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6일(목)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강당에서 ‘한국모금가협회’ 창립 기념 컨퍼런스가 있었습니다. 

한국모금가협회는 우리 사회에 기부문화가 점차 확산이 되고, 모금단체들의 신뢰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현재 모금을 수행하는 모금가들에게 올바른 방향과 가이드를 제공해주고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것을 협회의 역할로 자임하였습니다. 

컨퍼런스의 기조연설은 ‘한국모금의 방향성과 모금의 윤리성’ 이란 주제로 박종삼 前월드비전 회장이 열어주었습니다. 이번 컨퍼런스에 참여하면서 모금의 윤리에 대해 한번 되집어 보았습니다.

모금단체의 투명성과 신뢰성

2012 기빙코리아 발표자료 ‘기부자가 기부 결정 시 고려하는 사항’

 

작년 10월 지라니 합창단 회장이 후원금을 유용했다라는 의혹과 함께 쓰레기 더미를 뒤지던 아동들이 합창단 활동을 통해 희망을 찾아간다는 감동적인 사연이 후원금을 늘리기 위한 거짓 사연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모금단체의 투명성 문제가 세간의 관심을 받았었습니다. 

모금단체의 투명성, 신뢰성은 다른 어떠한 곳보다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아름다운재단에서 조사한 자료(기빙코리아 2012)에 따르면 기부자가 기부 결정 시 고려하는 사항으로 기관의 신뢰성을 84.6%로 1순위로 꼽았으며, 기관 기부시에도 역시 활동내역 투명성을 84.9%로 가장 많이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기부문화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한층 높아지면서 이제는 ‘기부금 사용’뿐만 아니라 거짓 사연과 같은 ‘모금 행위(방법)’에 대한 윤리적 기준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모금 윤리

그렇다면 모금단체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위해 지켜야 할 ‘모금윤리’는 무엇일까요?

2006년 12월 7일 전 세계의 모금관계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모금의 책무성, 투명성을 강조하며 모금윤리에 관한 국제성명(International Statement of Ethical Principles in Fundraising)을 발표하며,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모금윤리를 제시하였습니다.  한국모금가협회에서도 역시 이 ‘모금윤리국제성명’의 원칙을 존중하고 이를 기초로 한  모금가 윤리강령을 발표하였습니다.

한국모금가협회의 모금가 행동원리

정직 

모금가는 사회적 신뢰감을 쌓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기부자를 비롯한 협력자들이 관련된 정보를 잘못 이해하는 일이 없도록 항상 정직하고 믿을만하게 행동해야 한다. 

존중

모금가는 자신의 업무와 소속기관에 대해 자긍심을 갖는다. 그 위에서 기부자와 수혜자의 존엄성을 인정하며 배려와 존중에 입각하여 행동해야 한다. 

신의

모금가는 열린 태로를 지향하며, 공공의 신뢰를 얻기 위해 책임감을 갖고 행동해야 한다. 이해관계에 얽힌 갈등, 개인 혹은 직업적으로 바르지 못한 행동을 통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지 않아야 한다. 

공감

모금가는 스스로 분명한 사명감과 목적의식을 가지고 모금에 임해야 한다. 또한 다른 모금가들도 함께 서약하고 지켜나갈 수 있도록 윤리적 기준을 제시하고 그 가치를 전달하여야 한다. 

투명성

모금가는 기부금의 모금은 물론, 기부금의 사용내역과 운용 등에 대해 정확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의 명확한 보고가 전달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또한 한국모금가협회에서 앞으로  매년 수집된 사례를 통해 모금가 윤리 가이드를 발표하고 있는 미국의 대표 모금가 협회인 AFP(Association of Fundrasing Worldwide)처럼 지속적인 모금현황 사례조사, 연구, 토론 등을 통해 한국의 문화적 맥락과 구체적 현실을 반영한 ‘모금가 행동원칙’을 제정하기로 했다니, 무척 기대되는 일입니다. 

모금의 메세지 

아프리카 구호광고 [출처 : 한겨레 기사보기]

 

박종삼 前월드비전 회장은 컨퍼런스의 기조강연에서 ‘모금가가 메세지다’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모금의 소극적 인도주의 실천의 이해에서 보다 적극적인 생명윤리적 책임사회 실현의 공적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패러다임이 개발되어야 하며, 전문모금가로서의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했습니다.

최근 들어 가난을 지나치게 선정적으로 다뤄서 모금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있는 모금광고에 대해 ‘빈곤의 포르노(Poverty Pornography)’라 부르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국내외 여기저기에서 모금성과에만 집중하며, 보다 자극적이거나 기발한 마케팅 기법에만 치중하며, 기부자에게 전달해야 할 진짜 메세지를 간과할 때가 많습니다.

‘모금 윤리’ 란, 올바른 기부문화를 위해서는 기부자에게 어떤 메세지를 전달해야 할 지, 모금을 어떻게 해야 할지, 그리고 사람(기부를 주고,받는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끊임없이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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