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발행되는 SSIR(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의 2013년 여름호 원고입니다. 이 글은 도움이 필요한 지역의 솔루션을 정부나 전문가가 만들어서 배포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민 스스로가 갖고 있는 지식들을 체계화하여 공유할 수 있게 하고, 그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론적 배경을 제공함으로서 좀 더 실질적인 문제해결을 해 나갈 수 있다는 내용이며, 그 좋은 사례로 인도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에서 참여하고 있는 Honeybee Network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언뜻 보면 저개발국 기술혁신에 대한 내용인 것 같지만, 서비스 제공자와 서비스 수혜자의 구분을 허물고 대중들이 갖고 있는 실질적 지식의 체계화와 공유가 큰 사회적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도 힌트를 주는 내용입니다.

글이 너무 길어서 저자가 풀뿌리 혁신을 활성화하는 법으로 추가한 테이블은 다음 글에 나누어서 번역하여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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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혁신의 가능성 _ Tapping the Entrepreneurial Potential of Grassroots Innovation.

이 글은 록펠러 재단의 지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개발도상국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서민의 문제들은 개발 기획자에게 복잡한 도전과제를 제기한다. 그러나 많은 도전과제들이 그러하듯, 이는 창의적인 공동체나 개인들에게 다른 방식의 해결책을 개발해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내가 이십년 이상 밀접하게 관여했던 풀뿌리 혁신도 이런 경우 중 하나이다.

서민을 돕기 위한 전통적인 방법은 top-down이었다. 이는 정부, NGO, 기업부문이 해결책을 만들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많은 대기업들은 상품과 서비스를 하층민이 구입할 수 있는 가격으로 생산하여 제공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부문, 정부, 구호기관들은 아이디어나 혁신적 상품, 서비스가 풀뿌리에서 도움을 받는 사람들에 의해 디자인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서민들이 도움을 주는 사람들과 나누는 화답이 있었는가에 대한 질문도 거의 없다. 수천억불의 돈이 개발원조를 위해 사용되었지만, 우리는 온오프라인에서 서민층 스스로가 개발한 혁신적 솔루션에 대한 사례들을 많이 찾아볼 수 없다.

우리는 하층의 사람들에게 특정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의 장점을 폄하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가난한 사람이라고 해서 지식, 윤리, 혁신성에서도 가장 하층이지는 않다는 것이 사실을 간과해서도 안된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풍부하게 가진 자원에 기반하여 진행되지 않는다면, 개발과정은 품위있거나 상호 존중적이 되기 어렵고 사회적으로 배우는 문화를 강화할 수 없게 된다.

취약계층 공동체간의 사회적 갈등과 불안이 증폭됨에 따라. 개발에 있어 이런 포괄적 접근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많은 정부들이 지역사회나 개인의 아이디어나 상상력에 투자하기보다 반역자나 극단주의자로 여겨지는 내부인과 싸우는데 더 많은 자원을 사용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빈곤한 사람들을 구호, 도움, 충고나 기업물품/서비스의 sink(수혜처)로 취급하는 대신, 우리는 그들은 아이디어, 혁신, 그리고 공공과 민간 기관이 참여하는 공식 협의를 위한 Source(자원)으로 여겨야 한다.

많은 혁신가들은 하나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완성된 솔루션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간혹 사건사고가 새로운 발견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혁신은 특정 영역에서의 아이디어가 완전히 다른 영역에 적용될 때 발생할 수도 있다. 나는 이런 것을 아날로그 이노베이션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라자스탄의 유수프라는 혁신가는 트랙터 뒤에 당겨져서 땅콩을 캐는 수확기를 개발했다. 이 도구가 끌려가면서 토양과 콩깍지를 퍼올려 흔들어 토양만 떨어트리고 콩만 남긴다. 인도의 다른 파트의 기업가가 이 수확기에 대한 소식을 들어 기술의 특허를 등록한 후 해변 청소기에 적용했다. 원리를 똑같지만 그 영역은 완전히 달랐다.

우리가 창의적인 풀뿌리의 지식시스템을 인지하고, 존중하고 보상하기만 한다면, 공식 비공식 영역 간의 교류의 장이 만들어질 수 있다. 지역사회와 개인들이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과학기술, 디자인, 투자자본과 잘 엮어서 상품과 서비스로 전환시킬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풀뿌리 혁신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대중의 지식에 기반하여 만들기

혁신에서 풀뿌리적 접근을 채택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 접근을 채택하기에 앞서 우리는 자연, 사회, 윤리, 그리고 지적 자본들간의 상호영향관계를 잘 이해하고 재개념화해야 한다. 자연 자본은 사회가 자원들에 구분선을 긋고 개인이나 집단의 소유권을 주장하기 시작했을 때 등장한 최초의 자본이다. 자원 주변의 경계선이나 그로부터 끌어낼 수 있는 한계치 같은 것이 그 자연 자본의 가치를 결정한다. 이는 보관, 교환, 혹은 소비될 수 있다.

집단 규범에 대한 존중은 사회적 자본을 만들어낸다. 이는 신뢰에의 의존, 상호호혜, 타인에 대한 제제을 요구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구멍이 작은 그물로 고기를 잡는다면 작은 고기까지 잡을 수 있어서 그 개인에게는 이득이 되겠지만 공동체에게는 손해를 끼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공동체는 이런 행위를 제재하고 위방자에게는 벌칙을 준다.

개인이 스스로의 행동을 내부적으로 규제한다면, 이는 윤리자본이라 한다. 우리가 이것이 어족 보존의 전체적 측면과 지속가능성의 측면에서 좋지 않기 때문에 산란기에는 어업을 하지 않도록 스스로 규제한다면 이는 윤리적 자본을 형성하게 된다. 여기에는 어떤 외부 규제도 없고, 오로지 내부적 죄책감이나 책임감이 있을 뿐이다.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을 규제하거나 (자연이나 다른)자원을 적정하게 관리하는 다양한 방법에 대한 지식은 지적 자본을 형성한다. 지적재산권에 의해 보호받는 것은 실제 지적자본에서 아주 일부에 불과하다.

기업가적 성과는 자원에 대한 개별적, 집단적 접근도에 따라 달라진다. 혹은 자원을 투자로 전환할때 사회적, 윤리적 자본을 염두에 두고 있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풀뿌리 혁신가들은 대체로 엄청난 정도의 사회적, 윤리적 자본을 도입한다. 그리고 이러한 혁신은 종종 자연자본의 재생가능성을 강화한다.

그러나 모든 혁신가나 혁신이 지속가능성이나 사회전체적 선에 기반하고 있지는 않다. 어떤 경우에 혁신가들은 사회적 윤리적 자본을 간과하거나 저해함으로써 그 반대의 일을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물고기를 잡기 위해 물 속에서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리는 것은 성과는 있겠으나 전혀 지속가능하지 않은 행동이다.

 

풀뿌리 혁신 만들기

풀뿌리 혁신은 기존의 시스템과 업무가 대중의 필요를 충족시키지 못한 곳에서 생겨난다. 혁신은 뜻밖의 행운, 체계화된 실험, 시행착오, 혹은 새로운 방식의 솔루션 조합에 의해 만들어진다. 어떻게 보면, 공식과 비공식 섹터에서 문제해결의 방법은 비슷하다. 예를 들어 공식적 식물전문가는 원하는 특징을 가진 우량종을 찾기 위해 반복적으로 찾아내거나 기존 식물을 교배한다. 비공식 섹터에서의 농부도 같은 작업을 한다. Honey Bee Network의 활동에서 이러한 프로세스를 확인할 수 있다.

저소득층 인구가 많은 인도와 다른 나라들에서 가장 큰 사회적 문제는 소규모 농부들이 겪는 어려움이다. 지난 십년간 인도의 Maharashtra, Andhra Pradesh, Punjab 등의 지역에서 십만명이 넘는 농부가 자살을 했다. 그들의 자살은 Bt면 이라는 작물농사를 위해 너무 많은 빚을 졌으나 결국 갚지 못하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우리가 Maharasta지역 관련 가족들을 방문해서 해충문제해결을 위해 화학약품를 쓰지 않고(덜 비싼) 방법을 묻자 그들은 ‘모른다’라고 대답했다. 이는 정말 방법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이는 더 좋은 방법이 폭넓게 사용되지 못할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면은 인도의 화학살충제의 4-50%를 소비하는 작물이다. Haryana, Harbhajan Singh지역의 농부들은 새로운 방식의 줄을 통해 물을 대면 비용을 절반으로 낮추고 수확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살충에 드는 비용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면경작지 주변에 레이디스핑거라는 식물을 키우는 것도 해충을 제어하는 경제적인 방법이다. 레이디스핑거의 꽃은 면화와 비슷하게 생겼다. 면화와 같은 과이면서도 먼저 꽃이 핀다. 이것이 해충을 유인하여 면화에 입히는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이 작업과정에서 나는 농부들이 잘못된 이유에 기인하나 결국 옳은 일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배웠다. 어떤 농부들은 병아리콩 경작지 주변에 고수를 키웠는데, 해충을 쫓기 위해서였다. ICRISAT라는 단체에 있는 내 친구는 그 방법을 연구했는데 고수가 해충을 쫓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그 대신 과즙이 풍부하여 고수는 해충의 천적을 유인하는 역할을 했다. 결과는 똑같았다. 단지 그 아래의 로직이 달랐을 뿐이다. 이 사례는 공식적이거나 제도권 과학자가 일반인의 아이디어를 입증해주거나 전문지식을 보태주는 방식으로 풀뿌리 혁신과정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저런 솔루션들은 오픈소스 아이디어로서 쉽게 공유될 수 있다. 어떤 것은 전세계적으로 공유되기도 한다. Honey Bee Network의 혁신사례 오픈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도움을 받은 농부의 사례는 매우 많다. 하지만 이 데이터베이스가 여러나라 언어로 번역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Honey Bee Network의 경험

거의 25년 전에, 기업의 다양화, 탈중심화, 흩어져 있는 지역민 개발 솔루션 자원들이 없이는 폭넓은 발전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 모두에게 명확해졌었다. 우리는 풀뿌리에서 개발된 혁신사례를 찾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조직화하고 사람들이 삶과 공동체를 발전시키는 혁신에 사용할 수 있도록 풀뿌리에 제공하기 위한 단체로서 허니비 네트워크를 시작했다.

설립부터, 허니비 네트워크는 17만개 이상의 아이디어, 혁신사례, 그리고 545 인도지역에서 실행되던 전통 지식을 동원해냈다. 이들은 주민들이 살고 일하는 곳으로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찾아가서 모아온 것이었다. 소수의 아이디어들은 스스로 실행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로부터 전달되었다. 많은 경우 풀뿌리 혁신가들은 그들이 혁신을 해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허니비 네트워크는 꿀벌의 행동방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름을 착안했다. 우리는 사람들이 언제나 자신의 언어로 서로 배울 수 있게 하여 아이디어가 꽃가루가 묻듯 서로 수정될 수 있도록 하고자 했다. 우리는 자기의 지식이 본인의 동의나 참여 없이 사용되어 사람들이 섭섭하게 느끼게 하지 않는다. 그에 더하여 지식제공자는 익명이 될 수 없었다. 대신 그들의 존재가 제대로 알려지고 지적재산권은 보호된다. 지식의 상업적 사용에 따른 수입이 생기면 그 지식개발자에게 합당한 지분을 제공한다.

허니비 네트워크가 완결적인 조직적인 지원을 하기 위해서 우리는 몇 개의 공식적 조직을 만들었다.  the Society for Research and Initiatives for Technologies and Institutions(SRISTI) 1993; the Grassroots Innovation Augmentation Network (GIAN)1997; the National Innovation Foundation (NIF) 2000 들이 인도 재무부의 계획에 의해 과학기술부서 산하 자치기구로 만들어졌다.

2009년에 SRISTI는 500개 이상 기관으로부터 40만명 학생들이 진행하는 15만개 이상의 공학 프로젝트의 요약본을 보유한 웹포털(http://www.techpedia.in)을 만들었다. 이 포털의 목적은 비공식 영역, 소규모 산업의 문제를 학생들에게 과제로 제시하여 좀 더 포괄적인 개발이 가능하게 하려는 것이다.

허니비 네트워크는 75개국 이상의 나라에서까지 퍼져 있다. 인도 이외에서 가장 잘 되는 네트워크는 중국이고, 그 다음이 말레이시아이다. 중국은 이미 3천개 가량의 풀뿌리 혁신 데이터베이스를 갖고 있다. 제 1회 국제 풀뿌리 창의혁신 회의가 2012년 12월 중국 텐진대학에서 열렸다.

허니비 네트워크는 기술혁신의 영역으로 한정되지 않는다. 공동체가 자연자원을 관리하기 위한 혁신적 방침을 개발하는 공공재 기구나 혁신적 교육방법을 만들기 위해 헌신하는 교사들도 있다. 또한 실험과 창조적 전통을 이어가는 것으로 평가될만한 민속문화작업도 많이 있다. 아들 각자는 기록과 엔터프루너적 개발을 위한 방법을 필요로한다.

사회적 변화를 위한 기반 조성으로서 풀뿌리 혁신을 공고히 하는 것은 타당하고 현실적인 전략이다. 많은 나라들이 이런 혁신을 발굴하거나 만들어내고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소득격차가 커지고 사회적 갈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풀뿌리 혁신을 위한 정책적 기관적 영역이 넓어지기를 희망한다. 포괄적인 개발은 소외영역을 소외시키지 않는 자세를 요구한다.

 

 저자 Anil K. Cupta 는  Indian Institute of Management in Ahmedabad 의 교수이자 허니비 네트워크와 Society for Research and Initiatives for Technologies and Institutions의 코디네이터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