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1일, 인디애나대학 릴리 페밀리 필란트로피 스쿨(Indiana University Lilly Family School of Philanthropy 이하 IU)에서 격년으로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 필란트로피 트래커(Global Philanthropy Tracker 이하 GPT) 보고서 발간을 맞아 IU 우나 오실리 박사(Dr. Una Osili),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김성주 교수를 모시고 국경을 넘는 기부의 국제 현황을 공유하고, 한국의 해외 기부 및 글로벌 필란트로피 내에서 한국의 위상과 함의를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GPT(Global Philanthropy Tracker) 프로젝트란?

GPT는 국경을 넘어선 기부 현황을 파악하고자 시작된 연구입니다. 미국 허드슨 연구소의 The Center for Global Prosperity에서 2006년부터 The index of Global Philanthropy and Remittances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고, 2016년부터는 인디애나 대학로 옮겨져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GPT 프로젝트는 2006년부터 매년 실시해오다가 2014년부터는 2년에 한 번씩 실시하고 있습니다.

GPT 프로젝트에서 측정하고 있는 4가지 영역: 해외기부, 공적개발원조(ODA), 해외송금, 민간투자

COVID-19로 인해 전세계는 유례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후, 교육 등 다양한 문제들을 한 국가나 한 분야에서만 해결할 수가 없고 민간, 공공, 국가 간 협력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협력의 중요성이 강조되지만 관련 데이터가 현저히 부족한 상황입니다. 데이터는 전세계 여러 나라의 상황을 비교, 분석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GPT에서 측정하는 영역은 다음 4가지 입니다.

  1. 해외기부(Philanthropic outflows)  정부나 정부 산하 단체가 해외에 돈을 지원하는 것을 제외한 개인이나 기업 또는 재단, 배분 단체 등이 해외에 있는 수혜자들에게 기부하는 총금액을 의미합니다.
  1.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ECD에 등록되어 있는 국가가 공적 개발 원조를 위해 지원한다고 공식적으로 보고한 총금액을 의미합니다.
  1. 해외 송금(Remittances)  자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있는 개인이 소득의 일부를 자국에 있는 가족, 친구, 친지 등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금액을 의미합니다. 주로 현물이나 현금을 통해서 지원하고 있으며 해외 송금은 온라인을 통해서 전달되고 있습니다. 해외 송금이 중요한 이유는 저소득 국가의 경우, 개인이 외국에서 일을 하고 그 돈을 자국에 있는 가족, 친구, 친지 등에게 보내면, 그 돈이 그 국가의 사회서비스와 복지서비스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World Bank의 조사에 의하면, 60개국의 저소득 국가 국내총생산(GDP) 중 약 5% 정도가 해외송금을 통해 창출된다고 합니다. 해외 송금의 경우, 대부분 World Bank와 IMF의 자료를 통해서 그 규모를 측정하였습니다.
  1. 민간투자(Private Capital Investment) 민간투자란 기업이나 개인이 이익을 위해 다른 나라에 투자하는 것을 제외하고, 비영리 단체나 개인이 해외에 비영리 단체 활동을 위한 투자 또는 개인이 공공의 이익을 목적으로 토지나 건물 등을 사는데 투자한 금액을 의미한다. 민간투자는 World Bank와 IMF의 자료들을 활용하여 측정하였습니다.

해외기부 총액은?

2018년 기준으로 47개국에서 4가지 영역을 측정한 결과, 해외 송금의 총액은 약 525조 9천억원, ODA의 총액은 약 191조 7천억원, 민간투자의 총액은 약 121조원, 해외기부금의 총액은 약 74조 5천억원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한국의 위상

  • 2018년 Cross-Border Resources Flows 총액을 살펴보면, 한국은 세계 13위, 아시아 2위로 많은 해외원조를 하고 있었습니다.
  • 자선의 성격이 강한 해외기부금과 공적개발원조을 합산한 총액을 살펴보면, 한국은 세계 17위, 아시아 2위로 나타났습니다.
  • 고소득 국가들의 해외기부금 총액을 비교해보면, 한국은 세계 7위, 아시아 1위로 고소득 국가들 중에서도 해외기부를 많이 하는 나라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GNI(국민총소득)에서 해외기부금의 비율을 비교해보면, 한국은 국민총소득의 0.05%를 해외기부금이 차지하고 있었으며, 이는 세계 14위, 아시아 2위, 동아시아 1위입니다.
  • 한국은 국제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되었을 뿐만 아니라 해외기부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GPT를 통해 얻은 함의  

  • 우선, 협력의 역할과 중요성입니다. 즉, 비영리영역 간, 정부, 기관 등 다른 영역 간 협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비영리영역 내에서는 개인 기부자, 재단, 기업, 고액기부자들 간의 협력이 강조됩니다.
  • 둘째, 기술의 중요성입니다. 지금은 스마트폰 시대로, 크라우드 펀딩, 인터넷을 통한 모금행사 등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 셋째, 혁신의 중요성입니다. 예를 들어,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 자선재단에서는 전통적인 기부 뿐만 아니라 임팩트투자, 정책 관련 어드보커시 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직면한 이슈를 혁신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해외 기부에 대한 데이터 수집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조사한 50여개국 중 18개 국가만이 해외 기부의 총량에 관한 데이터가 있었고, 18개 국가만이지원 목적에 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16개 국가만이 구체적인 수혜국에 대해 알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GPT 데이터를 통해 각 나라가 어느정도 해외 기부에 참여하고 있는지,  특히 국민총소득(GNI)에 대비 해서 어느 정도인지 비교할 수 있었습니다.

  해외자선의 규모와 범위를 측정하는 것은 국가 간의 참여도를 알아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문화와 인종, 종교를 넘은 인도주의적 정신을 엿볼 수 있다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본 연구에서 한국의 해외기부와 관련된 데이터가 총액만 제시되어 있고, 세부 내역은 명시하지 않고 있어 자세한 사항들을 살펴보는 데에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해당 데이터가 종교단체들의 해외원조, 선교, 봉사의 영역은 포함하지 않고 있어 우리나라의 해외기부가 과소평가 되어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의 해외기부의 기여도를 더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는 좀 더 자세하고 명확한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글 : 연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석사과정 안유나, 임현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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