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15년 1월 출간된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총서 8권 ‘기부자의 7가지 얼굴’의 내용을 소개하고, 구매를 촉진하려는 의도로 작성되었습니다.

1. 고액모금을 하지 않는다

처음 모금교육을 받았을 때, 모금 피라미드를 배우면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지 않은가? 한국 비영리단체들은 ‘고액모금이 없거나 지극히 적은’ 경우가 많다. 즉, 피라미드의 윗부분이 없어서 삼각형이 되지 못하고 평행사변형에서 끝난다는 것이다. 물론 모금 피라미드는 단체나 명분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구성될 수 있지만, 내가 만난 전문가들은 어느 정도의 고액모금을 병행해야 안정적인 구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소액기부 중심의 재정구조는 기부자 관리비용이나 자연감소에 대비한 지속적 신규개발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고액기부를 통해 재정적 안정감을 높아지면 단체는 좀 더 혁신적인 시도나 발전적 도약을 시도할 수 있다고 한다.

2. 성공한 고액기부 사례를 무한반복 하고자 한다

일견 맞다. 기부자와 관계를 맺고 기부를 요청하고, 감사와 보고를 하는 수순이라는 기본적인 것이라면. ‘공식 석상에서 기부사실을 알리고 칭찬과 감사를 한다’는 매우 당연하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질 것 같지만, 실제 이것을 거부하는 기부자도 적지 않다. 모금의 초기에 성공적인 경험을 한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그러나 그 디테일 모두가 만능의 ‘성공전략’이 될 수는 없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이 우선 필요한데, 그 과정에서 노력과 시간, 실패의 비용들이 많이 든다. 차선으로 관련된 이론이나 사례집 등 ‘학습’을 병행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대면관계 시 선호하는 의사소통방식에 따라서 몇 가지 유형을 나누어 소개하는 교육이나 책이 있다. ‘기부자의 7가지 얼굴’은 고액기부자의 기부동기, 선호하는 기부방식과 기부자 예우 등에 대한 심층적 유형화 모델을 소개한다.

여기에서 시도한 기부자의 7가지 유형은 이후 기부자 이해를 위한 기본 모델로 받아들여졌다. 미국의 Hope consulting과 미국 Guidestar과 영국 New Philanthropy Capital ‘Money for Good’이라는 제목으로 7가지 유형별 기부자 조사와 그에 따른 기부시장전망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3. 모금의 시작과 성과를 연간 단위로 설정한다

‘그럼? 계획을 연간으로 짜지 어쩌라고?’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고액모금은 기부자와 ‘관계를 맺어가는 일’이기 때문에 그것이 일년 내에 완성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한 명의 기부자와의 관계를 위해 일년을 투자하는 기관도 많지 않다. 사실은 이런 식이다.

연말(혹은 창립기념일)이 다가온다 + 재정이 어렵다

→ 고액기부를 황급히 기획한다. 모금명분을 만들고 요청할 리스트를 작성한다. 사실, 이 때의 리스트는 이미 유명한 (잠재)고액기부자이기 때문에 이 사람들은 기부요청에 지쳐있을 가능성이 크다.

→ 어쨌거나 우리는 모금을 해야 하기 때문에 찾아가거나 요청편지를 보내거나 행사에 초대한다. 해본 일이 아니라서 몸과 마음이 힘든데, 고소득자 대상이라고 하니 초대장부터 행사 식사까지 들어가는 투자비용이 크다.

→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단체에 대해서 충분히 설득되지 않았기 때문에 무성의한 대답을 받는다. 그나마 인간관계가 얽혀 있거나 워낙 훌륭한 인격체인 사람들이 단체의 기대보다 적은 금액을 내어 성의를 표시한다.

→ 평가를 해보니 드는 노력에 비해 성과가 적다. 실망감이 큰 나머지 그나마 적은 금액을 낸 기부자에게 감사나 보고 등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다.

고액모금은 장기간의 관계형성 과정을 동반한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기부를 결정한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그 기부자에게 지속적으로 보고하고, 또 다시 기부할 수 있게 관계를 가꾸어 가야 한다. 연간 계획과 성과목표는 세워야 한다. 그러나 올해 만난 사람이 올해 안에 원하는 돈을 기부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기보다 몇 년을 두고 관계를 지속해갈 수 있는 방식으로의 접근이 필요하다. ‘기부자의 7가지 얼굴’의 2부는 이런 관계 맺기를 4단계로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4. 열정적으로 모금을 요청한다

모금 요청에서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은 ‘명분’이다.(당연한 얘기를….) 일단, 우리의 명분과 사업, 그 근거와 예상되는 결과에 대해 자신감 있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이란 상대방의 마음을 여는 것이다. 이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방이 말을 많이 하게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타인에 의해 자신의 생각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설득이란 상대방이 자신의 기존 생각과 받은 제안이 일치한다고 느껴서 행동하게 해야 한다. 이 원리는 비영리 마케팅을 다룬 총서 5권 ‘로빈후드 마케팅’에서도 잘 설명되어 있는데, ‘기부자의 7가지 얼굴’에서는 기부자와 모금가의 비전 엮기(Vision Craft)의 과정으로 설명하고 있다.

5. 완벽한 제안서 준비에 밤잠을 설친다

많은 단체들이 완벽한 모금제안서를 만들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이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모두를 만족시키는 완벽한 제안서는 없다는 것이다. 각 기부자의 스타일이나 관심사에 따라 중요한 문구가 달라질 수 있다. ‘기부자의 7가지 얼굴’에는 각 기부자 유형이 선호하는 내용, 단어들도 소개되고 있다.

그리고 좋은 제안서 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기부자에 대한 이해이다. 사전에 기부자와 관련된 정보를 최대한 조사하고, 만남을 가질 때 기부자와 친근한 사람의 ‘추천’이나 ‘소개’를 통해 접근하는 것이 좋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 과정을 통해 기부자와의 관계 진전과정을 압축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실제 미팅에 임할 때 나 스스로가 최선의 컨디션이어야 함을 잊지 말도록 하자. 경험 많은 모금가들은 신체적 컨디션을 위해 건강과 외모를 관리하고, 정신적 컨디션을 위해 모임 시간 전에 미리 도착하여 정신적 여유를 갖는다고 한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총서8]

기부자의 7가지 얼굴 : 고액기부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
러스 앨런 프린스·캐런 마루 파일 지음 | 박세연 옮김|나남 펴냄 | 서점 바로가기 

이 책은 비영리 모금 분야의 고전이다. 자산관리 컨설팅기관 대표와 코네티컷대학 교수가 미국의 고액기부자 218명을 조사한 뒤 유형을 분석했다. 기부자를 공동체주의자·투자자·사교가·보은자·노블리스·신앙인·이타주의자 등의 7가지 유형으로 나눈다. 

책의 가장 큰 강점은 고액기부자를 ‘고액’이 아닌 ‘기부자’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각 기부자 유형별로 기부 동기를 깊이 이해한다면 고액 모금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헤럴드경제] 2015-01-26 고액기부자들 “돈 낼 곳을 못 찾겠다”…왜?

※ 비영리를 위한 고액모금 특별교육 안내 <고액 기부자의 7가지 유형과 관계 모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