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연구교육팀에서는 올해 기빙코리아와 더불어 유산기부와 관련된 기획연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연구과제 도출을 위해 그 동안 나온 연구물을 가지고 재단 간사들이 함께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어떤 이들이 유산기부에 뜻이 있는지, 기탁처 실무자는 유산기부자를 위해 어떤 분야에 역량을 쌓아야 하는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유산기부는 누가 하는가?

유산기부와 관련된 연구를 살펴보니  ‘어떤 사람들이 유산기부 의향이 있는가?’ 가 주를 이룹니다. 

미국의 경우 전체 기부금의 8%가량이 유산기부일 만큼 규모가 큰데요, 아직 우리나라는 유산기부의 규모조차 파악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유산기부를 한 사람들의 모수를 찾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이 유산기부를 하는가?’가 아니라 ‘유산기부 의향이 있는가’라는 연구를 하게 되는 것이지요.

강철희, 이종은, 배미경 님이 공동연구한 <우리나라 시민의 유산기부의향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고학력일수록, 종교가 기독교일수록, 유년시절에 나눔을 목격하거나 훈련받은 경험이 다양할수록, 그리고 기부에 대한 사용범위가 개방적일수록 유산기부 의향정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개인이 속한 지역사회의 개선을 위해 기부하는 사람에 비해서 국제사회문제에 기부하는 사람의 기부개방성이 높다고 상정할수 있습니다.

 

기부 의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해서는 연구마다 결과가 조금씩 다르게 나오기도 합니다. 어떤 연구에서는 고소득자일경우 의향이 높게 나오는데 다른 연구에서는 그렇지 않은 결과가 있기도 합니다. 어쨌든 이와같은 연구결과를 통해 비영리기관이나 재단이  유산기부를 요청할때 어떤 타겟에 집중해야 하는지 전략을 도출하는데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것입니다.

 

유산기부 지원을 위한 실무

유산기부를 실제 받아본 모금가의 경험에 따르면, 유산기부를 하는 평균연령은 70대이며 사망하기 약 10년전에 유산기부 의향을 밝힌다고 합니다. 유산기부를 위한 상담기간은 적게는 2~3개월 많게는 5~6개월이 소요되며, 담당자 한명당 7~8명, 아주 숙련된 모금가라면 최대 15명 정도까지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답니다. 

유산기부를 받고, 관리하는 일이 쉬운일이 아니기 때문에 한 번에 큰 기부금을 받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큰코다치게 됩니다. 관리기간이 예측이 불가능하고, 이에 따른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잘못하다가는 기부금보다 운영비가 더 들수도 있습니다.  

유산기부 지원을 위한 실무 역량으로는 유언장이나 법적인 요소 파악, 자산관리 전문성, 위험관리를 들 수 있습니다. 

 

유산기부 동기는 본인의 모티베이션(선한의지, 사회기여 등)이 가장 많지만 가족 간의 갈등 때문에 결정하는 경우도 적지 않답니다. 예를 들면 내 자식이지만 절대 유산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 이런 경우가 있겠지요. 그 외의 동기로는 세금절감이 있습니다.

실무자 입장에서 유산기부자를 응대하고 관리하는데는 상당한 시간, 노력이 필요합니다. 대학에 기부를 하시는 분들은 주로 명예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병원에 하시는 경우에는 노후에 대한 보살핌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모금담당자는 간병인의 역할을 오랫동안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기고 유산기부가 확정되어 실행되기 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약정액의 최소기준을 내부적으로 20억이상 또는 100억 이상 이렇게 설정하기도 합니다. 실예로, 상가를 하나 기부받기로 했는데 지분이 10여명에게 나눠져 있는데다 형제끼리 분쟁이 있었답니다. 담당자가 지방으로 출장을 다니며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 2년이나 걸렸는데, 실 기부금은 2천만원 정도에 그친 경우도 있었다 합니다.

유산기부는 유언장을 통해서도 가능하지만 법정 상속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유증(유산 남기기)을 하게되면 . 유산기부를 한 후 몰랐던 가족이 나타나 본인의 ‘유류분'(일정한 상속인을 위해 법률상 유보된 상속재산의 일정부분) 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유산기부를 권할 때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것이 좋을까라는 고민으로 논의를 마쳤습니다.

아무리 충성도 높은 기부자라 하더라도 쉽게 ‘유산기부 하시죠’라고 말을 꺼낼수는 없습니다. 속으로 예끼! 라고 할수도 있기 때문에 말이죠. 이와 마찬가지로 유언장 쓰기와  같은 프로그램도 기부예정자 입장에서는 썩 달가운 용어는 아닙니다. 오히려 ‘유산’에만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나머지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삶’에 대해 것이라던가, 이분들이 즐겁게 받아들일만한 프로그램 안에 녹여내는 것이 바람직한 접근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참고자료>

강철희, 이종은, 배민경.2009. “우리나라 시민의유산기부의향에 관한 연구”
이주연.2013. “노인의 유산기부 의향에 관한 연구”
이은화.2010. “민간사회복지자원 활용을 위한 유산기부 활성화 방안”
이준우, 이현아.2010. “유산기부자의 기부결정과정에 관한 질적 연구”
보건복지부.2013. 나눔문화 선진화를 위한 공청회 자료
Melissa S.Brown, John J.Havens, Patric M.Rooney.2005. “Estimating charitable giving by bequest for Giving USA”Dr Wendy Scaife.2012. “Individuals in a mass markt environment: Australian bequest donors seek better communication from chari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