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가 이끄는 변화의 ‘진정한’ 가치를 찾아서

사람들은 왜 기부를 할까요?

소위 ‘기부단체’에서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끊임없이 이러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고 고민할 것이다. 어쩌면 비단 기부자를 발굴해 내야 하는 사람뿐 아니라, 기부문화를 연구하는 나와 같은 연구자들 더 나아가 ‘기부자’ 스스로도 좀 더 의미 있는 기부를 이끌어내기 위해 동일한 질문을 할 것이다.

한국인의 기부 행동과 인식을 조사하는 《기빙코리아》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부 동기는 동정심에서 사회적 책임감으로 바뀌어온 만큼 기부 행위에 관한 기부자의 인식은 크게 변화해 왔다. 즉 ‘공익을 위해 어떠한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자기의 것을 나누는 가장 적극적인 행위’인 기부를 하는 것은 결국 공익을 위함이며 이는 사회 변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기부자의 인식 변화, 소용돌이처럼 돌아가는 사회 환경 속에서 기부자와 함께 이끌어낸 변화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2024 년《기빙코리아》에서 조사해볼 계획이다. 한국 사회 비영리단체에서 일하다 보면 과연 무엇을 위해 일하고, 어떤 가치를 기부자와 나눌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거의 고뇌에 가까운 수준으로―을 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만난 책이 바로 『변화를 만드는 올바른 기부』이다.

미국 <Center for Effective Philanthropy> 대표인 필 부캐넌은 단체에서 수행했던 연구 결과와 지식을 이 책을 통해 다루고 있다. 효과적인 기부를 이끌어 내기 위해 기부에 대한 본질―수도 없이 논의되었던 영리와 비영리 차이―부터 단체의 역할, 목표 설정, 함께 일하는 방법까지 이야기하고 있다. 실무서가 아님에도 책에서 말하는 내용을 내가 처한 상황과 접목하면 생각을 좀 더 확장할 수 있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들도 있다. 특히, 목표를 설정함에 있어 균형을 이루기 쉽지 않으나 기부자 스스로도 기부를 통해 무엇을 보고자 하는지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는 지점이다.

이미지 출처: flaticon.com

아주 오래전에 육아서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졌던 경험이 있다. ‘아이들마다 다르고 사람마다 겪는 경험이 다른데 육아서를 통해 해답을 찾는 것만큼 무지한 것이 있을까?’라는 생각에서였다. 아이를 키우고 경험하면서 뜻하지 않게 접한 육아서를 통해 눈물도 흘리고 고개를 끄덕였던 경험을 하면서 책을 통해, 또는 먼저 경험한 선배의 이야기를 통해 정확한 해답을 찾지 못하더라도 공감과 나의 시선을 좀 더 확장하고 다잡는 기회를 삼아야겠구나 생각했다. 『변화를 만드는 올바른 기부』는 앞으로 나에게 그런 역할을 하는 책이 될 것 같은 예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