직이게끔 하려는 목적이 있었습니다. 2018년 7월 말부터 지난해까지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재단을 통해 모은 기부금뿐 아니라, 18억원 1,000만원의 정부 지원(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사업의 일환)을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Q. 사업과 캠페인의 차이가 있나요?

사업과 캠페인은 개념적으로는 다릅니다. 그러나 사업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캠페인이 기획되기도 하고, 사회적인 관심을 모으기 위해 시작된 캠페인이 사업으로 이어지기에 유기적인 관계라고 볼 수 있어요. 보호종료청소년들을 위해 진행 중인 ‘열여덟 어른’을 예로 들어 설명해드릴게요. 보호종료아동·청소년을 위한 사업은 아름다운재단의 설립 초기부터 19년째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사업을 쭉 진행하고 있는 와중에 특정 이슈를 부각해 대중에게 알리고 대상자지원을 위한 모금 활동을 전개해 나갈 필요가 있을 때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2013년도에는 ‘열여덟 어른의 자립정착꿈’ 캠페인을 진행해 지역, 보호유형에 따라 편차가 심했던 자립정착지원금을 상향 평준화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당시에는 어느 지역인지, 어떤 보호유형(시설, 가정위탁, 그룹홈 등)인지에 따라 자립 정착 지원금이 300만~500만원으로 천차만별이었거든요. 이 캠페인 이후 지원금이 거의 비슷하게 맞춰지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보호종료아동을 둘러싼 문제들이 있었고, 그런 고민 속에서 다시 ‘열여덟 어른’ 캠페인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캠페인 기획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일단 재단의 사업이 정해지고 이슈가 생기면(이슈 선정 기준은 내부, 외부, 저희 팀 차원 등 무수히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관련 공부부터 합니다. 해당 사업에 대한 페이퍼, 연구기관 자료, 뉴스 등을 모아 함께 검토하고 공부하는 거지요. 이후 핵심 메시지를 도출해 냅니다. 이것은 “이 캠페인을 통해서 무엇을 이야기하겠다”를 알리는, 방향성을 잡는 과정입니다. 이 단계가 가장 어렵습니다. 그리고 저는 팀장으로서 아름다운재단의 정체성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다른 재단, 단체들이 하는 방식과 다르길 원하는데요 예를 들면 NGO 단체에서 하는 캠페인을 보면 굶어 죽어가는 아프리카 아동들의 모습이 많이 나옵니다. 저희는 그런 (직접적인) 이미지를 보여주지 않으면서도 공감을 얻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핵심 메시지를 도출한 이후에는 캠페인명과 슬로건을 만드는데, 여기에 시간을 가장 많이 투여합니다. “우린 이걸 이야기 할거야”라고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니까요. 이를 위해 크게는 2가지를 신경 쓰는데요 하나는 색다른 언어를 쓰려고 합니다. 궁금해지게 만드는 거죠. 처음 캠페인명을 봤을 때 “이게 무슨 뜻이지?”하고 호기심을 유발하고, 슬로건을 본 뒤에는 “아 그래서 그렇구나!”하고 공감하는 데 초점을 둡니다. 캠페인명과 슬로건을 만든 후에는 캠페인 내용을 만듭니다. 기본적으로 웹페이지가 필요하고요, 캠페인 성격에 따라 프로젝트나 이벤트, 웹콘텐츠 등을 추가로 구성합니다. 예를 들면 [어쩌다 슈퍼맨]의 캠페인명만 들었을 때는 “응? 뭐지? 어떤 의미일까?”하고 궁금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공익제보자와 공익활동가들을 지원한다는 슬로건과 구체적 내용을 읽으면 “아 그렇구나”하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이지요.

지금까지 말한 것이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이라면 그다음부터는 마케팅으로 치면 ‘유통’ 단계로 볼 수 있습니다. 즉, 어떤 채널, 방식으로 캠페인을 알릴 것이냐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죠. 우리가 소유한 채널(뉴스레터, 재단 홈페이지, SNS, 블로그 등)을 비롯해 광고, 언론, 셀럽, 유튜버 등과의 협업까지 다양한 방법들이 있습니다.

Q. 캠페인 기획과정이 정말 힘들 것 같아요.

기획과정은 정말 고통스러운 시간의 연속입니다.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까지는 책상을 떠나도 집에서 자기 직전까지, 주말에도 내내 고민을 합니다. 아이디어가 도출되었어도 정말 이게 맞는지 계속 고민을 하고요. 그래서 캠페인 기획 업무를 하는 사람들은 자기 주도성을 가지고 기획을 하고 그것을 실제 실행해내는 책임감까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새롭게 시도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도 높습니다. 그것에 대한 두려움이 분명 있지만 도전하는 정신이 필요합니다.

Q. 기획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캠페인으로 공감과 행동 변화까지 끌어내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기부는 가치를 사는 것인데 엄밀히 따지면 물질적인 교환가치는 없는 것이죠. 그래서 비영리 마케팅이 많이 어렵습니다. 노골적일 수 없고 등가교환도 안되고요. 많은 비영리조직들이 타개책으로 사람들의 감정을 건드리는 접근방식을 많이 취합니다. 이성적인 글로 접근하기보다는 감정을 건드리고, 실제로 그것이 더 많은 기부를 끌어낸다는 연구도 많고요. 하지만 감정도 동정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일 수 있습니다. 사회적 책임감, 누군가에 대한 미안함, 정책의 허점을 발견했을 때의 감정 등도 날카로운 칼(메시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캠페인 성공과 실패에 관해 이야기 해주세요.

사실 캠페인의 성공과 실패를 나누는 기준이 모호하다고 생각합니다. 모금액으로 볼 것인지, 아름다운재단의 정체성에 맞게 공감을 끌어냈는지, 기부 액수는 적지만 사람들의 공감과 피드백을 끌어낸 정도를 볼 것인지, ‘아름다운재단스러움’이 잘 묻어나는 캠페인이었는지(재단의 정체성이 잘 부각되었는지) 등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아름다운재단스러움이 묻어나는 캠페인이었는지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기부금을 많이 모았다는 사실보다는 “아름다운재단은 다른 비영리조직과는 다른 방식으로, 다른 접근으로 캠페인을 하더라”라고 기억해주면 좋겠습니다.

Q. 아름다운재단에서 진행한 캠페인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캠페인은 무엇인가요?

노란봉투 캠페인이 아닐까 싶네요. 비영리재단에서 단시간에(2014년 2월 3일-5월 31일) 14억원이 넘는 기부금을 모았고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캠페인이고 외부에서도 재단의 역할을 잘 보여준 사례로 꼽히기도 하니까요.

노란봉투 캠페인

해고근로자의 긴급 생계·의료비 및 법률 개선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2014년 2월부터 약 4개월간 진행한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에는 총 4만 7,000여명의 시민이 참여했으며 가수 이효리씨, 우주인 이소연씨,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노엄 촘스키 교수 등 유명 인사들이 동참했다.

Q. 캠페인 동참을 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가장 최근 캠페인인 ‘열여덟 어른’에 관해 말하고 싶습니다. 사실 우리 재단에서 캠페인을 진행할 때 당사자들을 직접 인터뷰하거나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아까도 말했듯 저희는 동정의 감정을 끌어내는 방식을 취하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열여덟 어른 캠페인은 당사자들이 직접 나와 현실을 알렸기 때문에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 캠페인 기획을 할 때 저희가 보호종료청소년 당사자들을 설득한 것이 아니라 이분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주었습니다. 이분들은 김군자 할머니에게 받은 장학금에 대한 책임감 등 사회에서 받은 지원에 대한 책임감이 있었고 자신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사회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임해 주었습니다. 이런 마음이 담기도록 캠페인 기획을 조심스럽게 진행해 나갔지만, 결과가 어떨지 몰라 두렵기도 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사람들이 공감을 많이 해주었습니다. 이 청년들의 진심이 사람들에게 잘 전달된 것 같아서 저희에게 의미가 큰 캠페인입니다.

[열여덟 어른]

Q. 지금 기획 중인 캠페인이 있다면 귀띔해 주세요.

열여덟 어른 캠페인이 또 어떤 모습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또한, 올해는 재단 20주년이라서 어떤 캠페인으로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을지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의 캠페인 탄생 과정과 숨은 이야기들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현재 여러분이 기부하고 있는, 혹은 관심 있는 이슈의 캠페인이 달리 보이시나요? 다음 편도 기대해 주세요.

글 | 강아름, 장영진 (연세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