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은 좋은 일을 위해 어떻게 사용될 수 있을까?

최근까지 엄청난 이슈였던 ‘비트코인’ 덕분에 제게는 ‘기술과 가능성보다 뭔가 위험한 거 아니야?’ 라는 생각이 더 강했습니다. 한창 논란이 많았던 올해 1월, JTBC의 비트코인 토론 방송을 보고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이 다르다는 걸 겨우 인지할 정도였는데, 좀 더 관심을 갖고 나니 페이스북이나 유관기관에서 관련 영상과 행사들이 자꾸 눈에 보입니다. 

올해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는 ‘블록체인을 이용한 NPO 활동사례 연구’를 준비하며 각종 자료를 살펴보고 행사에도 참여했습니다.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인터넷이 처음 출몰했던 1990년대 초반에 느꼈던 그런 기시감이 듭니다. 인터넷이 뭔지도 몰랐는데 10년도 채 되기 전에 세상은 인터넷 없이 상상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 또한 그렇지 않을까요?

투자자들뿐 아니라 이미 기업에서 활용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과연 NPO에서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요? 이미 활용하고 있는 사례는 있을까요?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이런 질문을 가지고 함께 공유하면 좋을 자료를 선별하여 정리해보았습니다.  

1. 블록체인 기술의 기원, 철학, 개념

첫 번째 영상은 블록체인이 출연한 배경과 산업혁명 이후 우리의 새로운 문명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설명해줍니다.

두 번째 영상은 기술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설명과 중앙집중화와 부의 편중문제, 공유 경제가 정말 공유하고 있는지를 다룹니다. 그리고 블록체인을 이용한 재밌고 쉬운 활용 사례를 볼 수 있습니다.

2. 글로벌 활용사례

Blockchain for Social Impact : Moving Beyond the Hype

출처 : https://www.gsb.stanford.edu

페이퍼 다운로드

 비영리에서 블록체인기술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자료집입니다. 블록체인과 토큰, 암호화폐에 관한 기본 개념 설명이 쉽게 되어 있습니다. 특히 글로벌 활용사례를 통해 비영리 분야인 기부, 의료, 금융, 개인식별 영역에서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 소개합니다. (자료를 발견하게 해준 페친 김태완 님께 감사드리며, 언젠가 기회가 되면 번역본을… )

3. 국내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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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작년부터 블록체인을 활용한 해외 비영리 사례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2017 NPO페어에서는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을 통해 온라인 투표 솔루션과 신원증명을 시도하는 데모크라시 어스 Democarcy Earth가 소개되었고, ‘Blockchain for Good Society’에서는 저소득층을 위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코라 KORA, 탈중앙화와 금융에코시스템을 지향하는 라라월드 Lala World , 위 보고서에서도 언급된 빈곤층과 투자자 수익을 연결시키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루트프로젝트 RootProject 등이 소개되었습니다. 

서울시NPO지원센터 네트워크포럼과 아산나눔재단 N포럼에서도 사회변화를 위한 블록체인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 2018NPO페어에서도 주요 세션으로 다루어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국내에서 구체적으로 사업이 수행되고 있거나 진행하는 곳을 조금 더 소개해보겠습니다.

  • 카카오 그라운드X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블록체인”(Blockchain for Social Impact) 행사를 열고, 탈중앙화를 통해 소셜임팩트를 구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관련글).
  • 팬임팩트코리아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한 스마트 SIB(사회성과연계채권)을 개발하였고, 최근에는 당선된 지자체장 중 서울시, 성남시, 부산시장의 공약을 블록체인에 심고 신뢰코인 크레드를 발행해 공약 이행률을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하였습니다(관련기사).
  • 비영리 기관 중에는 W재단이 블록체인기반의 W Green Pay를 이용해 환경관련 책자구매와 온실가스 감축운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관련기사) .
  • 노원구의 지역화폐 ‘노원(NW)’은 일부 블록체인기술을 활용했습니다 (관련기사).

아직 블록체인의 작동방식과 체인이 만들어지기 위한 합의 등 기술적인 영역은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겠지만, 이쯤되면 어떤 가능성이 있는지 감이 좀 오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현재 있는 기술을 모두 블록체인 기반으로 바꾸는 준비를 해야 하는가와 같은 질문에는 조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라운드X 이종건박사의 설명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돈을 빌리고 저축할 은행이 없는 저개발국에 어떤 사람의 전 재산이 돼지 한마리인데, 이 돼지를 판 돈의 1/5 만 현재 필요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돼지를 더 오래 키우면 더 비싸게 팔 수 있을텐데, 지금 돼지를 팔아버리기엔 너무 아깝고, 그렇다고 돼지의 일부만 팔 수도 없는 일이지요. 블록체인기술을 활용해 코인을 발행하면 이 사람은 돼지를 팔지 않고도 코인거래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수 있습니다. 은행 없이 말이지요.

즉, 저개발국가의 경우 선진국처럼 기술의 진화 단계를 완전히 뛰어넘어 엄청난 임팩트를 낼 수 있습니다. 이런 임팩트가 선진국에서 가능할지, 꼭 블록체인을 활용할 ‘필요’가 있을지에 대한 고려가 가장 먼저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블록체인 관련 국내 사례와 좋은 자료를 제보해 주시면 다음번에 또 정리하여 공유할 수 있습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NPO운영사례 연구’에 관한 제언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 

함께보면 좋은 글 : Blockchain for Good 행사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