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의 글

우리의 직업은 ‘시민사회 활동가’

10년 전, 영리 회사에 다니다가 비영리 단체에 들어왔을 때 지인들이 새 직장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던 때가 생각난다. 우리 단체에 관한 질문도 있었고, 우리 분야에 관한 질문도 있었다. 어떤 경우든 명쾌하게 이해시키기가 쉽지 않았고, 상대방도 굳이 더 자세히 알고 싶지는 않으니, ‘좋은 일을 하는 곳’ 정도에서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일이 많았다.

그런데 ‘무슨 일을 하느냐’보다 더 놀라운 질문이 있었다. ‘생활은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었다. ‘좋은 일’이란 으레 보수를 받지 않는 자원봉사로 하는 것이지 ‘직업’으로 하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우리 직업이나 분야에 대한 부족한 인식은 나도 비영리 단체에서 일하기 전에는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이는 직업인으로서 갖는 아쉬움에 그치지 않고, 시민과 시민사회 사이의 거리를 나타내기도 하다는 점에서 더욱 아쉽다.

최근에 <활동가는 처음이라>라는 책이 나온 걸 알고 읽어보았다. 책 제목을 보면 시민사회나 활동가라는 말이 생소한 일반 시민이나 우리 분야에서 일할 뜻을 둔 분들에게 시민사회의 존재 이유와 활동가의 역할을 소개하는 내용일 것 같다. 그러나 뒤로 갈수록 활동가 동료나 시민사회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부분도 많아진다. 우리 모두 함께 읽고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저자의 생각에 모두 동의할 수는 없더라도, 우리의 직업 정체성에 관해, 우리가 하는 일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중요한지에 관해 돌아보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2025년부터 시행되는 제8차 한국표준직업분류 개정에서는
‘시민사회 활동가’가 소분류 단위로 격상되며,
한국 사회에서도 당당히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그나저나, 앞으로 지인들을 만나면 나의 직업에 관하여, 그리고 우리가 하는 일에 관하여, 잘 스며들어 열심히 설명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