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춘 소장(가치혼합경영연구소)이 지은 아름다운재단의 열세 번째 [나눔북스(기부문화총서의 새 이름)] ‘성공하는 모금 제안의 기술’의 출간을 맞이하여 아름다운재단에서는 2회 워크숍을 준비했습니다. 1월 29일에는 두 번째 워크숍「제안콘셉트 개발 워크숍」이 진행되었습니다. 김재춘 소장의 발표 내용을 여러분께도 공유해드립니다! 

▶ [모금제안 워크숍 ①] 「기부자중심형 제안」이란 무엇인가 

나눔북스 제13권 “성공하는 모금 제안의 기술” 발간 기념
「제안콘셉트 개발 워크숍」 현장 스케치

「제안콘셉트」란 무엇인가

오늘 워크숍의 주제, 「제안콘셉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제안 콘셉트는 어렵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기부를 요청하는데 대상자가 ‘내가 왜 그 단체에, 사업에 기부해야 합니까?’라고 묻는다면 여러분은 ‘첫째, 둘째, 셋째’ 이렇게 이야기할 것입니다. 그것에 바로 제안콘셉트입니다. 그것은 사업에 관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나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또는 전혀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 자리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좀 다른 것입니다.

책에 나오는 이야기인데요. 서울에 있는 학교들에서 나오는 폐카트리지를 기증받으려는데 거기에 필요한, 아크릴로 만든 폐카트리지 수거함을 A라는 기업한테 기증받고자 했습니다. A기업(통신회사)은 주된 서비스의 대상 고객이 중고등학생입니다. 이런 경우 ‘고객군이 겹친다’고 합니다. A기업도 분명히 학교 안으로 들어가서 광고를 하고 싶었지만 학교 안에서 영리 활동을 할 수는 없겠죠. 그래서 공익캠페인을 우리 단체와 공동으로 주관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학교 안에 들어갈 수 있냐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도 교육청의 허락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교육청이 우리 캠페인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하는 것이 가장 빠르겠지만 각 학교 운영위원회를 일일이 접촉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보이스카우트, 아람단, 걸스카우트…. 그런데 마침 사무실이 있는 안국동 근처에 걸스카우트 연맹이 가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걸스카우트를 통해서 교육청의 허락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A기업에 제안한 내용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첫째, 학교 안에서 홍보활동을 할 수 있도록 우리가 함께하겠다.
  • 둘째, 우리는 걸스카우트 연맹과 함께 한다.

이것이 바로 「제안콘셉트」입니다. 제안콘셉트는 “우리가 뭐라고 말하면 상대방이 반응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입니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 중 어디에도 “우리 폐카트리지 회수 사업이 환경에 도움이 됩니다.”라는 내용은 없습니다. 이는 기업이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동기로는 매우 미미한 것입니다.

「제안콘셉트」를 찾아내는 과정은…

다음은 B 건설회사에서 밥차와 빨래차를 기부 받은 이야기입니다. 광주의 사회복지단체에서 활동하는 친구가 이런 제안을 도와달라고 부탁했어요. 처음에 친구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가능성이 없어 보였어요. 밥차, 빨래차와 건설회사는 아무런 사업적 연관성이 없었으니까요. 이 때 저는 어디에서부터 시작했을까요?

그 회사부터 조사했어요. 그 회사뿐만 아니라 8개의 계열사를 다 조사했죠. 친구와 관계가 있던 사회공헌 담당자에게 여러 가지를 물었습니다. 자료를 찾기 위해 통계포털사이트 6~7곳과 논문 6개, 그리고 인용을 위해 찾아본 자료가 모두 230개입니다. 친구는 깜짝 놀랐습니다. 전문가들이 이렇게까지 하는지 몰랐다고요. 다른 사람의 돈을 받아내는 일이 쉽지가 않으며 정말 죽기 살기로 해야 하는 일입니다. 

이 경우에도 30장의 제안서 중에 앞부분 삼분의 일까지 사업설명이 없습니다. 밥차, 빨래차에 관한 설명이 없어요. 왜일까요?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건설회사 직원들이 좋아하는 사회봉사 아이템이 혹시 밥 퍼주는 것, 빨래해 주는 것이 아닐까? 사실 직원 몇 명만 조사해도 파악할 수 있겠지만 그럴 만한 시간이 없었죠. 그래서 이 콘셉트는 포기했습니다. 다음은 아파트 판매에 사회공헌 활동이 영향을 주지 않을까? 그렇다는 통계를 찾기는 했는데 수치는 0.12퍼센트. 이 정도로는 너무 미미해서 이 콘셉트도 포기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적절한 콘셉트를 계속 찾아갔습니다.

밥차, 빨래차에 래핑 광고도 검토했습니다. 아파트 광고 중에 차량 겉면에 래핑하는 광고가 많던데, 어차피 광고비를 집행하실 거라면 우리 쪽에 밥차, 빨래차를 제공하시는 것이 광고비는 더 저렴하고 광고효과는 더 높지 않을까. 또한, 건설회사 본사가 있는 지역에 가장 기초수급권자가 많다는 것을 강조해볼까 했지만 그것도 못 썼어요. 조사해 보니 달랐거든요. 그래서 이 콘셉트도 포기했습니다. 제안 콘셉트를 만드는 것은 이렇게 무수히 많은 생각을 정리하고 검증하는 과정입니다. 그러다 결국 살아남은 콘셉트 몇 가지만 제안서에 쓰게 돼요.

그런데 사실 이 회사가 15년 전에 이 단체에 밥차를 한번 사 줬던 인연이 있었어요. 그때는 작은 회사였는데 이후에 이 회사가 갑자기 크게 성장해서 전국적인 회사가 됐어요. 그래서 이 회사에 제안한 콘셉트의 핵심은 이거였어요. 우리하고 인연이 있던 귀사가 그렇게 성장한 것이 우리 일처럼 기쁘다. 그래서 우리가 선물을 드리고 싶은데, 우리가 제일 잘 하는 게 사회공헌활동이니 괜찮은 사업을 소개해드리겠다. 우리나라 최고 전문가를 불러서 사회공헌 컨설팅을 해 드리겠다. 여기서 최고 전문가란 저예요. (웃음) 제안서의 맨 앞부분에 이런 내용이 들어가 있어요.

그리고, 기초사회복지에 건설회사가 크게 기부하는 것이 이상해 보일 수 있지만, 관공서와 일반 대중을 많이 상대해야 하는 것이 건설회사이므로 정치인과 관공서, 그리고 일반 대중이 박수 치는 사업을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밥이다. 이런 논리를 찾아냈습니다.

B건설회사에 제안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첫째, 회사의 규모에 걸맞은 사회공헌 활동을 잘 하실 수 있도록 우리가 돕겠다.
  • 둘째, 정치인, 관공서, 일반 대중으로부터 박수 받는 사업인 ‘밥’을 하셔야 한다.

제안서에 그냥 단체 소개 쓰고 밥차사업 설명 쓰고 하는 게 아니라 이 기업한테 기부를 받으려면 어떤 내용을 어떻게 설득해야 하나 그 내용을 써야합니다.

먼저 이야기를 들어라

전에 일하던 단체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사업을 위한 모금 행사에 유명 지휘자인 C 선생님이 연주회를 해주시기로 하셨다가 마음을 바꾸셨어요. 이 분이 다시 마음을 바꾸도록 설득해야 하는데, 제가 다른 일 때문에 직접 하지 못하고 다른 담당자에게 맡기게 됐어요. 이 담당자에게 ‘제안에 어떤 내용을 담으면 이 분이 마음을 바꾸실 것 같은지’를 물었어요. 담당자는 이러저러한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죠. “왜 그걸 당신이 먼저 얘기해? 먼저 가서 듣고 와!”라고요.

C 선생님을 직접 뵙지는 못하고 그 분의 동생분과 아내분을 만나서 C 선생님이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신지를 들었어요. 이 분이 아동이나 음악 관련 사업에 관심이 있으셨는데,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는 지속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우리가 모금하고자 하는 돈을 아이들에게 지원하는 데에 쓰면 천 명을 지원할 수 있지만, 가게를 설립하게 되면 비록 1년 동안은 수십 명의 아이를 지원할 수 있을 뿐이나 10년, 20년 뒤에는 천 명보다 훨씬 더 많은 아이를 도울 수 있다. 이 사업은 지속가능한 지원을 약속한다는 점을 강조했어요. 그래서 C 선생님이 다시 마음을 바꿔서 연주회를 해 주셨습니다.

제안콘셉트 만들어 보기

그럼 워크숍을 해 보겠습니다. 여러분들에게 제안콘셉트를 잡아 보라고 하면 힘들어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여기서 우리는 영리 기업의 영업사원이 되어 보겠습니다. 350만원 하는 최고 사양의 노트북을 팔아 보세요.

한 팀은 판매자가, 다른 한 팀은 고객이 되어 보겠습니다. 창과 방패처럼 말입니다. 판매자 팀은 어떻게든 팔려고, 고객 팀은 어떻게든 안 사려고 해 보세요. 제안대상자는 68세의 여성으로 중산층이며, 혼자 살고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고가의 최신 노트북을 안 쓸 거 같은 사람이라는 거죠.

고객 팀에서는 경제력은 있지만 안 살 것 같은 사람을 설정해 보세요. 그 사람이 어떤 특성과 성향을 가졌을지 정리해보세요. 기부하는 사람일지, 한다면 어디에 할지도 생각해 보시고요. 판매자 팀은 고객 팀에서 가상의 인물을 구상하고 있을 때 질문지를 만듭니다. 고객이 어떤 사람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질문지. 고객 팀에게 질문할 시간을 5분 정도 드릴 건데, 이 때 어떤 질문을 해서 고객을 파악할지 전략을 짜고 이것을 질문지로 만들면 됩니다. 준비가 다 되셨으면 판매자 팀은 고객 팀에게 질문하시기 바랍니다. 고객 특성을 알아내고 정보를 얻으시기 바랍니다.

이제 각자 자리로 돌아가서 판매자 팀은 제안 콘셉트를 만들어 보세요. 이렇게 이야기하면 고객이 사실 것 같다 하는 것 5가지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콘셉트의 우선순위를 정해 보시기 바랍니다. 판매자 팀은 고객 팀에게 제안해 보세요. 고객 팀은 제안을 듣고 구매할지 여부를 결정하시고요. 구매하든 하지 않든 고객 팀에서는 이 부분을 생각해 보세요. 이렇게 얘기했더라면 우리가 샀을 텐데. 판매자 팀에서도 성공 요인과 실패 요인을 분석해서 써 볼 거예요.

 구매한 이유  구매하지 않은 이유
  • 36개월 또는 60개월 무이자 할부
  • 1년 또는 3년 후 최신형으로 업그레이드 또는 교환
  • 1대 사면 1대를 독거노인에게 기부. 1대1 소통도 가능. 쓰던 컴퓨터도 기부 가능.
  • 해킹으로 3,500만원의 피해를 입은 경험 : 보안문제 철저히 보장
  • 판매사원의 진실한 태도
  • 취미생활이 뜨개질인데 유튜브라는 새로운 세계를 소개한 것이 부담되고 불편했음.
  • 가격이 부담되었음. 가격에 관한 설득력이 부족하였음.
  • 무연고 70대 여성이 유튜브를 보면 더 고립될 수도 있음. (새 친구를 사귈 수 있는 도구로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면 샀을 것)
  • 평생교육원 친구들과 친목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는데, 낯선 사람(의사)가 찾아와서 건강관리를 해 준다고 하니 불편했음.
  • 나와 비슷한 사람들도 사용하고 있는지 물으니, 실험 단계라 확신할 수 없다고 대답함.
  • 할머니라고 불렀음.
  • 가족들이 이민 가서 혼자 외롭다고 했으나, 이 부분을 전혀 언급하지 않음. (이민 간 가족(손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도구로 제안했다면 샀을 것)

기부 저항을 낮춰라

제가 다른 워크숍에서 본 팀 중에 이런 판매자 팀이 있었습니다. 대뜸 ‘할머니, 손자 아무개 친구입니다.’ 이렇게 시작했어요. ‘그런데 저도 그렇지만, 이 친구 녀석도 고사양의 게임을 되게 좋아하는데, 지난번에 만났는데 할머니 집에 가는 건 좋은데 게임을 못해서 아쉽다.’고 했습니다. 콘셉트란 이런 거예요.

오늘 이야기한 판매자 팀 중에 두 팀은 가격 저항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어요. 350만원이라는 굉장한 가격 저항이 있었는데요. 이걸 깨부수기 위한 전략으로 할인이 아니라 할부, 그리고 나중에 되사주는 보상판매를 제시해서 가격저항을 낮췄어요.

또 다른 저항으로는 가족들의 책망 같은 것도 있을 수 있고, 브랜드파워가 약하다는 것도, 이런 여러 저항들이 있을 수 있는데 여기에 대해 준비하는 것도 제안콘셉트 중 하나입니다. 제품 자체와 직접 관련된 이야기보다는 기부자와 관련한 어떤 부분, 그 개인과 관계된 부분을 파고 들려고 하는 것. 그게 바로 제안콘셉트입니다.

또 다른 워크숍에서 있었던 일인데요. 350만원 하는 노트북의 스펙을 막 이야기하던 사람이 있었어요. 그 사람은 제안콘셉트에 관한 내용은 모르고 제품 소개만 하는 그런 사람이었던 거죠. 그래서 고객이 물었어요. ‘그게 저하고 무슨 관계가 있죠?’

그다음에, 추가적 가치라는 게 있는 거죠. 외로운 사람한테는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는 가치. 손자의 방문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손자가 관심 갖게 하는 가치. 그 다음에, 여러분들이 말했던 내용 중에 개인적 경험, 해킹을 당했던 안 좋은 경험에 대해서는, “350만원에 대한 투자로 전번처럼 3,500만원 잃는 걸 방지하실 수 있어요.”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죠.

해 봐야 안다

우리는 매일 마케팅을 당하고 삽니다. 그러니 우리에게 마케팅은 꽤 익숙한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다루고 있는 제안콘셉트도 영리기업들이 마케팅하는 방법에서 나왔다는 걸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역으로 우리가 그 마케팅을 실행해 볼 수도 있어요. 기부자를 먼저 찾아가서 대화하는 것, 그래서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고, 어떤 정보를 알아내야 기부 제안에 유리한지,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구상하는 것. 그것을 가르쳐 드리고 싶었습니다.

저는 가능하다고 봐요. 이렇게 해보면 다 알잖아요. 모르는 사람들이 없어요. 제가 모금이 쉽다고 하는 것은요. 모금전문가라고 하는 김재춘의 접근법하고 여러분들이 아는 내용하고 같아요. 다만, 지금까지 적용해 보지 않은 경험 부족 때문에 잘 못하는 것입니다. 늘 단체에서 하던 대로 하려는 관성 때문이에요. 이것만 깰 수 있다면, 가능해요. 여러분, 할 수 있어요. 늘 알고 있고 늘 마케팅을 당하고 살고 있기 때문에, 한번 해보시라고 한 겁니다. 그게 제안콘셉트입니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책 소개 자세히 보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