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비영리법인 설립 제도

해외 주요국들은 비영리조직의 설립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한국의 허가주의와는 차별화된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일본 (인증주의 및 준칙주의): 과거 허가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NPO법인(인증주의)과 사단/재단법인(준칙주의) 제도를 운용 중이다. 사단/재단법인은 등기만으로 설립이 가능하며, NPO법인은 행정청의 인증을 통해 법인격을 취득하여 공익 활동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한다.

호주 (준칙주의): 5인 이상이면 누구나 등록이 가능하며, 등록과 동시에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국세청과 연결된 단일 포털을 통해 모든 법적 절차를 관찰하고 업데이트할 수 있어 정부와 시민사회 간 신뢰도가 높다.

독일 (준칙주의 및 승인주의): 비영리 사단법인은 법률이 정한 요건을 갖추어 관할 법원의 사단등기부에 등기함으로써 법인격을 취득하는 준칙주의를 적용하며, 요건 충족 시 법원은 등기를 거부할 재량이 없다. 재단법인의 경우 주무관청의 승인이 필요한 승인주의를 취하고 있으나, 민법에 설립자의 승인청구권을 명시하여 객관적 요건을 갖추면 행정청이 반드시 승인하도록 함으로써 자의적인 허가 거부를 방지하고 단체 설립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보장한다.

GPEI 2025 보고서에서 제안하는 비영리 환경 개선을 위한 권고 중 하나는 “법적 프레임워크를 명확하게 하고 규제를 줄이는 것(Improve the legal framework with enhanced clarity and fewer restrictions)”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는 비영리 섹터가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극대화하고 기부금 흐름이 원활해지며 섹터가 활성화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는 데 필요한 요건이다.

DGI(Doing Good Index) 2024보고서에 따르면, 비영리섹터를 관리하는 곳을 ‘단일 창구(Single-window)’로 단순화하면 행정적 부담을 완화하고 정부 프로세스를 간소화하여 결국 비영리법인 설립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이러한 체계가 구축될 경우, 비영리 법인이 여러 부처의 서로 다른 서류와 절차를 일일이 탐색하며 겪는 번거로움을 덜어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반면, 한국은 비영리법인의 설립 허가권이 있는 기관의 수가 무려 43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DGI 조사 대상인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많은 수치다. 이처럼 비영리법인의 설립 및 운영을 위한 행정 창구가 과도하게 분산되어 있는 구조는 결과적으로 한국 비영리 섹터의 진입장벽을 높이고 전반적인 활동 환경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해석된다.

평가 지표

한국의 위치 및 현황

타 아시아 국가 비교

감독 기관의 수

총 43개

조사 대상국 중 압도적으로 많음 (홍콩/대만은 3개에 불과)

법률 이해도

70% 이상의 조직이 법률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응답

캄보디아, 태국과 함께 아시아 내에서 이해도가 가장 낮은 그룹에 속함

종합 클러스터

Doing Better (Doing Well 바로 아래 단계)

전체적인 인프라는 갖추고 있으나, 복잡한 규제와 낮은 자율성이 상위권 진입의 걸림돌이 됨

 

주요 시사점

한국은 비영리법인의 설립을 정부 부처 및 지자체의 재량에 맡기는 설립허가주의에서 벗어나, 법률이 정한 객관적 요건만 갖추면 법인격을 부여하는 ‘준칙주의’로의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 이미 일본, 호주, 독일 등의 선진 사례는 설립 허가권을 행정의 전적인 재량에 맡기기보다 준칙이나 인증, 등록 절차를 통해 시민사회의 자율적 설립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특히 한국은 비영리법인 설립의 허가권이 있는 중앙 부처가 무려 43개, 지자체는 17개에 달해 비영리법인 설립에 심각한 행정 소모와 진입장벽을 야기하고 있는데, 이는 규제 기관이 3개에 불과하거나 단일 창구를 운영하는 타 국가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따라서 행정 비효율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중앙 집중화하여 프로세스를 간소화하는 ‘단일 창구(Single-window)’ 의 도입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