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한국학을 전공하는 학생 루이자 아일린 자이들(Luisa Eileen Seidel)이 독일의 재단에 관해 조사한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의 연구물이 아님을 미리 밝혀둡니다.
<연재 모아보기>
Foundation for a solidary world!
독일의 움베르타일렌(나누자) 재단
움베르타일렌(Umverteilen) 재단을 설립한 Ulf Mann은 원래 독일의 한 제약회사 후계자였다. 1986년 이 제약회사가 미국기업에 인수되면서 받은 자금을 가지고 가까운 지인들과 함께 어떻게 돈을 사용할지 신중히 논의하였고, 이 돈이 사회에서 빈곤, 착취, 억압, 차별을 없애는데 쓰여져야 한다는 점에 함께 동의했다. 그때 당시 이러한 관점은 자본주의 체계에 반하는 좌파적인 시도였다.
Ulf Mann은 3천만 DM(약 15백만 유로)을 투자하고 장기적으로 그 결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사실상 투자대비 이자를 받는 것은 실제로 그들의 이상에 반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치적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단체가 은행에서 자금을 대출받는 것보다 재단의 지원을 받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였다. 첫 해는 소수의 단체들이 재단으로부터 자금을 대출받았으며, 많은 사회적 문화적 프로젝트들이 실패했다. 그러나 베를린 장벽의 붕괴, 동쪽 장벽의 철폐, 인종차별제도의 붕괴, 신자유주의의 강화 등 변화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그들의 시도와 정책은 큰 영향을 미쳤다. 현재 재단은 은행 증권과 같은 윤리적인 방법을 통해 예산을 유지하며 이를 통한 이익으로 여러 프로젝트들을 지원하고 있다. Ulf Mann은 재단을 설립한 뒤에 재단을 떠났지만, 여전히 재단과의 끈을 놓치 않고 있다.
재단의 소개
5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재단 사업 진행을 위한 스탭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정규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사업을 진행에 있어 다소 시간이 걸리지만, 무엇보다도 관료적인 문화가 아니라는 점이 이 재단의 장점이다. 정규직원은 2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들 5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경우에 따라 전문가 자문을 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5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은 6명씩 그룹을 이루어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제3세계 그리고 독일 내에서 이주민들의 환경 적응을 위한 엑스-페리언스(Ex-Perience)프로젝트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이 그룹이 처음 형성되었던 80년대에 주로 좌파이데올로기를 반영하였고, 정치적 활동을 지원하는데 주 목적을 두었다.
모든 그룹(6-12명 멤버)은 서로 독립적으로 활동하며 예산과 프로젝트를 스스로 결정한다. 각 그룹은 1-2명의 대표를 선출하여 재단의 의회를 구성하도록 한다. 재단 의회의 주 과제는 재단의 예산을 각 그룹에 편성하는 것이다. 이전에는 이사회를 따로 구성하였으나 현재는 각 그룹에서 1명씩 이사회 멤버를 선발하고 있다. 이들은 6주에 1번씩 만나 재단의 자산을 관리한다. 대개 각 그룹의 대표들은 이사회와 동시에 의회에서 활동한다. 이사회 이사들 중 2명이 공식적으로 재단을 대표하고 있다.
재단의 프로젝트
6개의 그룹은 그룹이 두는 초점에 따라 프로젝트를 선정,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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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그룹 : 인종차별폐지에 초점을 둔다. 인권, 정치 교육, 민족자결 그리고 정치적 결정에 있어 참여를 위한 프로젝트를 지원하며 주로 소그룹을 선호한다. 요즘은 미디어, 교육 그리고 환경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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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그룹 : 재정적 지원을 받지 않았으며 새로 생긴 소그룹을 지원한다. 아시아 내에서 사회적, 정치적, 성적 억압에 반하는 프로젝트에 포커스를 두고 있는데 예외적 사례로 유럽 내에 아시아 이민자들을 지원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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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아메리카 그룹 : 민주주의, 인권, 해방을 위해 사회적, 정치적, 교육적 프로젝트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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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세계 그룹 : 주로 제3세계의 이슈를 다루는 프로젝트를 지원한다. 인종차별에 반하는 교육자료를 만드는데 지원하며 국제사회의 책임을 강조하는 프로젝트에 지원한다. 여성의 성적, 가부장적, 종교적, 인종적 억압에 반하는 이슈들을 다루며 여성의 사회적, 경제적 상황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며 여성의 경험 교류를 권장하며 대개 해외 프로젝트를 지원한다. 이들이 지원한 한 프로젝트는 한국의 이주여성의 환경을 지원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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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페리언스 그룹 : 독일 사회 내 이주민들의 사회통합을 지원하고 편견을 없애기 위한 프로젝트를 지원한다. 청소년들이 함께 만나 서로 다른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청소년들의 미팅과 터키여행(많은 터키 이주민들이 독일에 거주하고있다)을 지원하고 있다.
재단의 재정
재단 설립 이후 2012년까지 20,905,263 유로로 5,602개의 프로젝트를 지원하였다. 1995년 재단의 활동은 최고조를 이루었고 355개의 프로젝트를 지원하였다. 행정적 비용은 2006년 평균 9.4%로에서 2007년 약 13.8%로 점차 증가하였다. 재단수익 대부분은 이자, 증권 그리고 부동산 임대료를 통해 나온다. 2006년까지 83.4%는 이자와 증권, 16%는 부동산 임대료로부터 나왔다.(2007년 이자와 증권 79.4%, 부동산 임대 20.5%) 현재, 재단은 더 이상 기부를 받지 않고 있으며 재단의 자산은 약 21,770, 000유로이다.(2010년 12월 기준)
조사/정리. 루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