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는 우리 사회에 건강한 기부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학, 경영학, 경제학, 회계학, 세무학, 법학, 사회학, 언론정보학 등 다양한 분야의 논문을 지원합니다. 기부문화 연구 환경에 도움이 되고자 금년도부터 전년도에 게재된 석·박사 학위논문 중 3건을 연구소가 자체 발굴 및 선정하여 우수논문상을 시상했습니다. 보다 효과적인 정보전달의 일환으로 수상논문 저자 3분께 논문 소개글을 요청했습니다. 저자의 이름차순으로 논문을 소개합니다. 어수하 석사졸업생의 논문은 “사회적 거리가 가까울 때는 구체적 메시지가 제시되었을 때, 멀 때는 추상적 메시지가 제시되었을 때 더 높은 기부태도, 기부의도를 보인다”는 결과를 실증적으로 도출한 연구로, 비영리조직 특성과 주된 모금 타켓층을 고려한 기부광고 메시지에 대한 유용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
수혜대상자와의 공간적/사회적 거리감에 따른 기부광고의 메시지 유형별 효과
어수하|홍익대학교대학원 광고홍보커뮤니케이션학 석사졸업
‘지구촌’이라는 단어가 사용되기 시작한지 벌써 60년이 흐른 오늘날, 기부광고를 접하는 광고수용자들은 아직까지도 국내–해외의 수혜대상자들을 심리적으로 다르게 인식할까? 심리적 거리감이 다르다면 그에 따른 효과적인 메시지도 다를 지 않을까, 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연구
오늘날 기부행동은 단순히 기부금을 전달하는 방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물건을 구매하면 수익금의 일부가 기부되거나, 크라우드 펀딩형 모금을 하는 등 형태가 다양화 되었고, 기부 자체가 하나의 ‘문화’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상 매체에서 만나는 기부 광고를 떠올려보면 수혜대상자들의 열악한 환경, 질병으로 인해 고통 받는 모습 등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소구 방식이 먼저 떠오릅니다. 기부단체의 로고만 가리면 어떤 단체의 광고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천편일률적인 표현에 그치고 있어 기부 광고 메시지의 다양성과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았고, 효과적인 메시지 개발을 위해 본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실제 국내에 소개된 기부광고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2011년부터 2021년 4월까지 10년 간 공중파에서 전파된 ‘기부광고’를 검색(검색 사이트 : www.tvcf.co.kr)해본 결과, 총 65건이 검색되었습니다. 이 가운데 수혜대상자를 광고 모델로 한 광고는 50건이고 긍정 소구는 단 6건에 불과해,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빈곤의 포르노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기부광고의 표현방식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면서 국제적 차원의 책임의식이 높아졌고, 실제 국제적 자선단체의 기부광고도 급증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본 연구는 기부활동에 대한 공간적 거리 인식이 광고수용자와 수혜대상자 간의 사회적 거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았습니다. 또한 해석수준이론을 토대로 광고수용자가 수혜대상자와의 사회적 거리를 멀고, 가깝게 느끼는 정도에 따라 효과적인 설득 메시지 유형이 달라질 것으로 보고 아래와 같은 연구 모형에 따라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연구는 온라인 서베이로 진행되었고 사회적 거리(먼 vs. 가까운) X 메시지 유형(구체적 vs. 추상적)의 2X2 집단 간 요인으로 설계했고, 4가지 광고 실험물을 무작위로 제시했습니다. 광고효과(종속변수)는 광고태도, 기부태도, 기부의도로 측정했습니다.
연구 결과, 수혜대상자의 공간적 거리는 사회적 거리감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물리적 경계를 허무는 기술의 발전, 해외 기부의 증가 추세 등 여러 요인에 따라 공간적 거리가 멀더라도 사회적 거리는 가깝게 느낄 가능성이 선행 연구들을 통해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으나 아직까지는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기부지역에 대해 사회적 거리를 멀게 느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회적 거리감과 메시지 유형의 상호작용 효과는 기부태도와 기부의도에서만 유의미한 영향이 확인되었습니다. 즉 사회적 거리가 가까운 경우에는 수혜대상자에게 가장 필요하 지원물품이 무엇인지, 기부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메시지가, 먼 경우에는 수혜대상자의 꿈이나 희망, 대의를 표현하는 추상적인 메시지가 기부태도와 기부의도를 높였습니다.
광고태도는 사회적 거리의 멀고 가까움과 관계없이 기부태도나 기부의도에 비해 전반적으로 낮게 나타났는데 이는 기부광고가 일반적인 제품 광고와 달리 부적 감정을 일으키기 쉬운 특수성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부광고는 광고 자체에 대해서는 다소 낮은 광고태도를 유발할지라도, 궁극적으로 기부태도와 기부의도를 높이는 메시지 전략 개발이 중요함을 시사합니다.
논문 원문: 어수하. “수혜대상자와의 공간적/사회적 거리감에 따른 기부광고의 메시지 유형별 효과.” 국내석사학위논문 홍익대학교 대학원,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