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으로 돌아가 볼까요. 기부는 많은 돈과 시간,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였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1% 나눔”을 외치며 우리 사회에 등장했습니다. ‘1%’는 우리가 나눌 수 있는 가장 작은 것을 의미합니다. 대상에 따라 급여의 1%, 생활비의 1%, 용돈의 1%, 커피값의 1%…등 무수히 많은 나눔이 확산할 수 있습니다. 시민의 작은 실천들이 나눔의 일상화를 만들고 세상의 작은 변화를 촉진하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에게 기부자는 꽃보다 소중한 존재입니다. 오늘은 기부자님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고 있는 기부자소통팀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기부자소통팀의 두은정 간사님을 만났습니다.


Q. 기부자소통팀을 소개해 주세요!

기부자들과 소통하는 담당자는 재단 초기부터 있었지만, 안정적인 기부자 서비스를 위해 2015년 별도의 ‘기부자소통팀‘을 구성했습니다. 기부자들의 참여와 나눔으로 만들어진 변화를 알리고, 나눔을 통해 보람과 의미를 느끼실 수 있도록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부자를 위한 특화된 서비스기획 및 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Q. 간사님 소개도 부탁드려요.

저는 2002년 12월 온라인사업팀의 웹 담당자로 아름다운재단에 발을 디뎠습니다. 이후 아름다운재단의 브랜드 관리와 홍보를 담당하다가 2018년부터 기부자소통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Q. 기부자를 위한 서비스가 궁금합니다.

기부자들의 요청에 맞는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고, 계획하고 노력 중입니다. 파일럿으로 진행된 것들도 있고요. 예를 들어 아름다운재단은 8개의 영역(교육, 환경, 건강, 주거, 노동, 안전, 문화, 사회) 기금이 있습니다. 기부자는 이 가운데 원하는 영역을 정해 지원을 할 수 있습니다. 기부자분들은 자신의 기부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궁금할 수 있겠죠. 이런 궁금증을 해결해 드리고자 2017년 2개 영역에 관한 보고서를 시범 제작했고, 지난해에는 8개 영역에 관한 보고서를 모두 만들어 공개했습니다. 보고서에는 각 영역 사업의 진행 상황, 배분, 기타활동 등을 담았습니다. 각 영역별로 어떤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를 문자나 이메일로 ‘중간 알림’도 합니다. 기부 연차별 감사 서비스, 온라인 나눔생일 축하 등도 하고 있습니다.

영역보고서가 궁금하다면 클릭하세요

Q. 기부 연차별 서비스는 무엇인가요?

첫 기부자 및 기부를 지속해주신 기부자들을 대상으로 연차별 맞춤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첫 기부자에게는 ‘기부자 헌장’과 기부자에게 필요한 정보가 담긴 카드를 전합니다. 1년 이상 기부를 해주시는 기부자에게는 나눔생일(기부를 시작한 날을 기념)에 축하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10년 이상 장기 기부자들에게는 카드를 보내기 전 감사 전화를 먼저 드립니다. 지난해에는 10년 기부자 및 15년 기부자에게 전화를 드려 긴 시간 동안 기부를 유지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직접 전하고 그분들께 제언도 들었습니다. 감사장도 우편으로 보내고 있으며, 마음만 받길 원하는 분께는 감사장은 생략하고 있습니다.

첫 기부자 감사카드 예시 (기억할게 우토로 캠페인 신규 기부자의 경우)

                                          첫 기부자 감사카드 예시 (기억할게 우토로 캠페인 신규 기부자의 경우)

Q. 기부자들이 재단과 함께 하는 참여 프로그램이 있나요?

정규행사로는 신규 기부자를 대상으로 하는 ‘처음자리마음자리’가 있습니다. 재단이 하는 일에 대해 기부자들에게 설명을 해주는 일종의 오티(OT) 같은 행사입니다. 또한, 아름다운재단과 함께 성장하는 기부자를 위한 강연 ‘기부자 아카데미’ 등을 연 3회 이상 진행 중입니다. 청소년 기부자 행사, 가족기부자 행사, 지원사업 현장 참여 프로그램, 문화나눔 등도 진행했습니다.

[처음자리마음자리]의 후기를 보고 싶다면 클릭하세요

문화나눔 행사 예시

문화나눔 행사 예시_영화 <생일> 함께 보기 포스터

Q. 기부자들의 요구사항이 다양할 것 같아요. 어떤 게 있나요?

공통적으로는 “내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궁금하고, 투명하게 쓰이길 원한다”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기부자소통팀이 중간알림 서비스를 고민하는 것도, 기부자들에게 기금의 투명성을 보여주기 위한 방법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재정 관련 보고서의 경우 그 내용은 물론, 해당 정보들을 제작해 전달드리는 것만으로도 투명성을 높이는 활동으로 생각하는 기부자들이 많이 계십니다. 상대적으로 재단 설립 초부터 기부한 분들은 약간 다른 점이 있습니다. 2000년 초반에는 아름다운재단의 ‘1% 나눔’ 브랜드를 보고 기부한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특정 캠페인이나 사업보다는 재단 자체를 보고 믿고 기부를 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냥 믿는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은 편입니다.

Q. 어떤 채널을 통해 기부가 많이 들어오나요?

재단 설립 초반에는 대중매체와 협업을 많이 했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의 ‘1%나눔’이란 브랜드가 워낙 새로웠기 때문에 미디어에 노출이 많이 되었고 대중에게 각인될 기회도 많았습니다. 이후 많은 비영리조직에서도 저희와 비슷한 기획을 많이 하게 되었죠. 현재 우리 재단은 문제해결을 위한 모금캠페인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캠페인에 따라 어떤 채널을 주력 매체로 활용할 것인지 달라지고, 그에 따라 기부 유입 정도도 달라집니다. 대중 홍보 매체는 과거에는 뉴스나 주간지 등이었는데 현재는 팟캐스트, 유튜브 및 온라인 광고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Q. 아름다운재단의 평균 기부 연차는 얼마나 될까요?

최근 정기기부자 자료를 분석해 보니 2003~2005년에 기부를 시작한 기부자들이 가장 많이 남아 계셨습니다. 또한, 전체 기부자의 50% 이상이 10년 넘게 기부를 하고 계셨고요. 기부자분들이 재단의 든든한 지지자임을 알 수 있습니다.

Q. 가장 오래 후원한 분들에 대해 이야기 해주세요.

2019년은 아름다운재단 설립 19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그래서 19년차 기부자 기록사업을 하기 위해 외부 예술가들과 기부자님들을 찾아뵀습니다. 총 18분 중 7분을 만나 기부 사연, 나눔의 의미 등을 들으면서 그것을 기록했고, 기부자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기도 했습니다. 기부자님들의 일상과 일하는 순간을 담은 영상도 있고요. 이를 바탕으로 함께 갔던 예술가들이 낭독극 시나리오를 쓰고 그림도 그렸습니다. 올해 20주년 창립에 맞춰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인데요. 이 예술작품들은 그때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부자님들의 생각과 기부에 대한 의미가 잘 전달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Q. 특별히 기억에 남는 기부자분들에 대해 이야기 해주세요.

재단 초창기 기부자분들 중에 한윤학 기부자님이 계신데요. 이분은 장애연금을 기부하시는 분으로 댁에서 아름다운재단까지 대중교통으로 2시간이 넘게 걸리지만, 매달 정부 보조금이 나오면 그중 일부를 봉투에 담아 18년간 휠체어를 타고 와서 기부금을 전달해 주셨습니다. 지금은 몸이 예전보다 더 편찮아 지셔서 재단에 못 오시는데요, 우리 재단 간사들이 정말 ‘애정’하는 분입니다.

문인근 기부자님은 올해로 재단기부 20년차가 됩니다. 재단 설립 초 운영 수익의 1%를 재단에 기부하는 ‘나눔의 가게’ 기부자(당시 치킨집을 운영하셨어요)로 인연이 시작되었는데요, 일을 그만두신 지 10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기부를 하고 계십니다. 저희 재단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단체에도 기부를 하고 계시고요. 기부를 하는 중간에 어려운 일도 겪으셨지만, 기부를 중단하지 않으셨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아름다운재단에는 기부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면서요.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해주세요.

기부자분들의 기부 사연을 들으면 기부금을 정말 허투루 쓰면 안 되겠다, 허투루 일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부자분들의 나눔 한마디를 읽으면서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고 있습니다. 기부자와의 소통 창구를 늘리기 위해 많이 고민하겠습니다.

기부자소통팀 두은정 간사님과의 대화는 말 그대로 ‘기부자의, 기부자에 의한, 기부자를 위한’ 이야기로 시작해 그것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궁금증이 많이 해결되셨나요? 또 다른 질문과 답을 들고 찾아뵙겠습니다.

글 | 강아름, 정현탁 (연세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