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부쩍 높아졌습니다. 소위 사회변화를 추구하는 사람으로서 궁금해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기존의 비영리단체 활동과는 다른 것 같아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지난 6월17일 아름다운재단에서 카톨릭대학교의 라준영 교수님을 모시고 사회혁신의 새로운 방식으로서의 사회적 기업에 대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일목요연하게 사회적 기업의 개념, 접근방식, 한국 사회적 기업의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사항까지 잘 정리하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많은 내용이 있었는데, 제가 이해한 정도로만 전달하게 될 것 같네요.

 

1. 사회적 기업이란 무엇인가?

한국에서는 사회적기업육성법에 의한 정의가 있는데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조직은 사회적 기업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고 합니다.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여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생산, 판매 등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

주주나 소유자를 위한 이윤극대화를 추구하기 보다는 우선적으로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이를 위해 이윤을 사업 또는 지역 공동체에 다시 투자하는 기업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처럼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이 강조되는 정의입니다. ‘노동부’에서 관련업무를 담당하고 있지요.

 

라준영 교수님과 학계의 정의는 좀 더 광범위합니다.

 

사회혁신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조직

풀어서 말하자면 사회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시장기반전략을 이용하는

사회적 사명 중심의 조직이라고 합니다.

 

2. 사회혁신이란?

 

사회적기업은 사회혁신, 즉 소셜이노베이션을 추구합니다. 

– 사회혁신이란? : 사회문제해결. 충족되지 못한 사회문제 해결

– 혁신의 방식 : 기존의 기술과 역량을 목적을 바꾸어 재조합하거나 저렴한 서비스, 품질의 기본이 확보되는 서비스 제공

– 접근방식 : Scaling and Replication

여기서의 사회혁신이 기존의 전통적인 사회개혁과 접근방식이 다릅니다.

쉽게 말하면 작은 것에서 시작한다는 것인데, 모범사례를 만든 다음에 복제해서 전국화하는 접근법입니다. 기존의 사회개혁은 정책의 변화를 통해 현장변화를 추구하는 방식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접근법의 장점은 지속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예산이 줄고 정책이 약해져도 지속가능함. 처음부터 전국적 사업예산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정책변화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런 접근방식에 따라 사회적 기업은 규모를 키우는데 관심이 많습니다. 전통적 비영리섹터가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기도 합니다.

 

3. 사회적 기업 사례

티치포아메리카 http://www.teachforamerica.org/

참고 블로깅 http://dajung0106.blog.me/120174353161

 

 

티치포아메리카는 비영리단체이나 전형적인 사회적기업의 방식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설립자인 웬디콕은 미국의 교육 불평등에 주목했습니다. 교육 불평등에는 부모요인과 학교/교사 요인이 있는데, 미국 저소득지역 부모들은 교육에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아 학교/교사를 통해 접근하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부유층 지역학교에 좋은 교사, 빈곤층 지역학교에 나이 많고 잘 훈련되지 못한 교사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류대 출신의 교사를 뽑아 빈곤지역 학교에 보내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2년간 의무재직으로 그 월급은 초등학교에서 지불합니다. 좋은 교사를 구하기 어려운 교장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제안입니다. 일류대를 나온 젊은 선생님을 겪으면서 아이들도 좋은 롤모델을 볼 수 있게 되어 학교에서 환영받게 됩니다. 

그렇다면 교사가 여기에 모여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처음에는 취지에 공감하는 젊은이들이 왔습니다. 그러나 규모가 커지면서 교사 경쟁률이 10:1까지 된 것은 동문네트워크 등의 이득을 보고 오는 사람들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대학원 입학 시 인센티브가 주어지기도 하고 티치포아메리카에 참여한 헌신적 젊은이들이 교육분야 정책의 수장이나 전문가로 많이 진출하였기 때문에 훌륭한 인적 네트워크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2007년 미국 대학생이 들어가고 싶은 직장 10위 안에 꼽히기도 했습니다.

티치포아메이카가 전통적 비영리와 달리 사회적 기업방식으로 일한다고 보는 이유는 규모와 관련된 부분입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창업자 웬디콕은 첫 해 파견교사의 규모를 500명으로 잡았습니다. 그 정도는 되어야 여러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500명은 수익성 기준이 아니라 미국 내에서 영향력을 만들 수 있는 최소규모이고, 이 규모를 바탕으로 후원사 설득 및 사업 인지도를 만들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아마 전통적 비영리라면 교사수급방식에 대한 정책을 바꾸는 것을 선호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사회적 기업가가 교사 수요가 있는 저소득지역 학교 교장들에게 좋은 교사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해결했습니다. 정책변화도 외부 지원금도 없이 확산 가능한 모델입니다.(본부 운영을 위한 비용만 외부 기부를 받습니다.) 이는 미국 사회적 기업의 모범적 사례로 많이 소개됩니다. 단, 교사수급이 평등한 구조인 한국에서는 작동하지 않는 모델이겠지요.

마지막으로 조직 운영 자체에서도 기업적인 합리성을 이루었습니다. 처음 5,6년은 설립자가 헌신적으로 과로하는(?) 방식이었으나 일정 규모 이상이 되었을 때 비영리출신의 리더가 감당 못하는 상태, 즉 파운더스딜레마에 부딪쳤을 때, 민간에서 전문경영인 유입했습니다. 역할분담을 통해 설립자는 앞에서 이해관계자 담당 실제 매니지먼트는 전문경영인이 하고 있습니다.(두 사람이 결혼했다고 하네요^^)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