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3~4일 NPO공동회의 등이 주최한 ‘2015 국제기부문화 심포지엄’에 참가하였습니다. 그 중 마드리드에 사무실을 두고 전세계 비영리기관의 모금을 컨설팅하는 전문기업인 Daryl Upsall Consulting Group을 이끌고 있는 대릴 업설(Daryl Upsall>의 모금의 최신 동향에 대한 기조강연을 간단히 소개하고, 한국에서의 적용가능성에 대해서 고민해보려고 합니다.

최근 모금현장의 새로운 흐름 

1. 온라인 기부포털로 인한 기부문화 성장
2. 기부자 중심 문화 : 기부자 선택, 경험, 기부자 관리가 주요 화두가 됨
3. 통합적 모금방식 : 기존의 모금, 소통, 의견개진활동이 모금활동과 통합적으로 진행됨
4. 기존의 물품, 카드 판매형 모금의 종말
5. 온라인을 통한 기부가 폭풍성장을 거쳐 안정세로 접어듬
6. 마이크로크레딧, Kiva와 같은 소규모 프로젝트 모금, 크라우드 펀딩의 성장
7. F to F, 전화, 디지털, 직접반응 TV가 모금전략의 중요한 구성요소가 됨
8. 서구 선진국 뿐 아니라 콜롬비아, 케냐까지 전세계의 나라에서 모금이 이루어짐(인도의 단체가 미국에 지부를 설립해서 모금함)
9. 개인 모금가의 약진 : 굳이 단체가 아니라도 모금/캠페인을 주도하여 성공하는 사례 많아짐(아이스버킷 챌린지)
10. 유투브 및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실제 휴먼스토리 전달이 쉬워짐
11. 초고액 기부자들이 고액자산가들의 기부를 자극함
12. 국제 NGO와 UN기관 모금이 세계적으로 확장됨 

대면모금

오늘날 세계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모금방식이라고 합니다. 대면모금은 우리가 많이 보아 온 거리에서의 모금이 대표적일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큰 행사장에 나가거나, 자체적으로 개최하는 모금행사, 혹은 기업이나 다른 기관이 여는 큰 행사에 끼어들어가는 등 다양한 방식이 있습니다. 사실 ‘모든’ 장소에서 가능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기존에 생각하는 장소 이외에 대형마트의 특가판매 부스에 들어간다던지, 단순 부스가 아니라 공익사업 현장을 잘 보여줄 수 있는 백월 설치 등 대면모금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들도 소개되었습니다. 

특히 기부행위 이외에 현장의 문제를 좀 더 잘 느낄 수 있게 하는 설치나 장치, 그리고 기부자가 기부행위 이외에 메시지 남기기 등의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의 중요성도 소개되었습니다. 요즘처럼 온오프라인으로 너무 많은 정보와 뉴스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인상을 남기고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체험적 경험’을 주는 것이라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영국의 암연구소의 거리모금가가 연구원 가운을 입고 모금은 한다던지, 빈곤국 아이들의 영양상태를 보여주기 위해 일반 3개월 몸무게 아기인형과 아프리카 지역 3개월 된 훨씬 적은 무게의 아기 인형을 주어 안아보게 하는 것, 그리고 아프리카 10살 소녀가 매일 날라야 하는 식수통을 들어보게 하는 체험도 소개되었습니다. 연사는 ‘우리가 하는 현장의 일을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시리아 지역의 참상을 가상현실로 볼 수 있도록 제작된 ‘프로젝트 시리아’는 시리아의 참상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예전에는 만화경 같은 단순한 사진도구가 사용되었다면, 요즘은 아주 발달된 가상현실 체험도구들이 제공됩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도 시리아 난민캠프를 체험해볼 수 있도록 실제 천막과 현장 가상현실체험기기를 제공하였습니다.

프로젝트 시리아 관련 기사  <보러가기 클릭> 

옛날 버전의 가상현실 체험기기(?)

이미지출처 : http://www.online-instagram.com/media/1066566203450820237_1339952016

 

가상현실은 꼭 3D체험기만으로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유니세프는 시리아 난민 아이들이 직접 찍은 난민캠프 사진 전시로도 현장을 보여줍니다.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고 그것으로 가상현실 체험을 할 수 있게 하는 장치도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미지출처 http://www.androidpolice.com/2015/02/13/google-mattel-partner-bring-back-view-master-vr-headset/


SMS 문자메시지 모금

매년 마지막 날 베를린은 유럽에서 가장 성대한 제야행사를 진행합니다. 브레든버그 다리를 중심으로 불꽃놀이가 진행되고 수많은 인파가 모여들어 새해의 시작을 축하합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장소에서는 관련 정보를 안내하고 행사를 보여주기 위한 전광판이 설치되는데, 그 전광판에 문자모금 안내 메시지를 삽입함으로써 13만건의 문자기부로 38만달러(4억 3천만원)이 모금되었다고 합니다. 단 하룻밤에 말이지요.  

이미지 출처 http://listovative.com/top-10-best-places-to-celebrate-new-year/

 

거리모금을 할 때, 기부신청서를 쓰게 하거나 연락처를 받아서 따로 신청을 받기가 번거롭습니다. 이럴 때, 현장에서 문자기부를 하게 하는 결합방법도 소개되었습니다. 이 때는 일회성 문자기부가 아니라 월정기 휴대폰기부를 현장에서 신청하게 하되, ‘원하는 달에는 정기기부를 쉬게 할 수 있다’는 공지를 함께 준다고 합니다. 

 휴대폰 정기기부를 현장에서 바로 신청하게 하는 시스템은 좀 더 확인이 필요할 것 같은데, 특정번호로 문자를 보내면서 기부를 하는 방법은 한국에서도 이미 사용하는 기관들이 많습니다. 시스템은 ARS와 비슷한데, #1004와 같이 특정번호로 문자를 보내면 정보이용료의 형식으로 기부금이 결재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보낸 문자내용을 기관 홈페이지에서 바로 확인도 가능합니다.

 기부문화연구소 블로그에서도 이미 2012년에 문자모금으로 기부를 시작하게 하여 더 적극적인 기부로 연결해간 해외의 성공적인 모금사례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 문자기부의 가장 큰 강점은 현장에서 가장 편하게 참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케이블 방송사의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라는 프로그램에서 지지하는 아티스트에게 투표를 하면서 발생하는 정보이용료가 시즌3을 기준으로 1억 6천만원이었고, 그것을 공부방 아동들을 위해 기부했다고 합니다. 최근 저 스스로도 여성재단에 #0038로 기부를 해보았는데, 문자전송을 하고 나니 그냥 끝났습니다. 매우 쉽고 편하다고 느껴졌습니다.  

관련 글 <‘어떤 모금방식이 가장 효과적일까?’> 보러가기 

 

자료집에 소개된 해외 플랜 지사의 모금방식을 보면 문자기부가 단순히 기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계의 시작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 81400번호로 hello라는 문자를 보내면 1파운드가 기부됩니다. (여기에서는 다섯자리 번호로 문자기부를 하되 특정 키워드로 기부의사를 보냅니다. 미국의 문자기부 시스템을 보니 특정 키워드를 보내면 ‘yes라고 답변을 보내면 10달라가 기부됩니다.’라는 식의 중간확인 단계도 있습니다. 나라별로 단계가 다릅니다.)
2. 금요일에 저소득 지역 아이를 만나게 됩니다. 
3. 주말동안 현장으로부터 문자와 전화통화를 받으며 아이의 삶에 대해 알 수 있게 됩니다.
4. 결연 기부가 하는 일에 대해 잘 알 수 있게 됩니다.  

이 서비스를 직접 사용해보지 않았지만, 1파운드 기부자에게 아이와의 전화통화를 연결시키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아마 결연사업에 대한 소개를 문자나 통화로 직접 전달하는 ‘기부권유’ 과정인 듯 합니다. 이는 1파운드 기부자에게 주는 서비스처럼 보이면서 동시에 정기기부요청 컨텐츠의 전달이기도 합니다.

 스페인에서 유니세프는 모든 스포츠 경기와 관련하여 문자기부를 노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관련 셀러브리티가 토크쇼에 출연하는 동안 문자기부를 요청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토크쇼 한번에 14만개의 문자를 받아 16만 8천 유로를 모금하기도 하였습니다. 유니세프는 이렇게 진입한 기부자에게 전화를 걸어 정기기부자로 전환시킨다고 합니다. 전환율은 5-7%로 높지 않아 보이지만, 그를 통한 기부금 수입은 만만치 않습니다. 

통합

연사도 강조하였던 것이 새로운 기술이나 새로운 방법 자체도 중요하지만, 각종 채널들을 통합적으로 활용하여 모금을 효율화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거리모금에서 문자모금을 활용하고, 이후에 바로 전화를 통한 피드백과 증액요청을 하는 것. 그리고 일정기간 후에 이메일로 사업의 결과를 소통하고 페이스북친구를 맺는 식의 경로입니다. 

 또한 채널의 통합은 모금사업만으로 한정되지 않습니다. 기부문화총서 ‘브랜드레이징’에도 소개되어 있듯이 어드보커시 활동에 참여했던 사람에게 가벼운 모금을 요청하거나 기부자에게 페이스북을 통한 공유로 홍보대사가 되어달라고 요청하는 등 다각적 참여채널을 제공하는 것도 기부자와의 관계증진에 도움이 됩니다. 연사는 한국의 모금단체들이 이런 채널들을 유기적이고 통합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이러한 전략적 구사의 중요성도 강조하였습니다.

 온라인 기부는 한국이 선진국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쩌면 단순하고 간편한 기부방법이나 기부자가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를 늘려갈 수 있는 방안을 개발하고 제공하는 데에 더 뛰어난 사례들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