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 분야에서 투명성 주제는 지속해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 의해 논의됐다. 국내에서도 언론을 통해 비영리단체의 투명성에 대해 문제 제기가 되어 왔으며, 이에 대한 제언으로 공시자료의 개선, 비영리단체의 회계교육 및 지원 등의 방식으로 이야기 되어 왔다. 그러나 비영리단체 투명성에 대한 논의는 다양한 방식으로 (예를 들어 투명성에 관한 정의, 각 단체에 적용되어야 하는 투명성기준) 이야기 돼야 한다. 본 글은 Philanthropy Roundtable이라는 기부자 네트워크 (네트워크 멤버는 개인 자선가, 가족 및 개인 재단으로 구성되어 있다.)의 companion guide 일부를 번역 정리한 내용이다. 이 내용을 통해 비영리단체의 투명성을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단, 여기서 논의되는 투명성은 단체에 배분하는 개인재단의 투명성이라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개인재단은 일정 정도의 투명성-예를 들어 연방세금시스템에서 요구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정도-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다음 네 가지 의견은 재단이 지금보다 더 투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법적으로는 필란트로피 영역이 투명성을 더 강조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재단은 법적 목적이 아닌 자발적으로 일정 정도의 투명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은 있다. 물론 모든 정보를 다 공개하라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재단이 어떤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지, 조직에 도움이 되는 투명성 확보과정은 무엇인지, 투명성을 위해 정보를 제공하는 비용은 어느 정도 되는지 등을 고려해보아야 한다.
필란트로피에 관한 네 가지 논쟁
다음 네 가지 주장은 재단으로 하여금 투명성을 더 고려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이 어떤 의미를 줄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1. 그 자체로서 중요한 투명성
몇몇 비평가들은 투명성이 마치 독립적인 가치 – 민주주의, 자유, 정의, 도덕적 가치와 같은 – 인 것처럼 말하며 정부와 영리기업에게 투명성을 요구한다. 그런데 왜 재단은 투명성에 대한 의무를 면제받는가? 사실 자유민주주의국가에서는 그 자체로서 투명성을 다루지 않는다. 대신 투명성은 하나의 도구이다.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시스템 안에서 추구하는 목적에 따라 서로 다른 기관들은 서로 다른 투명성 수준을 충족시킨다. 예를 들어 정부관료는 매우 높은 수준의 투명성을 준수해야 하고, 반대로 시민은 투표권은 비밀로 행사한다. 또한 주식회사의 경우 회사의 영향력이 시장 전반, 더 나아가 전 세계의 경제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관련 이해관계자에게 광범위한 투명성을 적용한다. 단, 개인회사의 경우 같은 수준의 투명성이 요구되지는 않는다. 이러한 논리는 필란트로피 영역에도 적용해야 한다. 재단은 정부와 달리 시민을 상대로 강압적인 힘을 행사하지 않는다. 재단의 기능은 모든 사람에게 같은 자원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독립적이며 다원주의적 관점으로부터 나온 자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영리회사처럼 시장의 힘에 반응하지 않는다.
2. 공익 또는 사회적 이익을 위한 투명성
재단은 사적조직이 아니라고도 한다. 재단은 개인적 가치가 공적인 영역에 투영하며, 공익에 대한 개인적 비전을 실행하는 것이다. 따라서 재단은 대중과 함께 ‘힘’을 공유하기 위해 투명성을 제공해야 한다. 사적이익을 위한 자원사용이 아닌 자선의 목적을 위한 자원사용을 하겠다는 ‘개인의 결정’은 더 이상 ‘개인의 결정’이 아니다. 그것은 명백하게 ‘언론과 결사의 자유’라는 미국인의 가치를 보여주는 본질적인 표현이다. 실제로 공익과 사회적 이익에 대한 의미는 합의되지 않았다. 재단이 배분단체 지원하는 것은 바로 ‘다원적 관점의 집합체’인 것이다. 그러므로 세법에서 말하는 투명성을 위한 정보공개 수준은 자선적 목적을 위해 재단이 자산을 사용하는 것을 설명하는 데 충분하다.
3. 효과성 측정을 위한 도구로써 투명성
대중은 재단으로부터 효과성을 요구하며, 효과성에 대한 판단을 위해 투명성이 필요하다는 관점이다. 효과성을 추구한다는 것은 사실 매우 쉬운 목표이다. 그것은 정보를 공개하면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법적으로 부과된 효과성은 그렇게 쉽지 않으며 그 결과는 결코 달성할 수 없다. 첫째, 효과성을 측정하기 위한 새로운 기준은 무엇인가? 그 기준을 다양한 재단의 영역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두 번째, 어떤 영역에서 그 기준을 세워야 하는가? 국세청은 이미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사적조직이 그 기준을 세워야 할까? 그런데 역사적으로 볼 때 그러한 단위는 기득권 집단이자 현재 상황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조직이 가능한 어떤 선택을 할지라도 그것은 필란트로피를 정치적인 논쟁거리로 만들 수 있다. 세 번째, 기준을 만든 조직이 그 기준을 통해 스스로 규정을 준수했다고 판단할 수 있나? 독립적인 중재자가 존재하는가? 국세청이 독립적인 중재자이고, 국세청과 정부기관이 조직적 효과성을 중재한다면 이 또한 아이러니하다. 마지막으로, 만일 어떤 기준에 의해 효과성을 평가하고 그 결과가 실패했다는 결론에 도달했을 때, 재단의 효과성이 재단 그 자체가 아닌 배분단체에 달려 있다는 점을 고려했는가? 실패했다고, 벌금과 세금을 부과할 것인가? 정부가 재단의 관리자를 바꿀 수 있는가? 투명성을 위한 여러가지 규칙을 준수하기 위해 많은 재단은 배분단체의 일상적 운영에 관여해야하며 이에 대해 배분단체는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어떤 재단은 배분을 거의 하지 않을 것이며 자체 프로그램을 진행할 것이다. 점차적으로 회계사와 세금관련 변호사에 대한 재단의 의존도는 높아질 것이다. 재단은 혁신적이지 않으며, 위험 부담이 적은 ‘안전한’ 배분, 다시 말해 논쟁이 거의 없고 인기 있는 프로그램에 대해서만 지원할 것이다.
4. 힘의 불균형을 보여주는 투명성
재단은 배분단체가 원하는 기금을 가지고 있고 신청을 받으며, 배분단체는 정보를 제공한다. 가끔 재단의 스탭은 배분단체에게 불공정하게 대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은 불공정함을 해결하기 위해 재단은 더 투명하게 운영되어야 하며 배분단체와 관련된 커뮤니티에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 힘의 불균형의 주요한 요인은 불공정함이 아니다. ‘제한된 자원’이 바로 주원인이다. 재단의 주요 역할로서 신중한 과정을 통해 어떤 단체가 기금을 받을 수 없는지에 대해 결정하는데 이 불만스러운 과정은 최소화할 수 는 있으나 없앨 수는 없다. 재량권을 행사하는 것은 재단이 엄청난 가치를 사회에 기여하는 방법이다. 그러므로 힘의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방법에서 법적으로 재단이 더 투명해야 한다는 주장은 맞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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