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와 이야기를 동시에 쌓는 방법
얼마 전 저는 난생 처음 영어로(만) 진행되는 외국 학회에 출장을 갔습니다. 그리고 나흘 동안 영어로 흠씬 두들겨맞고 돌아왔습니다. 내가 영어 실력이 부족한 것은 알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부족한지는 처음 알았습니다. 어떻게 안 들렸냐면, 듣는 것 말고 이해할 다른 방법 – 예컨대 유인물이나 슬라이드 – 이 없이는 전혀 들리지 않았습니다.
듣기 능력을 키우는 방법에 어떤 것이 있을까? 여기저기 알아보았는데요. 이 주제에 관하여는 아래 블로그 글이 가장 유명한 것 같습니다.
위 글이 제시하는 방법은, ‘일단’ 질을 따지지 말고 많이 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뭐든 그렇기 때문에 하나마나한 소리 같지만 가장 안 되는 거죠.) 그리고 듣기 연습을 할 만한 여러 사이트를 추천해 주는데요. 저는 그 중에서 가장 천천히 읽어준다는 [스팟라잇 잉글리쉬(Spotlight English)]를 선택했습니다. 아무래도 수시로 자주 들으려면 스마트폰이 좋을 것 같아서, 저는 스마트폰에 앱을 깔아서 듣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들으면 들을수록 그 내용이 남다른 것 같았습니다. 전쟁으로 얼룩진 나라에 희망의 새싹을, 소외된 이웃에게 자신감을. 의미있고, 때로는 숙연하고, 그러나 희망적인 내용이 많았습니다. 대체 이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웹사이트를 찾아보았습니다.
[스팟라잇 잉글리시]는 이에 대해, 자신들이 청취자(listner)에게 두 가지 방법으로 봉사하고 싶다고 웹사이트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 사람들이 영어능력을 개발하는 것을 돕는 것.
- 청취자들이 자신의 삶과 공동체를 개선할 수 있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첫 번째 목적에 관하여, [스팟라잇 잉글리쉬]는 “스페셜라이즈드 잉글리쉬(Specialized English)”라는 방법 – 단어 수를 최소한으로 하기, 2배로 천천히 읽기, 문장을 짧게 쓰기 – 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15분 가량 되는 매 프로그램의 첫머리에서,
Spotlight uses a special English method of broadcasting. It is easier for people to understand, no matter where in the world they live.
[스팟라잇]은 방송이라는 특별한 영어 방법을 사용합니다. 누구나 이해하기 쉽습니다. 당신이 지구별 어디에 살든지 말입니다.
라고 말합니다. 두 번째 목적에 관하여는 위키백과의 ‘Specialized English’에 관한 설명을 참고할 수 있는데요.
Specialized English operates in the civil society sector, and the developers aspire to make programmes for a variety of public service purposes, subject to resources being available.
스페셜라이즈드 잉글리쉬는 시민사회 분야에서 운영되며, 개발자들은 가용 자원의 범위 내에서 다양한 공공 서비스 목적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 합니다.
이 내용이 말하는 의도는 [스팟라잇 잉글리쉬]의 프로그램에 자주 나타나는데요. 최근에 방송된 몇몇 주제를 보면,
- 아프가니스탄의 젊은이에게 스케이트보드와 더불어 리더십을 가르치는 스케이트보드 프로그램, [스케이티스탄]
- 브라질 리우 빈민가 젊은이들의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킨 작은 스텝, 그러나 큰 변화. 새로운 춤, [파시뉴]
- 네덜란드 사람들의 전향적이고 실용적인 사고방식. 범죄에 관한 생각을 바꿔 교도소를 비우고, 그 자리에 난민을 받아들인 그들의 사회실험에 관한 이야기.
-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데에는 다양한 이야기를. 나이지리아의 소설가 [치마만다 아디치]
와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영어 듣기 능력을 기르려면 우선 영어로 듣는 시간을 쌓아야 합니다.
그리고 세상을 변화하려면 세계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쌓아야 하겠지요.
이 둘을 한 번에 하는 방법, 오늘부터 시작하는 건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