른 세 번의 보신각 종소리와 함께 2011년은 현재형을 상실했다. ‘지난’이란 수식어가 붙어야만 하는 2011년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변화무쌍했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를 필두로 시작된 경제위기는 그다지 호전되지 못한 채 OWS(Occupy Wall Street)로 이어졌고 디지털혁명으로 불리는 아랍지역의 정치적 변혁은 프라하의 봄을 빗대어 ‘아랍의 봄’이라 불리워졌다.  이 과정에서 99%, 1%, SNS 등은 사람들의 입에 쉼없이 오르내렸다.

사진: 크로니클

                                                                                               
패션계에서는 모던 시크, 네오 코스모폴리탄이라는 전문용어가 횡행하였고 IT분야에서는 잡스의 사망과 LTE, 클라우드가 유행어의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그렇다면 비영리섹터는 어떠한가? 비영리섹터에서도 이와 비슷한 유행어들이 있다. 아마도 지난 한 해 동안의 비영리섹터의 움직임을 콕 짚어내는 말들이 아닌가 싶다. 크로니클이 꼽은 2011년 비영리섹터를 휘저은 베스트 키워드를 소개한다.

 

1. # 해시태그
트위터의 위력은 마침내 비영리부문을 강타했고 너나 할 것없이 트위터 바다에 몸을 던졌다. 트윗의 홍수 속에 유유상종의 묶음으로 등장한 해시태그가 트위터의 파괴력과 함께 2011년 최고의 키워드로 꼽혔다.

2. Amplify 확장
소셜미디어의 영향으로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하고 소셜펀딩이 시도되면서 기부와 자선의 새로운 가능성은 넓어졌다. 이로부터 지평의 확장과 확대가 주요 키워드로 등장했다. “Amplify and Magnify”

3. Disruption 단절
개선이 아닌 기존으로부터 완전히 떨어져나온, 철저한 단절로부터 만들어지 전혀 다른 새로운 창조의 출발점 이노베이션의 대체 개념으로 주목받았다.

4. Shape-shifting 전환
비영리의 영리로의 전환. 비영리재단으로 출발해 보험회사나 대출은행으로 전환한 경우는 이미 90년대에 등장했지만 2011년 들어 Jumo란 비영리단체가 기업에 팔리는 시점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이슈가 되었다.  

5. Evidence-based practice 근거중심
의학에서 유래된 개념으로 전문가의 의견과 연구결과에 대한 평가를 정확하게 실시하는 통합과정으로 이뤄진다. 또한 이 과정에서 얻어진 정보를 이용하여 실제에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6. Infographics 인포그래픽
백문이 불여일견! 스타일리시한 비주얼로 압축적으로 말하라!

7. Charitable tax reform 기부세제개혁
미국에서는 지난 해 기부관련 세재개혁에 대한 논의가 뜨겁게 진행되었다. 세제감면 대상단체에 대해 강화된 지침이 만들어졌고 보고서 제출기한을 지키지 못한 단체에 대한 세금감면 조치가 취소되기도 했지만 논의는 여전히 진행형.

8. Storytelling 스토리텔링
인간적 가치와 본능적 감성에 귀를 기울이는 스토리텔링 또한 2011년의 주요한 키워드였다. 그래프와 숫자로 가득한 앙상한 메시지가 아닌 풍부한 감성으로 데이터를 풀어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방식이다.

9. Collective impact
정부와 기업, 비영리와 시민단체가 협력한다는 건 전혀 새로운 게 아니다. 하지만 콜렉티브 임팩트’란 전문용어를 통해 다시 거버넌스를 통한 공익의 확대가 얼마나 유효할 수 있는지가 새롭게 주목받았다.

10. Social-impact bonds 소셜임팩트 펀딩
미국과 영국에서 도입된 새로운 형태의 비영리 펀딩방식으로 개인투자자가 특정한 비영리 프로그램을 펀딩하고, 펀딩을 받아 실행된 프로그램이 목표를 달성하게 되면 정부가 개인투자자에게 펀딩액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정부는 투자금 지급을 하지 않는다. 크라우드펀딩 시스템에 정부의 역할이 편입되어 삼각편대를 구성하는 거로 이해하면 쉽다. 그 효용성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2011년 주요 키워드임에는 틀림없다.

 

른 세 번의 보신각 종소리와 함께 2012년은 현재형이 되었다. 그렇다면 작년을 수놓은 최고의 키워드를 뒤로 하고   비영리섹터에 던져진 과제는 무엇일까? 시지프스의 어깨에 지워진 돌멩이의 모양과 크기는 단체마다 다르겠지만 비영리의 언덕에 던져진 새로운 도전은 무엇일지 살펴보자.

사진: 크로니클

                                                                         

1.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와 기부, 그리고 99%
OWS로 대변되는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의 심화는 2012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따라서 비영리단체는 기부이슈를 세팅하고 그 영향력을 다수, 99%에게 확대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2. 지원금 축소에 대한 대책
세제감면 및 후원금 축소로 인해 겪을 수 밖에 없는 재정상 어려움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지원금이나 기업후원금이 유동적인 상황에서 어떤 단체든 재무안정성 확보를 위한 근원적 대책 – 개인기부 볼륨 확대, 사업구조 조정, 캠페인 -이 수립되어야 한다는 점은 다르지 않다.  

3. 세대간 갈등의 완화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와 20대의 세대갈등은 깊어지고 있다. 노후준비가 부족한 은퇴예정세대와 실업위기에 몰려있는 청년세대의 불안감이 날카롭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갈등완화를 위한 방법이 마련되어야 한다.

4. 성과에 대한 요구 증가
비영리의 사업효율성에 대한 평가, 사업성과에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로부터 기부금 중 사업비와 운영비의 비율에 대한 논의도 재점화되고 있다. 물론 쉽게 답을 찾고 있지는 못하다. 하지만 성과측정에 요구가 있으리란 걸 예상해야 한다.

5.혁신과 경쟁, 비영리 하이브리드?
영리적 경영모델을 비영리에 차용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해 캘리포니아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기업구조가 만들어졌는데 영리와 비영리의 하이브리드이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트렌드가 비영리부분에 미션추구의 새로운 길을 밝혀줄 지 아니면 재무구조를 탄탄하게 만들 안전판이 될 지는 두고 볼 일이다.

사진: 크로니클

                                                                            

참고:
http://philanthropy.com/article/Philanthropy-Buzzwords-of-2011/130151/
http://philanthropy.com/article/5-Challenges-for-the-Nonprofit/130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