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사회적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비영리, 정부, 영리의 경계를 넘나드는 광범위한 협력과 연대가 필요합니다. 지난 포스팅 성공한 비영리단체의 6가지 습관에서 소개한 6가지 습관 중 네 번째도 ‘다른 비영리단체와 연대하라‘였죠. 하지만 해결해야 할 사회적 이슈는 광범위한 반면, 그 이슈를 해결하려는 주체는 개별 단체에 국한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모든 이슈에 늘 연대와 협력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지역에 마을 도서관을 짓거나 재래 시장을 리모델링하는 등 특정 사안에 대해서는 개별 단체들이 훨씬 기민하게 움직이며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한다거나, 교육 시스템을 향상시키는 등 달성하고자 하는 변화의 폭이 넓고 깊을 때, 개별 단체들의 활동만으로는 목표를 성취하기 어렵습니다.
오늘은 공동의 활동으로 더 큰 사회적 변화를 만들어낸 미국의 사례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은 개별 단체의 이해관계를 중심에 두고 연대를 만들어가는 대신, 처음부터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사업의 과정과 결과, 성과 측정까지 새롭게 틀을 짜서 구조적으로 접근했다는 점입니다. 이 분야의 사례를 연구한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의 필자, John Kania와 Mark Kramer는 이러한 새로운 접근법을 collective impact(공동의 임팩트)라고 명명합니다. 아래 글은 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의 ‘collective impact‘ 원문을 번역 및 요약한 글입니다. 원문이 길어 2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한 때 고등학교 졸업률이 최고에 달했던 미국은, 최근에는 글로벌 리더 국가 순위에서 24개 국가 중 18위에 그치고, 매년 10만 명의 학생들이 중학교를 졸업하지 못하는 등 공공 교육 시스템의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교사와 정부, 비영리 단체들의 노력과 수많은 투자로 개별 학교의 질은 높아졌지만 교육 시스템 전체는 뚜렷한 진보를 이루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신시내티에서 주목할만한 사례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Strive는 학생들의 낮은 학업 성취도에 대한 문제의식 속에서 지역의 교육 현실을 향상시키고자 북부 캔터키 지역의 리더들을 불러모았습니다. 이 그룹은 발족 이후 4년 동안 공립학교 근방의 수십 개 지역에서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향상시키는 데 성공합니다.
미국에서 수많은 노력들이 좌절을 거듭하는 가운데, Strive는 진척을 보인 이유는 뭘까요? 이는 지역의 핵심 리더 그룹들이 학생들의 학업 성취를 증진시키기 위해 개별적인 아젠더를 버리고 공동의 접근을 시도했기 때문입니다. 이 리더 그룹은 영향력있는 개인이나 재단 대표, 시 공무원, 학교 지구 대표들, 8개 대학의 학장, 교육 관련 단체와 애드보커시 그룹의 집행위원 등 300명 이상을 포함합니다.
이들은 더 나은 방과후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시스템의 일부를 고치는 것은 교육의 모든 분야가 동시에 개선되지 않는다면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아무리 혁신적인 조직이어도 그것을 홀로 성취할 수는 없었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요람에서 직장까지’ 아이들의 모든 삶의 단계가 더 나아지도록 하는 것을 공동의 미션으로 삼고 서로 협력하기로 합의합니다.
Strive는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더 많은 후원을 받기 위해 애쓰지 않았습니다. 대신 신중히 구조화된 프로세스를 통해 공동의 목표와 동일한 방식의 성과 측정 기준이 전체 교육 커뮤니티에 안착되도록 노력했습니다. Strive에 참여하는 단체들은 지난 3년 간 2주에 한 번씩 만나 공동의 성과 측정 지표를 발전시키고, 그들의 성취에 대해 토론하고, 무엇보다 서로의 경험을 통해 배우고 지지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여해왔습니다.
Strive는 collective impact의 좋은 예시로, 이는 특정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다른 섹터의 그룹들이 모여 공동의 아젠다를 공표하고 활동하는 것입니다. 연대 자체는 전혀 새로운 게 아닙니다. 소셜 섹터는 파트너십, 네트워크, 공동의 노력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하지만 collective impact의 발단은 명백히 다릅니다. 대부분의 연대와는 다르게 collective impact는 집중화된 인프라, 헌신적인 활동가, 공동의 아젠다, 공동의 측정가치,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 모든 참여자가 서로의 활동을 증강시키는 구조화된 프로세스를 포함합니다.
비록 collective impact의 사례는 드물지만, 또 하나의 성공 사례가 있습니다. 1993년 버지니아의 남동부 지역의 Elizabeth River를 깨끗하게 살리는 것을 미션으로 Elizabeth River Project가 시작됩니다. 이 강 주변은 수십년 동안 산업 폐기물 쓰레기장이었습니다. 그들은 시 관계자, 재단, 단체, 기업, 학교, 커뮤니티 그룹 등 100여명의 사람들을 모았고 강 유역을 복원하기 위한 계획을 짰습니다. 15년 후, 1,000에이커 이상의 강 유역 땅이 보존되거나 회복되었고 심각한 발암 물질도 6배나 줄었습니다.
서머빌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아동 비만을 예방하고 줄이기 위한 시 차원의 노력도 좋은 예입니다. Mass.라는 이 프로그램은 정부 관계자, 교육자, 기업, 비영리, 시민들을 참여시켜서 ‘건강’에 대해 함께 정의하고 과체중을 막고자 했습니다. 학교들은 더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고, 영양에 대한 교육과 신체 활동 촉진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저지방의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는 지역의 음식점들은 시로부터 인증서를 받았습니다. 또한 시는 할인된 헬스클럽 멤버십 카드를 제공하는 등 모든 시민들에게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의 인센티브를 제공했습니다. 심지어 인도를 새롭게 정비하고 색을 다시 칠해, 아이들이 학교까지 걸어가는 것을 장려했습니다. 그 결과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아동 비만의 수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심지어 기업들도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ollective impact를 만들어내기 시작합니다. M&M’s, Snickers, Dove 등 초컬릿 브랜드의 제조업체인 Mars는 그들이 코코아를 대량 생산하는 코트디부아르 지역의 500,000명 이상의 가난한 코코아 농부들의 삶을 증진시키기 위해 비정부기구, 지자체, 심지어 경쟁 업체들과도 협력합니다. 그들은 조사 결과 더 나은 농업 기술과 작물 저장 방법을 도입한다면 한 헥타르당 산출물을 3배 이상 증가시키고 농부들의 수입을 극적으로 늘리며 Mars의 지속적인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음을 확인합니다. Mars는 이를 위해 여러 비정부 기구들과 협력했습니다. 코트디부아르 정부는 많은 농부들을 양산했고, 월드뱅크는 새 도로 건설을 지원했고, 후원자들은 커뮤니티에 헬스케어, 영양, 교육 등을 지원하는 비정부기구들을 지원했습니다.
이 예들들로부터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거대한 사회적 변화는 개별 단체들로부터가 아니라 섹터를 넘나드는 협력으로부터 온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접근의 효과성에 대한 근거는 아직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비영리, 정부, 기업, 공공 영역이 collective impact를 만들기 위해 공동의 아젠다 위에서 협력한다면 가장 심각하고 복잡한 사회 문제들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은 자주 일어나지 않습니다. 불가능하기 때문이 아니라 거의 시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재단 등 자금 제공자들과 비영리들은 collective impact의 가능성을 쉽게 간과합니다. 왜냐하면 변화의 주요 수단으로 독립적이고 개별적인 활동에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Isolated Impact
재단 등 자금 제공자들은 많은 기금 신청자 중 일부를 선정해야 하는 과제에 놓여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단체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하는지 규명해야 합니다. 단체들은 그들의 활동이 얼마나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는지 강조하며 다른 단체들과 경쟁합니다. 그들은 비슷한 이슈 속에서 다른 단체들과는 차별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잠재성 여부로 평가됩니다.
요약하면 비영리 섹터 대부분, 우리가 Isolated Impact(고립된 임팩트)라고 부르는 접근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 단체 안에서 해결책을 발견하고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가장 효과적으로 활동하는 단체들은 성장하면서 영향력이 점점 확장되고 있다는 희망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마치 연구소 안에서 치료법이 발견되듯, 실패한 학교 정책에 대한 해결책이 이미 존재하고, 그것은 오직 발견되기만 하면 되는 것처럼 가장 효과적인 솔루션을 찾습니다. 그 결과 거의 140만개의 비영리들이 거대한 사회 문제에 대해 독립적인 해결법을 창조하려고 노력합니다. 특히 벤처 필랜스로피와 소셜 벤처의 확산은 높은 성과를 이루는 단체들을 가려냈고 그들로부터 많은 이익을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이는 몇몇 선택된 단체들만이 사회적 진보로 가는 열쇠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모든 사회적 문제들이 collective impact를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사실 어떤 문제들은 개별 조직들이 더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가령 대학 장학금을 모금한다거나, 병원을 짓는 일, 푸드 뱅크의 재고 정리 시스템을 도입하는 일 등. 그러나 공교육 시스템에 변화를 주는 일, 습지 환경을 복원하는 일, 지역 건강을 증진시키는 일 등은 효과적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서로 협력하고 배워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 개별적인 행동을 변화시켜야 합니다.하지만 지금처럼 복잡하고 상호의존적인 세상에서 이러한 접근법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근거는 미약합니다. 어떤 개개의 단체도 주요 사회적 문제에 대한 책임은 없으며, 각각의 단체가 그것을 치유할 수도 없습니다. 현재 추앙받고 있는 비영리단체들은 US의 수 천만 아이들에게 도달하기 위해 10년 이상 걸렸고 물론 그 성과를 찬양할만하나, 도움이 필요한 US의 수 백만 아이들에게 도달하기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Isolated Impact에서 collective impact로의 전환은 단지 더 나은 협력이나 파트너십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는 단체 간 관계와 공동의 목표, 사회적 영향력을 이끌어내는 구조적인 접근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이들의 활동을 성공으로 이끄는 데 필요한 기술과 자원을 가지고 있는 비영리 경영 단체들의 협력도 요구됩니다.
좋은 글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더 큰 사회 변화를 만들기 위한 collective impa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