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7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한 입법토론회 – 시민참여와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이 진행되었습니다.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이하 기부금품법)은 ‘기부’와 관련된 대표적인 법임에도 규제적 요소 및 기부현장에 맞지 않음으로 인해 사실상 사문화 되어 왔습니다. 이에 정부는 18대 국회에 기부금품법 개정안을 제출하였으나 현장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여 개정이 아니라 개악(改惡)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지난 8월 3일에 19대 국회에서 다시 입법예고 되어 많은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기부문화연구소에서 지난 5월 22일에 진행한 “기부활성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 연구 발표회”에서 이 문제가 중요하게 제기되었고, 그 날을 계기로 시민사회단체와 모금전문기관, 재단들이 기부금품법과 관련된 적극적인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19대 국회의 행정안전위원회의 이찬열 의원, 진선미 의원실에서도 이 문제에 큰 관심을 보여주어, 국회에서 입법 토론회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 날, 토론회에서는 기부금품법을 다각도로 검토하였습니다.

헌법정신에 어긋나는 점은 없는지, 현장단체에서 겪는 어려움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 참조해야 할 해외법에 대해서도 두루두루 살필 수 있었습니다. 가장 강조되었던 것은 현재 입법예고 되어 있는 행정안전부 개정안의 ‘등록불가조항’의 독소조항적 성격입니다.

– 최소한의 규제만 둔다는 네거티브제로의 전환임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넓은 영역의 사업을 지목했고, 그 내용에 대한 해당부처의 해석권한이 너무 큼

– “영리․정치․종교 활동을 목적으로 기부금품 모집 등록 불가” : 너무 넓은 분야 포괄 하여 모든 활동이 제약될 수 있음. 예를 들어 기업의 기부연계 상품판매나 캠페인, 모든 시민사회단체의 활동을 ‘정치’라고 해석할 수 있음. 등..

–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에 찬성 또는 반대 활동을 할 목적의 사업 등록 불가” : 명백한 시민단체 활동 저해의 의도임

발제와 토론의 내용을 아주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1. 기부금품의 모집행위는 표현의 자유와 같이 그 내용에 대해 정부가 판단하거나 허가, 또는 금지시킬 수 없음. -> 기부금품의 모집행위와 별도로 기부금품에 대해 세제혜택을 주는 것은 별개의 문제임. 세제혜택을 어떻게 줄 것인가에 대해서는 정부의 의도에 따라 조정이 가능함.

2. 현장에서 준용이 가능하도록 수많은 시민사회단체의 현실과 변화하는 모금환경을 포괄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방향으로 법개정 필요함. 명확한 개념 및 등록주체에 대한 명시. 현실적으로 준용가능한 수준으로 요구하고, 여러부처(등록부처, 국세청, 기재부, 행안부)마다 각자의 보고/등록기준을 적용할 것이 아니라 통합적 보고 관리를 통한 행정비용 절감의 필요성

3. 기부자 권리보호를 위해 모금과정에서 단체가 모집자가 준용해야 할 기준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가야 함.

입니다. 향후 현장단체와 기부자, 관련 전문가들의 참여로 좀 더 발전적인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입니다.

그 동안 비영리단체의 사람들은 “우리가 일만 열심히 하면 떳떳하다”는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작 본인 단체를 위한 법적인 애드보커시에는 약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국사회는 분명히 발전하고 있고 서로간의 마음만으로 운영될 수 없는 시기이기 때문에 적절한 법의 제정과 적용이 필요해지는 시기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한국의 기부문화가 꽃피울 수 있는 적절하고 건강한 제도의 틀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