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자가 지금당장 기부하지 않고 유산기부를 하겠다고 하면 모금가는 어떻게 해야할까?

현재의 기부와 사후 기부 모두 기부로서 같은 가치를 가지는 것일까?

 

예전에는 충분한 부를 축적한 후 사후 재단을 만들거나 유산기부를 하겠다는 기부자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젋은 부자들이 생전에 재단을 만들거나 적극적으로 자선활동에 참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들은 왜 유산기부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사후 기부가 아니라 살아 있을때 기부하는 것이 어떤 면에서 더 나을까?

 

첫째, 사후 기부는 본인이 원하는대로 기부금이 사용되지 않을수가 있다.

실제 앤디워홀의 경우,  전재산을 본인이 원하는 문화예술 영역의 지원을 위해 재단을 만들기 원했는데 사후 여러가지 문제로 재단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원하는 곳에 돈이 쓰여져 변화되는 모습을 보고 살아생전 기쁨을 느껴야하지 않을까?

 

둘째, 미래의 가치보다 현재가치가 더 중요하다. 

워렌버핏은 자식에게는 최소한의 재산만 남겨주겠지만 생전에는 기부하지 않겠다고 했었다. 현재 기부 할 돈을 투자로 불려 미래에 더 큰 돈을 기부하겠다는 논리였다. 이에 로젠버그는 지금 기부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사회적 손실이 투자로 생기는 수익보다 클 수 있다며 기부를 늦추지 말라고 설득했다. 100달러를 투자해 10년뒤 1억달러의 수익을 낸다해도, 그 돈으로 도움을 받은 아이들이 성장해 10년뒤에 낼 사회적 경제적 파급력은 훨씬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로젠버그의 법칙(Rogenberg’s rule)이다. 그의 논리에 워렌버핏은 즉시 기부를 하기로 결정했고, 다른 부자들에게도 기부를 미루지 말라고 독려했다.

 

셋째, 현재의 문제가 미래의 문제가 될 수 없다.

전쟁후에는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이었겠지만, 21세기에 해결해야할 문제는 오히려 아동 비만이 되어버렸다. 현재에 방지하고 싶은 문제를 해결하면 미래의 문제도 방지할 수 있다. 사후에 필요한 명분(Cause)는 현재 본인이 알지도 못하는 것일 수 있다.

 

넷째, 필요한 것은 돈만이 아니다.

상당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은 그것을 이룰만한 지혜와 능력이 있을 것이다. 그 능력을 본인의 기부금이 잘 쓰여질 수 있도록 기여할 수 있다면 기부금을 통한 사회적 영향력(Social Impact)를 훨씬더 크게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래 소개하는 ‘자선 10계명’은 기부철학으로써 외우고 싶을 만큼 간결하고 매력적이다.

-자선연구가 월드메이어 닐슨, “미국 자선주의의 숨은 이야기 : 기부문화의 드라마”(1996)

 

1.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라. 임종 직전의 자선은 최악이다.

2. 자선은 단순히 돈을 기부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에너지, 아이디어, 리더십까지 온전히 내놓는 것이다.

3. 자신의 성향과 관심에 맞는 기관이나 기구를 찾아 기부하라.

4. 가족의 유대를 강화시키기 위해 가족재단을 만들지 말라.

5. 가족의 이름을 영원히 남기기 위해 재단 창설을 하지 말라.

6. 재단 이사회 구성에 친구나 회사 임원등을 편의적으로 임명하지 말라.

7. 재단 창설이 능사가 아니다. 새 재단이 왜 필요한가 곰곰히 생각하라.

8. 재단 운영에도 경영적 마인드, 기업가적 정신이 필요하다.

9. 재단의 영구적 존속을 꿈꾸지 말라.

10. 자선에도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도전정신이 필요하다.

 

 

참고자료

살아있을때 기부해야 하는 8가지 이유:  한국기부문화연구소 http://kicnpm.tistory.com/31

유레카 로젠버그의 법칙 : 한겨레신문  http://www.hani.co.kr/arti/SERIES/19/517894.html

존경받는 부자들 – 기부와 자선, 미국을 이끈다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75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