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재단 활성화를 위한 공공의 노력

엄인식 (서울시 복지정책 과장)

 예전에 동장할 때가 가장 재미있었다. 젊은 나이에 동장이 되어서 새로운 사업을 하겠다고 체육대회를 하게 되었다. 예산이 없으니 문래동 철제공장에 일일이 찾아다니며 우리 동에서 체육대회를 하려니 도와달라고 해서 수백만원을 모금해 체육대회를 멋지게 한 경험이 있다. 실은 지금 생각해보면 위험했다. 공무원이 돌아다니며 기부받는 것은 법위반이다. 지금은 15년이 지났으니 공소시효가 지났다.

 지금 지역단위에서 마을기금을 모으는 것도 15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연간 2~300만원 동단위로 모으고 있는데, 주민자치위원회 직능단체 중심으로 모금을 하고있다. 자발성보다는 동장이나 공무원들이 나서서 도와주고 있다. 기부금 모금하려면 법적인 자격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자격있는 지역사회복지관과 자치위원회가 협약을 해서 기금관리는 복지관이 자치위원회가 모금을 하는 실정이다.

 서울시에서는 금년부터 지역재단 설립을 활성화 하기위해 1, 2단계 계획을 수립중이다. 1단계는 동주민센터의 복지인력을 늘려 복지사각지대를 보완하려 한다. 내년에는 17개구 282개구 중, 6개동의 동단위 기금운영위원회 구성하려 한다. 

 2단계는 마을복지기금 움직임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재단 법인화를 하려한다. 주민자치센터와 복지관 연계는 한계가 있다. 아직 서울시에는 지역재단관련한 주관부서가 없다. 주관부서를 분명히하고 허가기준 완화 설립저차 등이 필요할 것이다. 주관부서는 우선 복지정책과에서 할 예정이다. 지역재단은 복지를 넘어선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후 민관협력담당관이나 마을공동체담당관으로 주무부서는 이양되야 하지 않을까 한다. 

 재단법인 설립 위해서는 기본재산 기준이 20억 이상이 되어야 한다. 지역재단의 조건은 사단법인, 재단법인이 가능한데 사단법인은 2500만원, 재단법인은 1억원으로 낮추려고 준비하고 있다. 기존에 법인을 만들려하는 기존 사람들과의 형평성을 위해 심의위원회를 거쳐 결정하고자 한다. 지역재단 법인설립 위원히는 기본재산 규모보다는 목적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재정적 기초 확보여부, 사업의 실현가능성 여부등을 판단하려 한다. 

[토론] 서울형 지역재단 모델 모색 

• 사회 : 송창석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패널 : 이안버드(캐나다 지역재단 회장), 악셀 할링(독일 지역재단 협의회 컨설턴트), 요시하루 아사노우미(세타카야 마을만들기 트러스트 국장), 박성호(풀뿌리희망재단 상임이사), 장건(한국지역재단협의회 회장), 김범용(부천희망재단 상임이사), 염명자(시흥1%복지재단 상임이사) 

 이안 버드  정부나 지자체 지원과 관련된 여러가지 생각이 나는데요, 모든 대안을 다 말씀드릴수는 없겠지만, 독립성의 범위에 대한 것이다. 한 단체가 어떤 어젠다를 설정하고, 정부가 프레임웤을 제안하고 정책적 방향을 제안하는 것도 도움이 될수 있다고 생각한다. 캐나다에서도 이런 사례가 있고 도움이 된적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공익재단이 설립되고 지역재단이 실질적인 운영을 주도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 이곳에서도 이런 일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캐나다 세 지역재단에 관한 내용도 공유하고 싶다. 최근 지역재단이 법인화된 사례이다. 법인화를 하는 과정에서 노바스셔크는 하나의 구조 하에 아홉 개의 구조가 설립되었다. 각 지역자치단체에서 의사결정을 하도록 구조가 갖추어 졌다. 오후 발표에서 있엇던 지역기부자와 관계가 밀착되도록 했다. 그러면서 9개의 기금이 전적으로 독립된 기금은 아니었다. 현명하게 투자하고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공동으로 운영해서 효율성을 높인 것이다. 법인화 할 경우 두가지 대안을 모두 생각해볼 수 있다. 지자체에서 각법인의 별도 운영, 통합운영 두가지 모두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송창석  마을공동체사업 하면서 ‘여야가 없다’, ‘진보 보수가 없다’라는 말이 나와야 하는데, 자발성에 기초한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악셀할링  한국이 이미 많은 활동을 하고 있고 방법론도 좋다. 그래서 나의 조언이 필요있을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독립성이라는 원칙에 대해서는, 생명나눔재단에서도 말씀하셨지만, 정부지원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독일에도 그런 사례가 많이 있다. 그것은 세금이기 때문에 받지 않겠다. 한국도 마찬가지일 수 있겠지만, 우리가 일을 하고 있는 지자체에서 우리 일을 반대하는 경우가 있다. 지자체에서 이미 그일을 하고 있는데 왜 하느냐는 거다. 그래서 협력이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동이라던지 시 차원에서 지금은 독일이 많은 협력하는 모습을 많이 보이고 있다. 협력을 통해 지역의 자산이 더 잘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독립성을 유지하시되, 지역사회 속해있으면서 이런 문화서비스, 콘서트를 연다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도 협회 차원에서 각각의 지역재단이 하고자 하는 것이 있는데 할 수 있도록 독립성을 유지시켜주고 있다. 반드시 자발적으로 원하는 것을 할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에서는 이미 되고 있는 것 같다.

 송창석  희망제작소에 있으면서 미국대사관의 도움을 받아 미국의 지역재단과 화상회의를 한 기억이 있다. 미국의 사례를 들을 수 없어 아쉽기는 한데, 당시 744개 미국내 재단이 있고, 자산규모도 크고, 자원봉사와 연계된 이것이 미국이 가진 비밀 병기라고 박시장님이 예전에 말씀하신적이 있다. 일본은 NPO지원법이 고베대지진 이후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법령도 정비하고 법인화 하는 추세였다. 세라가야의 사례는 마을만들기와 지역재생 사업을 다른 방식으로 하는 좋은 사례였던 것 같다.

 요시하루 아사노우미  한국의 사례에 감동받았다. 제가 지역만들기에서 재정과 관련해서는 가장 모르는 사람이지 않았나 싶다. 제가 했던 업무는 사람들의 공감을 모으는 일을 했다. 돈을 모으는 일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에게 집을 개방한다던가 하는 것이었다. 지역재단과 관련해 돈 외 여러 지역자원이 있다고 본다. 전문성, 시간, 공간, 그리고 어떤 식으로든 우리 마을을 좋게 만들고 싶다는 열의도 있다. 지역재단은 이런 것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것이다. 그리고 동 레벨에서 서울에서 한다. 하나의 동에 인구가 몇 명이 있나? 우리의 경우 마을만들기 펀드를 1992년에 기금조성하는 분야가 있었다. 지역레벨에서 중간지역조직을 만들어보자는 시도가 있었는데 인구 12만에 하나씩 얘기가 있었다. 20년이 지났는데 하나밖에 탄생을 못했다. 어떤 부분이 달랐냐면, 지역, 마을 사람들이 20만명의 인구보다는 테마별 커뮤니티, 예를들면 새로운 주거형태를 원하독 해서 이 주거의 형태를 가지고 시민들의 움직임을 주도하고 싶다, 장애인의 움직임을 돕고 싶다 라는 것이 있었다. 최근에는 많이 늘어나고 있다. 자신이 일상생활을 하는 지역에서 활동을 하면 마을도 즐거워지고 자기 생활도 충실해진다. 이런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이전의 토대가 이렇게 만든 것이 아닌가 싶다. 마을만들기 할때는 바람의 사람과 땅의 사람이 필요하다. 바람은 외지의 사람이고 땅은 원주민이다. 지역만들기 할때는 항상 바람이 들고나는 환기가 잘 되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박성호  행정의 역할에 대해 서울시에서 말씀해주셨다. 내 생각엔 행정의 역할은 기부와 나눔을 위한 생태계 조성이다. 공직사회가 기부문화를 선도한다던지, 공무원들이 한사람한사람마다 NGO에 가입 후원을 한다던지, 오늘과 같은 컨퍼런스를 통해 이해를 넓히는 일을 하는 것이 행정으로서 바람직한 역할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모차르트를 뱃속에서부터 듣는 나라에서 음악가가 많이 나고, 책을 많이 읽는 곳에서 자란 아이들이 문학가가 되는 것처럼, 서울시 지역전체가 가치를 심어주는 지역사회가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서울시의 계획이 지역재단이기 보다는 또하나의 사회복지 NPO 이미지가 강하게 들기 때문에 이걸 왜 지역재단이라고 부르고 만들어야 할까. 하고자 하는 일을 본다면 배분사업은 가능하리라고 보는데 지역재단으로 갈 필요가 있을까. 기본적으로 지역재단은 NPO를 파트너로 삼고 가는 것이 속성인데, 또하나의 NPO를 만드는 것이 아닌가. 지역재단을 만들고자 하는 미션과 비전을 공유하는 집단이 생겨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집단이 아닌가 한다.

 장건  내가 속해있는 성남이로운재단은 서울에서 가까운 도시공동체이다. 과거와 현재가 만나고 있는 도시다. 성남에 지역재단을 만들게 된 것은 희망제작소에서 지역재단 세미나를 3차례 하면서 참여하게 되었고, 지역의 다양한 자원을 모아 일하는 것에 매력을 느껴 준비를 하게 되었다. 천안, 부천, 김해 생명나눔 등 앞서간 재단을 찾아다니며 경험에 대한 얘기를 듣고, 아름다운재단 설립과정도 들으면서 도시공동체에서 새로운 모델이 지역재단이 되겠구나라는 생각으로 2011년 준비해서 2012년 성남이로운재단이 탄생했다. 미처 놓쳤던 것은, 시민과 기업을 통한 사회적 공헌, 모금을 통한 자본적 기반을 만들고 그걸 통해 지역의 빈곤과 차별을 없애고 미래세대 양성, 공익과 대안을 만드는 엔지오 지원을 꿈꾸었는데 그 근저에 충분한 자본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기부자 중심의 나눔정도, 여타 다른 복지기관에서 하고 있는 것과의 유사성으로 지역재단의 정체성이 드러나지 않는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지역의 기부나눔 생태계가 조성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지역조사연구회에 들어가서 집중하고 있다. 

서울시가 17개 구에 시범을 6개구 예산 5억 정도 예상 하고 있다. 지역재단의 입장에서는 해피happy할 것 같다. 관에서 지원을 해주고, 시스템도 깔아주고,  과연 지역재단의 역할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생긴다. 서울시가 지향하는 것은 주민자치를 통한 호혜적/사회적경제. 시민사회경제의 잉여부분을 지역의 어려운부분에 나누는 시스템을 까는 것으로 이해를 했다. 그런 과정이라면 해피한 과정이다. 지역재단 협의회 5개 중 한곳이 남동구 지역재단이 관에서 주도해서 만든 사례다. 조심스럽게 말하자면, 구청장이신 분이 지역재단 세미나에 같이했고 인천남동구에 지역재단을 만들었다. 그다음 선거에 재선을 못하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는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관 주도로 갔을 때 어려운 부분이 있겠구나. 민간재단으로서의 독립성이 중요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런 부분도 향후에 서울시에서 점검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을 드려본다. 한국의 지역재단이 한 다섯곳 정도가 있지만, 김해생명나눔재단은 지역재단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전에 풀뿌리로 지역을 위한 활동을 해왔다. 그것이 어떻게 보면 순수하게 지역재단운동이 아니었나 한다. 오늘 다양한 모금기법을 보면서 그동안의 노고에 대해 감사를 드리고 싶다. 그런 부분은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김범룡  지역의 정치지형도 중요하다. 우리는 시작부터 새누리당 한분, 민주당 한분을 준비위원으로 참여했다. 그래서 양측에서 모두 안정적으로 참여가 가능하다. 설립시 정파나 정치로부터 자유롭다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법인설립에 들어가는 돈보다 하려는 사람의 의지가 더 필요하다. 서울에 25개 구, 90만 인구다. 3~40만인 부천의 구도 재밌게 지역재단 할 수 있다. 6~7년째 하고 있는데 너무 재밌다. 그런데 사람들이 너무 두려워한다. 기본적으로 전세계에서 기부를 왜 안했느냐는 질문의 답 첫 순위가 요청받은적이 없다는 것이다. 지역에 필요성에 대해서 얘기하고 요청을 하고, 잉여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해준다면 만드려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지역재단에 한 10년 인건비 전액 지원하면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지, 기준을 낮춰준다고 될 것은 아니다. 물론 우리보다 해피할 것이다. 그런데 사람이 있어야 한다. 만들려는 사람. 그리고 자치단체장의 의지가 필요하다.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다 만들 수 있다. 그런데 헌신할 사람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역에서 이것이 공공의 자산이다라는 것을 충분히 어필해야 한다. 돈을 모으는 것이 사람의 마음을 사는 것이다.

 연명자  우리 재단은 1년에 3억씩 10억 출연하기로 했는데 약속을 못지켰다. 현재 10년이 되었는데 잘 뿌리 내리고 있다. 직장인 1%, 군부대 1%, 학교선생님 1%등 많은 홍보를 했다. 재단의 정치적 중립은 처음부터 약속했기 때문에 각계각층에서 뽑았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님이 끌고 갈 수 없는 중립적인 여건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