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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이 세상을 바꾼다 책 표지

모금가 혹은 모금 단체 설립을 꿈꾸는 사람에게 ‘모금이 세상을 바꾼다’는 말보다 더 선명히 들어오는 문구가 있을까? 나는 2017년 [서울시50+보람일자리] 인턴으로 [아름다운가게]에 배정되어 난생 처음 모금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모금팀에서 매년 진행하는 [보육원 퇴소 청소년 자립 지원]> 전화 모금 활동에 몇몇 분들과 함께 참여했다. 하지만 생소한 모금활동 및 그에 대한 두려움 등 부족한 역량으로 고전하고 있었다. 이때 모금팀 서재에 꽂혀 있는 이 책이 눈에 들어왔는데 이 책을 몇 장 읽은 것으로 큰 도움이 되었다. 책이 마음에 들어 구입하여 읽어보며 했으나 어마어마한 두께 때문에 다 읽지 못하다가, 최근 아름다운재단에서 진행했던 [나눔북스클럽]에 참가하면서 겨우 다 읽었다.

이 책은 모금의 기법과 사례, 풀뿌리 모금에 대한 모든 것이 총망라하고 있어, 모금 관련 단체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특히 모금을 처음 배우는 초심자가 이 책을 본다면 모금 전반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성공적인 모금활동에 도움이 될 것이다.

요청하라!

모금 강의에서 자주 얘기하는 ‘요청하라’라는 문구는 모금활동에서 정곡을 찌르는 표현이다. ‘요청하지 않으면 누구도 기부하지 않는다’거나, ‘기부해 달라는 권유를 받으면 사람들은 기부한다’는 표현도 좋다. “공적 부조를 받는 사람의 20%가 기부금을 내며, 백만장자의 97%도 기부금을 낸다.”,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는 사람보다 기부금을 더 많이 낸다.”, “기부자의 대다수는 스스로를 종교적이나 영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기부자가 기부한다.”, “보유 재산과 기부 금액은 전혀 상관없다” 등의 내용도 공감이 된다. 이 모든 것이 모금 계획 수립에 고려해야 할 것이리라.

종교단체에 대한 기부가 전체 민간 기부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많다고 한다. 물론 종교가 사람들에게 소중한 가치와 헌신을 불어넣어 주기 때문이겠지만, 그렇게 많은 기부를 받는 이유가 그게 전부는 아니다. 종교단체가 기부를 많이 받는 이유는 바로 ‘기부를 요청’하기 때문인데, 이것이 성공적인 모금의 핵심이다. 종교단체는 사람들과의 잦은 만남을 통해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교회의 경우) 일주일에 한번은 반드시 기부를 요청한다.

이 책의 내용 중에 특히 배우고 싶은 것은 모금가의 역할을 명확히 정의하는 부분이다. 모금이라는 것은 (단순히 돈을 얻어내는 과정이 아니라) 기부자와 상호관계를 만들어 가는 과정으로 이 책은 정의한다. 저자는 “몇 해 전에 수천 명의 사람들에게 기부를 요청했었는데, 그때 깨달은 것은 내가 요청한 사람들이 승낙하든지 안 하든지 사실상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점이다”라고 했다. 이렇게 모금가의 역할을 심플하게 정의할 때, 모금가 입장에서 이는 모금에 대한 두려움 및 거절로 인한 상처에 초연할 수 있는 좋은 팁이 될 것이다.

또한 이 책에서는 ‘단체설명서’ 또는 ‘전략계획서’에 단체가 왜 존재하며 무엇을 하는지, 그 존재 이유와 목적을 달성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그렇게 할 수 있는 단체의 역량은 어떤 것인지 등 – 이를 비전, 사명, 목적, 방법, 성과라고도 함 – 이 상세히 설명되어야만 기부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고 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믿는 대의에 돈을 기부하면서 자신을 뿌듯하게 생각하고, 누군가에게 기부를 권유하면서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신념을 표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다른 사람을 도울 때 우리는 생기가 넘치고 기쁨이 가득한 참 인생을 살게 된다.” 등과 같은 좋은 내용은 두고두고 기억하며 마음에 새길 작정이다.

지금 하는 일에서 청년예술가의 창작활동을 후원을 지향하면서 [모금이 세상을 바꾼다]를 예술 활동을 위한 모금, 다시 말해 [예술이 세상을 바꾼다]로 변화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

박성권 | 나눔북스 마스터

20여 년간 수많은 전시회를 찾아다닌 결과, 미술 전공한 자녀를 두어 청년예술가의 창작을 지원하고 후원하는 일을 지향합니다. 청년예술가를 위한 아지트인 ‘레지던시(창작스튜디오)’를 통해 지속적인 창작활동을 돕고자 합니다. 예술을 통해 시니어와 청년예술가 간에 세대 교류를 희망합니다. 일상에서 누구나 예술을 즐기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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