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적지 않다. 기부단체는 불투명하고, 기부자(특히 고액기부자)는 세금 감면이나 사회적 영향력 확대를 추구할 따름이라고 한다. 저자는 기부문화에 대한 이런 비판의 대안적인 견해를 제시한다. 저자는 본인 스스로가 열여섯 살부터 기부의 혜택을 받았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개인이나 기업 등 다양한 유형의 단체로부터 받은 지원 덕분에 공부를 할 수 있었던 저자는 이에 대한 감사한 마음으로 기부문화에 관한 이론을 학술적으로 연구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자선과 기부에 대한 다양한 비판 또한 수용하면서 이에 대해서도 연구하게 되었다. 기부의 긍정적인 역할과 잠재력은 대단하다. 저자 자신이 그러한 사례이지만, 기부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찾은 사회적 약자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조용하면서도 효과적으로 다른 사람들이 처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하여 지갑을 열고 있으며, 이 책에서도 그런 다양한 기부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기부와 관련한 불미스러운 이야기 또한 분명히 존재한다. 이런 불미스러운 일들은 분명 문제다. 그렇다고 기부나 기부단체를 없애고 이러한 역할을 정부나 시장이 떠맡아야 하는가? 이러한 생각은 문제의 본질을 과장하고 기부의 긍정적인 이익을 과소평가하거나 무시함으로써 사회의 발전을 해하는 반동적인 생각이라고 저자는 굳게 믿고 있다.
민주주의 정치제도처럼 기부문화 역시 민주주의의 산물이며, 전체주의 국가에서는 아예 시도되지 않는 자발적인 노력이라는 점을 저자는 지적한다. 민주주의 정치제도 역시 문제가 많으며, 유권자도 역시 잘못된 선택을 하며 그러한 선택이 나쁜 결과를 낳기도 한다. 그렇다고 하여 민주주의 정치 제도를 없애고 전체주의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생기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문제는 완전하지 않은 인간들로 구성된 시스템에서 나올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특징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시스템을 수정함으로써 문제의 재발을 막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일 것이다. 불완전하고 복잡하지만, 기부문화 없는 세상보다는 낫다. 기부나 기부 단체를 공격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경계하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기부문화에 대한 비난과 폄훼, 그리고 이를 변론하는 내용을 담은 이 책은 비영리에 대한 신뢰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