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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세대를 위한 위대한 유산, 예술 기부
# 문화재, 미술품 기부
올해 미술 애호가뿐만 아니라 많은 대중들에게 회자되었던 ‘이건희 컬렉션’. 故 이건희 회장이 소장하던 미술품 컬렉션으로, 유족들이 국가에 기증한 문화재와 미술품이 무려 23,000여 점에 달했다. 전 국민은 기증된 작품 수에 놀랐고, 국보와 보물부터 근현대 미술 명작까지 두루 포함되어 있어 또 놀라게 되었다. 그리고, 지자체들이 서울과 지역 간 문화 불균형을 지적하며 이건희 기증관 신설 및 유치 경쟁을 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결과적으로, 정부에서는 2027년 개관을 목표로 서울 송현동에 전시관을 짓겠다고 밝혔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과도 인접하여 그 일대가 향후 핫 플레이스가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 예술가 지원, 예술품 기부에서 큰 족적을 남긴 ‘메디치 가문’
이달의 기부문화도서를 통해서 소개하고 싶은 가문은 르네상스 시대를 견인했고, 수많은 예술가의 탄생에 큰 영향을 끼친 이탈리아 피렌체의 ‘메디치家’이다.
한적한 산골마을의 농장주에서 출발한 이 가문은 아래와 같은 위대한 업적을 이루었다.
- 세계 최고의 부자 가문이 되었다.
- 16세기에 교황을 두 명 배출했다.
- 피렌체 예술가와 학자를 후원하여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다.
- 가문의 모든 재산과 예술품을 전부 피렌체 시민들에게 기증했다.
– 5p. 머리말 中
천재적인 예술성을 인정받는 미켈란젤로이지만, 메디치 가문의 후원을 받지 않았다면, 그의 삶과 작품세계는 어떻게 전개되었을까?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과 <피에타> 같은 조각 작품들,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벽화 <천지창조>와 성당 정면의 제단화(祭壇畵) <최후의 심판> 등의 걸작을 오늘날의 우리가 감상할 수 있는 것은 정말 감사하고 기쁜 일이다.
김상근 교수의 저서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에서는 메디치 가문이 예술가, 과학자, 인문학자들에 대해 어떻게 전폭적으로 후원했는지 다양한 스토리들을 통해 통찰을 얻을 수 있어 흥미롭다.
메디치 가문의 사람들은 미켈란젤로를 집안의 양자로 받아들여 세계 최고의 예술가로 길러냈으며, 지동설을 주장해 로마 교황청의 견제와 탄압을 받았던 갈릴레오 갈릴레이를 후원하여 천문학의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 근대 정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키아벨리는 자신의 유명한 저작 ≪군주론≫을 메디치 가문에 헌정했다. 오늘날 우리가 종합 예술의 꽃으로 부르는 오페라가 처음 탄생한 곳도 메디치 가문의 궁정이었다.
– 6~7p. 머리말 中
미켈란젤로의 예술은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재능 있고 실력 있는 인재를 알아보고 그들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메디치 가문의 특출한 통찰력 때문에 미켈란젤로가 탄생할 수 있었다. 평범한 피렌체 소년이었던 미켈란젤로의 마음에 거대한 바람을 불러일으킨 로렌초가 있었기에 르네상스의 거장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 217p. 인재의 마음에 바람을 일으켜라 中
# 다양한 생각, 새로운 창조 예찬
오래전부터 ‘창의성’은 중요하다고 많은 사람이 말해왔지만, 이질적인 사고방식이나 행동에 대한 거부감은 창의성 발휘를 방해하는 걸림돌이었다. 창의성은 언뜻 보기에는 연결 고리가 없어 보이는 서로 다른 것들을 탐색하고 과감하게 연결시킬 수 있는 힘이라고 다수의 학자들이 말하는데, 코시모 데 메디치는 이러한 진리를 이미 알고 있었던 듯하다. 오늘날 우리는 코로나19 상황을 겪으며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 문제해결 능력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데, 이것 역시 다양한 생각과 새로운 창조에서 효과적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남과 똑같은 모범답안을 써내야 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 나라, 기업 문화란 이름으로 획일적 사고를 강요하는 회사, 특정 지역 출신이나 특정 대학 졸업생들만 출세할 수 있는 폐쇄적인 사회, 글로벌 경영을 비전으로 내세우면서도 외국계 임원이 극소수에 불과한 한국 기업에 코시모 데 메디치는 사람과 생각을 뒤섞으라고 조언한다. 상이한 것에 희망을 두고, 이질적인 것과 결합함으로써 새로운 창조의 세계를 열어가는 것이 바로 ‘메디치 효과’의 빅뱅을 실현하는 길이다.
– 85p. 메디치 효과, 생각의 빅뱅을 유도하라 中
# 리더십의 본질은 무엇인가?
부(富), 권력, 명예를 동시에 얻었고, 그것을 다시 대중들을 위해 환원했던 메디치 가문이 보여준 노블레스 오블리주. 코시모 데 메디치는 자신이 가진 부 때문에 영혼이 훼손되는 것을 경계하였고, 자기 성찰을 열심히 했다고 전해진다. 그는 인문경영의 선구자로서 기존 지식 체계를 보존하기 위한 도서관을 건립하고, 플라톤 아카데미를 만들었다. 리더십의 본질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되새겨 본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을 알았던 메디치 가문의 사상과 실천은 오늘날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
코시모는 거대한 메디치 기업을 이끌면서 인간과 경영의 진정한 가치를 새롭게 발견한 것으로 보인다. 초월적 사고, 감성적 직관, 창조적 영감으로 가득한 플라톤 철학에서였다.
– 118p. 최초의 인문 경영자, 코시모 데 메디치 中
메디치 가문은 당대에 세계 최고의 부(富)를 축적하고, 세상을 호령한 통치자들을 배출했으며, 르네상스 시대를 개막시킴으로써 가문의 위대함을 천하에 알렸다. 메디치 가문이 인류 문화사에 남을 이런 찬란한 업적을 낳게 된 것은 그들이 부자여서나 권력을 독점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다. 가문의 역사가 이어졌던 346년 동안 사람에 관심을 두고 그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메디치 가문이 사람의 마음을 얻었을 때, 사업은 번창했고, 예술은 극단의 미를 표현했으며, 이탈리아의 난세는 평정되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는 사실을 메디치 가문이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 278~279p. 맺음말 中
장진숙 | 한국메세나협회 문화사업팀 책임
좌충우돌 변화무쌍한 20대와 30대 초반을 보낸 ‘꿈 많은 유목민’. 4번째 직장에서 어느덧 13년 째 정착을 하고 있지만, 꿈틀거리는 유목민 DNA를 빈번한 외근과 출장으로 달래는 사람. 책·사람·여행·문화예술을 사랑하고, 인간의 행복에 대해서 탐구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 주고, 적절한 질문을 하며, 따뜻한 응원을 보내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