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에서 한 달간 실습을 진행하면서 모금, 배분, 홍보, 기부자소통 등 아름다운재단의 사업들을 이해하고 기부문화관련 기획연구, 기빙코리아연구, 외부강연참여와 같은 체험과 학습을 할 수 있었다. 이처럼 다양한 활동을 만들어주신 연구사업팀의 노력에 우선 감사드린다. 실습 진행이 어느덧 중반이 되어가면서 아름다운재단 주변의 고즈넉한 서촌풍경에 취할 때쯤 재단 근처에 위치하고 있는 푸르메재단,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에 기관방문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해주셨다. 재단에서의 업무를 접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인데, 외부기관까지 섭외해서 연결해주시다니… 실습기간동안 실습생들에게 많은 경험을 선물해주고 싶은 담당 간사님의 마음이 느껴졌다.

  • 1월 16일 푸르메재단 방문
  • 1월 17일 참여연대 방문
  • 1월 20일 환경운동연합 방문

세 기관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다면 아름다운재단 근처의 서촌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모두 걸어서 5분~10분 이내면 도착할 수 있었다. 푸르메재단은 장애인들을 위한 지원 및 자립까지 다양한 활동들을 전개하고 있었고, 참여연대는 정부가 하는 일들에 관심을 가지고 시민의 목소리를 내는 곳이었다. 마지막으로 환경운동연합은 환경이 오염되고 파괴되는 것에 대해 앞장서고 시민들의 권익을 지켜주고자 하는 단체였다. 기관을 방문할 때마다 사진을 남기고, 담당자의 말에 귀 기울여서 소개를 들었는데, 방문경험이 글을 통해 조금 더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한 기관씩 방문기를 풀어내보도록 하겠다.

장애인이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푸르메재단

 
푸르메재단 외부전경 / 재단 내 2층 푸르메재활센터

푸르메재단은 2005년 설립된 기관으로 초기에 황혜경 기부자님의 기금으로 ‘환자가 중심이 되는 아름다운 병원을 건립하자’라는 취지로 활동을 전개해나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2007년에 민간 최초로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푸르메 나눔치과가 개원했고, 2012년에는 푸르메 재활센터가 개원하면서 종로장애인복지관, 종로아이존과 함께 장애인을 위한 통합형 재활서비스센터가 마련되었다. 2016년에는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을 마포구 상암동에 건립하게 되었는데, 게임회사인 ‘넥슨’에서 건립비의 절반정도를 지원해주었다고 했다. 환아 중심의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재활의학, 정신건강의학과, 소아청소년과, 통합치료진료센터로 구성되어 원스톱치료가 가능하다고 한다. 또한 첨단치료방법을 도입하고 치료비가 부담이 되는 저소득층을 위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기존의 ‘환자가 중심이 되는 아름다운 병원을 건립하자는’ 취지가 어느 정도 달성되었다고 보고, 제1기 어린이재활병원을 잇는 제2기 푸르메재단 주력사업으로서 현재는 ‘푸르메 스마트팜 건립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내부직원들이 선진 농업을 경험하러 직접 네덜란드에 가서 눈으로 확인하고 비법을 전수받아 왔다고 한다. 발달장애 아동들이 학교를 졸업한 후 완전한 자립을 하지 못하고 부모님의 걱정도 커져가는 상황을 보면서 어떻게 이들을 도와줄 수 있을까를 고민한 결과, 푸르메 스마트팜을 통해 발달장애 청년들이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즐겁게 일하면서 사회 속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주는 일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부지확보 및 농장설립 등 본격적으로 실행 중이라고 하셨다.


실습생 기관방문 현장 사진 / 푸르메재단 안내물

민정기 화가님 작품 ‘오대산 비로봉’

실습생의 질문 중 ‘왜 재단 이름이 푸르메재단인가요?’라는 질문에 담당자님께서 ‘푸른 산’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하셨다. 그래서인지 재단 내 곳곳에 위의 사진과 같이 푸른 산의 작품들이 꽤 많았는데, 민정기 화가님께서 직접 작품을 그려서 선물했다고 한다. 그리고 푸르메재단의 마스코트로 귀여운 코끼리가 있었는데, 코끼리의 특징이 자신의 새끼를 잘 챙기고 든든한 이미지라서 채택하게 되었다고 했다. 여담으로 아기코끼리는 귀여운 이미지도 있다고 우스갯소리로 덧붙이셨다.


1층 행복한 베이커리 & 카페 / 1층 푸르메치과

마지막으로 1층에는 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행복한 베이커리&카페가 마련되어 있었고, 신한은행과 함께하는 푸르메치과가 있었다. 실제로 푸르메치과에서 진료 받는 장애인 아동을 보기도 했고, 이동과 진료가 편리하도록 공간을 넓게 배치했다고 설명해주기도 했다. 기관방문을 마치면서 행복한 베이커리&카페에 들러 실습생들끼리 쿠키도 구입하고, 지금 실습하는 아름다운재단과도 가까우니 다음에 커피 한잔하러 들리기로 하면서 마무리했다.

Q: 어린이재활병원의 의사 분들은 어떻게 섭외하셨나요?

A: 대부분의 의사 분들이 뜻을 같이하시는 분들입니다. 환자가 중심이 되는 병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고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많으며, 본인이 직접 소아마비를 앓았던 경험이 있는 원장님도 계십니다. 얼마나 좋은 분을 모시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곳으로 가시면 훨씬 높은 급여를 받으실 수 있지만 이 곳에서 힘써주시는 의사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스마트팜 건립 캠페인에서 전문가들의 구성과 진행은 어떻게 되고 있나요?

A: 우선 내부역량이 갖추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농촌진흥청과 관련해서 관심을 가지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으며, 내부 직원들 간의 관련 역량을 키우기 위한 스터디도 1년 이상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식견을 바탕으로 좋은 전문가분들 모시고 향후 사업을 전개해나갈 계획이며, 장애의 범주 중에서도 비교적 취약한 발달장애인들 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을 위해 노력해나갈 겁니다. 서울 강동구와 경기도 여주에 부지를 확보하고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시민의 편에 서서 감시와 참여를 이끌어내는 참여연대

참여연대는 1994년에 설립되었다. 한국사회에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권력을 감시하고 사회 개혁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과 대안을 제시하며, 편견과 이기심을 넘어 사회적 약자들과의 연대를 통해 민주주의와 인권이 바르게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고자 앞장서고 있다는 말로 소개를 시작했다. 참여연대는 퍼스트펭귄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물이 무서워 들어가지고 못하고 망설이고 있는 펭귄들 무리에서 한 펭귄이 먼저 뛰어들어 괜찮다는 것을 인지하면 나머지 펭귄들도 함께 물로 뛰어든다는 것이다. 이러한 퍼스트펭귄의 역할이 바로 참여연대가 하는 전부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했다. 권력감시, 사회경제, 평화국제, 시민교육,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정치적 독립과 재정자립의 원칙을 가지고 있는 시민단체라고 했다.


실습생 기관방문 현장 사진 / 참여연대 안내 책자 및 보고서

정치적 독립의 원칙은 특정 정치세력에 종속되지 않으며,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을 의미하며, 재정자립의 원칙은 권력감시단체로서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회원들의 회비에 의한 재정자립을 최우선의 원칙으로 함과 동시에 정부지원금은 전혀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원칙을 기준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해주셨다.

참여연대에서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사람들을 설득하는 일이 첫 번째라고 했다.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기자회견을 예로 들 수 있고 그밖에 국회의원을 만나거나, 이슈리포트 발간, 토론회 개회, 서명운동, 집회시위 등 다양한 활동들을 소개해주었다. 이러한 모든 활동을 다 진행할 수 있는 단체가 많지 않고 참여연대에서는 모든 활동들을 수행해낸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했다. 구체적인 활동들과 관련해서는 판공비(업무추진비, 특수활동비) 사용내역 공개요구, SNS 선거표현의 자유와 관련한 활동,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요구 등과 같은 정책과 관련된 활동부터 학생들의 반값등록금 촉구 활동, 대중교통 안내방송과 관련된 내용, 국립공원 이용관련 문제, 통신비요금인하운동, 극장광고시간 조정 등 생활과 밀접해 있는 활동들까지 너무도 다양한 활동들을 전개해나가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시민의 권익을 위해 힘써주는 시민단체가 존재한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든든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어 사회복지위원회의 담당자님께서 복지와 관련된 활동들에 대해 소개해주셨는데,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있는 대학원생으로서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개정하는 일을 시작으로 최근까지도 부양의무자 자격 때문에 수급자격을 얻지 못하는 경우들을 목격하고 부양의무자기준을 폐지하기 위한 활동들을 하고 있었으며,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연금 강화, 기초노령연금 인상,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사회서비스(보육, 노인복지, 복지사각지대 해소) 공공성 확보 등 사회복지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실질적인 접근들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참여연대 옥상 전경

소개가 끝나고 참여연대 건물의 옥상을 올라가볼 수 있도록 해주셨는데, 서촌은 대부분 건물들이 낮은 편이라 5층 건물의 참여연대의 옥상에서 서촌의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말로만 듣던 인왕산, 북악산, 그리고 멀리 보이는 북한산의 위치까지 알려주셨다. 다음 기관방문 예정인 환경운동연합의 위치도 확인 가능했다. 시간을 내어서 실습생인 저희를 초대해주시고 자세히 설명까지 해주신 참여연대의 친절함에 감사드린다.

Q: 사회문제의 발견은 어떻게 하나요?

A: 문제의 발견 방식은 다양합니다. 회원 분이 직접 전화를 주시기도 하고, 언론에서 기사화되는 것을 별견하기도 하고, 내부회의를 통해 발견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최근에는 선거 연령이 인하되면서 학원 다니는 청소년들의 투표율을 독려하기 위해 관련 전문가들을 불러서 현황을 파악합니다. 학생들이 투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휴원을 장려할 수 있도록 학원전문가, 학부모들, 청소년유권자단체와 함께 의사소통을 통해 이슈제기를 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지구촌 지킴이 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 내외부사진

환경운동연합은 외부에서부터 친환경적인 느낌이 물씬 났다. 내부에도 곳곳에 환경과 관련된 포스터들이 부착되어있었고, 식물들이 많고 동식물들의 이미지가 걸려있는 등 자연친화적인 느낌으로 인테리어 되어 있었다. 환경연합운동도 굉장히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전의 공해추방운동을 기점으로 환경운동이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1993년에 전국의 8개의 환경단체들(서울, 부산, 진주, 광주, 대구, 울산, 마산·창원, 목포)이 통합되어 전국 조직인 ‘환경운동연합’이 출범하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51개의 지역 환경연합으로 확대되었고 4개의 전문기관(에코 생협, 환경 법률센터, 시민환경연구소, 함께 사는 길)을 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환경시민단체가 되었다.


실습생 기관방문 현장 사진 / 환경운동연합 안내물

과거의 환경문제와 관련해서 울산의 온산 지역에 동네 아이들에게서 피부병이 생기면서 공해와 관련된 이슈들이 제기되기 시작했고, 이후 평생 양장점을 운영하시던 할머니께서 서울 상봉동 연탄공장에 의한 진폐증을 앓게 된 사건 등 환경문제와 관련된 이슈들이 지속적으로 붉어지면서 그들의 권익을 지켜주기 위한 활동들이 전개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1991년 낙동강 페놀사건으로 더 이상 일부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 시민, 공공이 함께 해결해 나가야하는 인식을 심어주게 된 계기가 되었고 환경보전법이 만들어지고 변화의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 미세먼지, 플라스틱 과다사용, 원자력발전소/화력발전소 이슈 등의 내용까지 포괄하면서 입법 활동, 인식개선 및 제도개선 캠페인을 통해 정책방향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었다.

2000년 이후 부터는 환경단체도 늘어나기 시작했고, 환경과 관련된 이슈들을 나눠가지는 비영리조직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했다. 재단,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NGO/NPO 등이 생겨나면서 다양한 조직들에서 환경문제에 대해 더욱더 관심을 가지고 활동들을 전개해나가는 양상이라고 한다. 그리고 지구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리우국제회의에도 참여하면서 국제연대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최근 호주의 대규모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와 멸종위기 동물에 대한 국제소식도 환경운동연합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민주주의의 가치에 대한 중요성도 언급해주셨는데, 환경운동연합에서는 생태민주주의를 지향하고 있다고 한다. 환경문제는 즉 사회문제이고, 사회민주적인 분위기 속에서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기 때문에 시민사회 전반에 관련된 일에도 관심이 많고 민주주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활동들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환경연합운동 마당 풍경

기관방문을 마치고 바람이 쌀쌀하게 많이 부는 상황에서도 환경운동연합건물 앞의 마당이 한 눈에 들어왔고 해질녘 모습이 운치 있었다. 마당의 표지판도 인상 깊었다. 화살표 방향과 거리가 표시되어 있어서 우리가 흔히 아는 백두산, 시화호, 새만금 등의 위치와 거리감에 대해 다시 한 번 상기시킬 수 있었고, 지구의 환경을 지키기 위해 일회용품 줄이기, 분리수거하기 등 작은 실천부터 해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Q: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나 쓰레기처리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다루고 있나요?

A: 먼저 미세먼지와 관련해서는 오염원인을 줄이는 것이 대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세먼지의 주원인이라고 한다면 석탄화력발전소, 오래된 경유차 등이 있을 것인데 이와 관련하여 정책제안과 캠페인들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장하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기 때문에 환경운동연합에서 다루지 않습니다.

쓰레기처리문제는 땅 속 깊이 묻어서 처리할 수 있지만 그 외에 자원이 순환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권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면 플라스틱물품이나 비닐봉지 사용에 대해 줄여나갈 수 있도록 인식개선을 위한 활동들을 합니다. 환경공학에서는 사용을 줄이기보단 기술로써 해결을 해보려는 접근을 시도하고 있지만 환경운동연합에서는 사전에 오염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을 큰 원칙으로 생각합니다.

이상으로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에서의 실습기간 중 진행되었던 기관방문기를 마치고, 남은 실습기간동안 다시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러 가보아야겠다. 정 들어가는 서촌에서의 생활이 언젠가는 마무리될 것이라고 생각하니 아쉬움부터 먼저 앞서는 것 같다. 많은 경험과 기회를 제공해주시는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연구사업팀에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남은 기간 동안 실습에 임해야겠다.

글 | 정현탁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실습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