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9일 진행된 제9차 나눔지식네트워크 공동기획포럼은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민간 비영리 조직의 역할’을 주제로 개최되었다. 자립준비청년과 관련된 각 기관에서 주관한 사례를 소개함으로써 비영리조직, 기업과 정책 입안에 시사점을 전달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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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재단 연구파트 이영주 파트장,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정진경 부소장 (왼쪽부터)

기조발제: 덕성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정선욱 교수 <자립준비청년과 “함께 만드는새로운 자립을 향해>

정선욱 교수는 ‘인정이론’을 통해 인간 상호작용의 기초로서 상호 의존에 대한 이해를 제공했다. 살아갈 의지를 얻는 유일한 방법은 타인에게 인정(사랑, 존중, 가치부여)을 받는 것으로, 인정은 사회 정의 규칙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는 의미다. 자립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인간관계에서 동등한 의사결정과 충분한 인정이 나타나는지, 그리고 이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는지 조망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짚었다.

특히 수동적 의미의 용어인 ‘보호종료아동‘이 아닌, 능동적 의미인 ‘자립준비청년’으로 용어를 변경하여 성인은 책임성을 가지고 자기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자립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였다. 공동생산은 단순한 옹호와 역량 강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협력하여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동등한 상호호혜적 파트너쉽 속에서 공동 설계하고 공동생산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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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성여대 사회복지학 전공 정선욱 교수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나눔문화연구소 김소영 연구위원 <희망디딤돌 사업의 성과와 과제>

김소영 연구위원은 ‘보호아동은 보호아동인 시점에서부터 점진적으로 자립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환기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변화가 주거의 변화이기에 주거 전환 관점에서 주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전환기에 가장 힘든 것’에 대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주거의 변화가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독립된 주거공간을 제공하는 주거우선 전략은 자칫 지역사회 내에서의 잠재적 고립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들에게 적절한 주거 선택지를 다양하게 제시해야 하며, 점진적 전환이 가능한 ‘전환주거’의 필요성에 따라 희망디딤돌 사업을 착수하였음을 밝혔다.

※ 희망디딤돌 사업: 자립 준비 청소년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자립을 준비하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주거공간, 교육을 제공

희망디딤돌 사업을 통해 보호아동과 자립준비청년들의 가장 큰 욕구인 ‘안정한 독립’를 위한 준비와 경험을 제공하였으며, 대상자들의 재정과 진로 탐색 관련 정보를 확보한 후 안정적인 상태로 독립 가능하도록 지원하였다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한다. 나아가 지자체 중심의 민간 주도 사회서비스 거버넌스 모델을 제시하였다는 시사점도 있다. 마지막으로 보호아동과 자립준비청년의 자립 역량 강화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하며, 보호(종료)아동의 자립에 있어서 고립 예방과 사회적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지역사회와의 연계 강화/지역에 특화된 모델 추구 탐색이 꾸준히 진행되어야 하며 ‘전환주거+지원서비스’ 모델을 지속하여 이들을 위한 서비스를 다양하게 구성하고 동일 모델의 복제/확산, 추가 서비스 추가 등 지원 방안의 다양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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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공동모금회 나눔문화연구소 김소영 연구위원

[포럼 당일 질문에 대한 응답]

Q1. (희망디딤돌 사업에 참여한 청년들이) 자립체험관에 살면 약간의 자유 제약이 있을 것 같은데 답답해 하거나 살기 싫어 하지는 않나요? ​그리고 주거라는 게 청년들이 일자리가 있는 지역에 살고 싶어 할 것 같은데 서울에 자립 주택 건축이 가능할까요? 땅값과 건축비 등 부담이 있을 것 같습니다. 

A1. 자립체험 프로그램은 자립을 준비하는 보호아동들(13-18)이 와서 2박 3일, 3박 4일 등 캠프를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보호 종료된 청년들은 원룸에서 생활을 하는데, 그 곳을 자립체험관이라고 부르지는 않습니다. 완전히 독립된 원룸 형태의 집이지만 모여 사는 곳이기 기는 하지만 운영하는 기관에서 독립 주거, 독립생활을 철저히 보장을 하셔야 하는 것이 기본 원칙입니다. 통금 시간, 친구를 데려오는 것, 음식을 시켜먹는 것 등 개인 사생활 관련해서는 제약을 해서는 안되는 것이죠.

다만, 여전히 이곳을 준 시설 정도로 오해하는 부분이 없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이 점은 운영기관이나 거주하는 청년들 모두 공통으로 잘 인식을 해야 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안전 차원에서 출입문이나 복도 CCTV 등에 동선이 파악되는 것도 불편해 하는 청년들이 있었습니다. 말씀하신 우려처럼 이걸 통해 시설 선생님처럼 청년들의 드나듦을 파악한다든지 하는 것은 안되는 일이지요. 말씀하신 것처럼 청년 주거는 접근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실제 희망디딤돌 사업도 서울이 어떻게 추진될 지는 다소 모호하다고 들었습니다. 아마도 서울시는 독자적인 모델을 추구하기도 하고, 동시에 비싼 땅값 때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주요 대도시에서도 기부금액 50억으로 건물을 얻거나 리모델링을 하는 것이 다소 예산 제약이 있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예산이 모자란다면 지자체가 함께 협력해서 모금을 추가로 하거나 재정 지원을 더 하는 것도 모색해 볼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정 예산 제약이 있으면 규모를 축소하는 것도 방법이고요. .

Q2. 공유 주택의 보증금 없는 월세 위주로 정부 지원책을 마련하는 게 어떨까요? 자립준비청년에게 목돈이 없는 경우가 적지 않을뿐더러, 전세 대출을 받는다 할지라도, 보증금 반환 및 대출 이자 변동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니까요.

A2. 네,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목돈이 없기 때문에 실제로 보증금 있는 월세 등도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인데, 그렇지 않으면 (보증금이 없는 방은) 너무 컨디션이 열악하기 때문에 또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말씀하신 것처럼 좋은 집이지만 보증금이 없는 형태의 지원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공유주택이라고 하면 또 여러 명이 살 수 있는데, 이 부분을 자립준비청년들이 원할지는 다소 미지수 인 것 같습니다. 확실한 것은 ‘자기만의 방’을 원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Q3. 희망디딤돌 사업이 자립준비청년의 실질적인 도움에 근접한 사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다만 주거전환기 지원이 사업의 핵심이신 것 같은데요. 발표 초반 전환기 자립준비청년 어려움 조사표를 보면 2016년 취업, 지식, 자격, 기술의 어려움 호소가 6% 대에서 2020년 21%로 가장 큰 폭으로 변화한게 관찰됩니다.

A3. 말씀하신 취업, 지식, 자격, 기술과 관련하여 이 사업에서는 다양한 실질적인 지원을 2년 내에 합니다. 물론 1인당 쓸 수 있는 예산은 한계가 있겠습니다만 자격증 취득을 위한 학원 수강 등 지원이 있고, 운전면허가 필요하다면 이런 지원도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초반에 면담을 통해서 2년 내에 이 부분에 대해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사례 관리자와 상담을 하여 합의한 후 목표를 정하고 관련 지원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Q4. 고용촉진프로그램이 대부분 현행 자격증 취득지원 등 보조적 프로그램인 경우가 많은데.. 혹시 직접적인 영리기업과 연계된 고용 촉진 프로그램 등 계획이 있거나, 소개할 만한 유사사례가 있으신지요? 뒤에 답변 할 시간이 별도로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A4. 직접 일자리 지원 등이 지원되었다는 사례를 확인한 바는 없습니다. 아마도 이 부분은 지역의 담당자의 역량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공식적인 프로그램으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취성패 프로그램, 고용센터와의 연계가 이루어지는 센터들은 있고요. 그런데 센터 운영 기관의 특성도 반영이 됩니다. 예를 들어 YWCA가 운영하는 대구 센터는 지역사회 자원과의 연계가 활발하지만, 아동복지기관 등이 운영하는 곳은 상대적으로 지역 자원과의 연계가 활발하지 않은 느낌입니다. 고용을 포함하여 중요한 것은 지역사회 자원과의 더 적극적인 연계가 이 사업의 중요한 방향인데 이 부분을 원래 잘 안하던 기관에서는 새로이 해 나가는데 다소 소극적인 것 같아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있습니다.

수원과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홍나미 교수 <자립준비청년의 자조모임 경험에 관한 포토보이스 : 가정위탁보호를 중심으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자립준비청년들을 대상으로 정서적/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자립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선 사회적 지지체계의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지지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자조모임의 역할에 대한 포토보이스 연구를 진행하였다. 포토보이스 방법을 활용하여 소외된 사람들의 경험과 목소리가 지역사회에 기록되고, 참여자들은 사진의 주제를 토론하고 성찰하면서 자신의 상황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나아가 정책 입안자에게 영향을 미침으로써 참여자들의 조건을 개선하고 이들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활용하고자 위 방법을 활용하였다고 밝혔다. 

※ 포토보이스 연구: 당사자들이 카메라를 들고 자신의 일상에서 의미 있는 것을 촬영하여 시각을 전달하고, 이를 기반으로, 정책 입안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연구방법을 의미힌다. 상세 설명은 아래 질의응답에서 자세히 볼 수 있다. 

7명을 대상으로 포토보이스를 진행한 결과, 장시간의 자립 과정에서 자조모임은 이들에게 지속적이고 건강한 관계의 자본이자 공식적 제도를 보완해줄 수 있는 비공식적 자립 지원으로 작용하였고, 이들이 보호 종료 후 자립에 대한 불안감으로 막막할 때 서로 유용한 자립 정보를 공유하여 자립 역량을 더욱 강화하였음을 확인하였다.

이에 자조모임을 결정하고, 확산하기 위한 조건도 짚었다. 담당자의 지원/투입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또래 간 정서적 지지 태도를 형성해야한다는 점, 나아가 자조 모임 운영을 위한 제반 환경, 예산과 프로그램을 지원해야 하며, 구성원들의 동질감을 확보하고 탄탄한 사회적 지지체계를 구성하기 위해 보호기간인 청소년 시기부터 모임에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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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과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홍나미 교수

[포럼 당일 질문에 대한 응답]

Q.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여러 질적 연구방법 중 포토보이스 연구방법을 선택하신 이유를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A. 포토보이스는 참여자들이 연구 주제와 관련된 내용을 사진으로 촬영하고, 선정한 사진이 가진 의미와 사진에 담김 경험을 함께 나누면서 삶의 경험을 소통하는 연구방법입니다(Wang&Burris, 1997). 사진이라는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자기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고 그동안 묻어두었던 경험을 자유롭게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방법들과 차이를 보입니다(Dumbrill, 2009). 가정위탁 자립준비청년들은 최근에서야 사회적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여전히 소수자로서의 정체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들이 자조모임 경험을 통해 변화하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좀 더 역동적이며 참여적 연구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자립준비청년들이 수혜대상자가 아닌 주인의식을 가지고 직접 연구 주제에 관여하는 경험을 하고,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자신의 경험과 이야기를 사진을 통해 나누면서 그동안 억눌렸던 목소리를 내어 사회에 전달하기를 바랐습니다. 특히 사진 전시회는 중요한 과정이었는데요, 사진전에 관련된 분들을 초청하여 당사자들의 상황과 경험을 보여줌으로써 사회변화를 촉구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사회적 관심을 받을만한 소중한 존재임을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아름다운재단 청년사업파트 김성식 매니저 <자립준비청년 지원의 당사자성 : 아름다운재단 열여덟어른캠페인을 중심으로>

아름다운재단은 2019년 ‘열여덟어른 캠페인’을 시작했다.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인식 개선 및 이를 둘러싼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자립준비청년 당사자들은 직접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며 이들의 이야기를 말하고 행동하여, 주체적인 역할을 했다. 캠페이너들은 자립하며 사회로 나오게 될 이들이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으면 하는 책임감과 지원 정책 변화를 촉진하려는 문제인식을 갖고 캠페인에 참여하게 되었음을 밝혔다. 직접 얼굴과 이름을 공개한 만큼, 의도적이고 가학적인 동정심을 유도하는 빈곤포르노 형식이 아닌 전형적인 프레임을 벗어나기 위한 영상으로 구성하고자 노력했다고 하였다. 

현재까지 13명의 캠페이너와 17개의 당사자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캠페이너 당사자들의 문제인식을 기반으로 아래의 프로젝트를 전개하였다.

열여덟어른 캠페인 예시1) 안연주 프로젝트: 동화책 집필 프로젝트 – 나의 어린 고래에게
열여덟어른 캠페인 예시2) 주경민 프로젝트 : 캐릭터 디자인 프로젝트 – 어쩌다 사막
열여덟어른 캠페인 예시3) 손자영 프로젝트 : 미디어 패러디 프로젝트 –  미디어 캐릭터 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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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재단 청년사업파트 김성식 매니저

[포럼 당일 질문에 대한 응답]

Q1. ​모아두었던 디딤씨앗통장의 돈은 써 보지도 못한 청년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A1. 2022년 기사에 따르면 (경향신문) 디딤씨앗통장(CDA)에 적립한 후 찾아가지 않은 돈이 약 75억 원이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이를 찾아가도록 하기 위한 노력들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디딤씨앗통장의 돈을 안 찾아가는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는 자립준비청년들이 디딤씨앗통장을 잘 모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디딤씨앗통장 가입시 원장님이나 선생님들이 보호아동의 디딤씨앗통장 가입을 대신 해주는 경우들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디딤씨앗통장이 있다는 것을 당연히 인지시켜주겠지만 아이들에게는 어려운 내용이기도 하고 퇴소 후에나 찾을 수 있는 통장이라서 무관심한 것도 하나의 이유일 것입니다. 

그러나 근본적인 이유는 행정적 관점에 있다고 봅니다. 세금이나 국민연금 같은 경우에는 스스로 신청하지 않아도 원스톱으로 따박따박 공제해가는 시스템인 반면,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제공되는 정책들은 스스로 인지하고 챙기지 않으면 놓쳐 버리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미성년 시기부터 이어지는)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한 정책들의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2. 시간 문제로 미처 말씀을 다 못해주신게 아닌가 싶은데, 열여덟어른 캠페인은 향후 어떤 방향으로 이어지는지 궁금합니다.

A2. 열여덟 어른 캠페인의 지속 시기에 대한 고민들이 있었습니다. 아름다운재단에서도 이렇게 오랫동안 진행했던 캠페인은 처음이기도 하고, 또 다른 이슈들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2023년 초반부터 재단에서는 자립준비청년 사업과 캠페인을 언제까지 할지 논의하는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여러 논의 끝에 향후 3년간 자립준비청년들의 실질적인 지원 방식과 당사자의 목소리를 더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해보자는 결정을 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기대 부탁 드립니다.

Q3. 자립이라는 숙제라는 말씀이 와 닿습니다. 자립준비청년들은 평균 청년들의 자립시기에 비해 굉장히 이른 시기에 자립을 시작해야 하는데 ‘자립’이 강요되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이 듭니다. 캠페인을 진행하며 마주하신 당사자 입장은 어떤지 궁급합니다.

A3. 당사자들은 자립을 요구 받는 기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계속 요구 받다보니 ;그런데 자립이 뭐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요. 한 캠페이너는 ‘자립은 미완성인 동시에 현재진행형’이라고 하더라고요. 저도 이 말에 공감합니다. 자립은 경제적 요소뿐 아니라 정서적, 사회관계적 요소 등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것이고, 이 모든 것들은 한날한시에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경제적 측면에서 자립을 이루게 하려는 우리 사회의 관점을 바꾸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무리 경제적 독립을 이뤄낸다해도 정서가 불안하다거나 사회적으로 고립될 경우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는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포럼을 마치며

 많은 활동을 통해 2023 소비자가 선택한 좋은 광고상을 수상하였으며, 보호종료아동 자립지원 관련 정책 개선안도 발표되면서 NGO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성과를 이뤄냈다고 하였으나,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문제가 하나의 이슈로 간주되지 않고 꾸준히 이를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하였다. 이번 포럼을 통해 각 기관의 자립준비청년 지원 사업를 논의함으로써 자립준비청년의 자립 문제를 다양한 관점으로 다루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지원 사업은 많은 시사점을 담고 있지만 앞으로 나아가야 할 부분이 많다는 점을 제시하여 이러한 미비점들을 보완하여 어려움 없이 정착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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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누리 소장, 김성식 매니저, 김소영 연구위원, 홍나미 교수 (윗 줄, 왼쪽부터) 김미숙 소장, 정선욱 교수, 고금란 부원장, 정진경 부소장 (아랫줄, 왼쪽부터)

글 | 강다은 실습생 (연세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석사과정)

[포럼 당일 질문에 대한 응답: 모두]

Q: ​각 교수님, 연구원님들이 생각하시는 자립의 의미(어느 상태를 자립으로 볼 것인가)가 궁금합니다. 또 보호가 종료되어 지역에서 자립을 준비하는 자립준비청년들이 사각지대로 들어가게 되는 원인과 해결방안(지역사회의 역할등)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김성식 매니저: 사각지대 문제가 가장 시급한 문제인 동시에 가장 어려운 문제이기도 합니다. 스스로 연락을 끊어버리는 자립준비청년을 지원하기란 참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해결하려 하지말고, 원인을 살피고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퇴소 전 유아, 청소년기 시절에 어떤 환경에서 자라게 할 것이며, 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어떤 자립을 이루게 할 것인지 동일한 철학의 관점이 필요할 것입니다. 또 종사자, 사회복지사, 선생님들, 이들이 자라면서 만나는 주위 어른들이 ‘돕는 사람들’이라는 인식만 제대로 생긴다해도 사각지대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려울 때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연락을 끊어버리는 이유는, ‘실질적인 도움’이 없다고 믿기 때문인 거죠. 자립준비청년들이 사회와 어른들에게 실망했던 마음을 어떻게 돌릴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하는 때라고 생각합니다.

홍나미 교수: 사회복지 현장에서 자립은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복합적인 문제를 지닌 분들을 사례관리 할 때도, 자립준비청년을 만날 때도 자립은 중요한 목표가 되곤 합니다. 그때마다 사례관리 또는 상담하는 실천가들에게 되묻습니다. ‘당신은 자립하였습니까?’ ‘우리는 자립하였습니까?’ 그 질문을 받는 실천가들의 눈빛이 순간 흔들립니다. 우리는 클라이언트를 대상화하여 만나고, 실천과정을 이어갑니다. 그래야 덜 힘들 수 있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사전적 의미의 자립은 ‘남에게 예속되거나 의지하지 아니하고 스스로 섬’으로 정의되는데 이렇게 생각하면 우리의 자립은 늘 요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자립준비청년들이 재정의한 자립으로 자립의 의미를 갈음하고자 합니다. “자립은 나로서 존재하는 심리적 자립부터 출발하며, 인생의 중심을 잡고, 주변의 도움을 받는 과정이다.” (강현주, 홍나미, 박주혜, 2020) 자립의 첫 단계를 아주 작은 단위로 나누어 용기 내어 도움을 요청하는 것부터 자립으로 정의하면 어떨까요?

일부 자립준비청년들이 사각지대로 들어가는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저의 소견은 이들이 어린 시절에 충만한 관계 경험을 못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관계적 경험은 몸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아이는 양육자에게 돌봄을 받기 위해 몸을 온전히 내맡기고, 원하는 것을 위해 손을 뻗고 잡으며, 욕구 충족을 위해 당기고 욕구가 충족되었을 때 밀어내는 다양한 동작을 통해 관계 경험이 쌓아집니다. 시설이나 대리위탁가정에서 이러한 연속 과정의 결핍 경험은 암묵기억으로 형성되고, 자기조절의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즉, 몸에 저장되어 나름대로 패턴을 만들게 되는데 타인을 신뢰하지 않거나, 자신의 감정에 압도되어 버립니다. 결국, 이들이 보호 체계에 진입할 때부터 온전히 존중하며 발달단계에 적합하게 양육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시설 안에서 위탁가정 안에서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사회의 관심과 격려가 필요합니다. 성장 과정 동안 다양한 사회적 지지체계가 견고하게 이들을 지원하고 있음을 알 수 있기를 바랍니다.

관계경험이 부족한 채로 보호가 종료된 자립준비청년들은 여전히 불안정한 패턴으로 여러분 곁을 서성일 수 있습니다(도움을 요청했다가 나타나지 않거나, 갑자기 연락을 두절하는 등). 관련 기관과 담당 선생님께서 자립준비청년에게 그럴 수 있다고, 괜찮다고 기다려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상담을 통해 관계 경험이 회복되는 자립준비청년들을 만난 적도 있습니다. 지역사회의 다양한 자원들이 이들에게 자주 노출되고 연결되어 이들이 혼자가 아니라고 느끼길 바랍니다.

[코멘트👥]
– 자립준비청년 응원합니다.
– 오늘 포럼이 현장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 그리고 청년들에게 큰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아름다운재단 김성식 매니저님 늘 응원합니다.
– 정선욱 교수님, 너무 공감되는 말씀입니다. 서약서와 신청서에 담긴 뉘앙스…. 너무 중요한 부분이네요…
​- 퇴소 이후의 삶만으로 자립준비청년을 이해하기에는 알 수 없다는 말에 공감이 됩니다.
– 자립에 대해 정말 포토와 함께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많이 와 닿습니다. 홍나미교수님 감사합니다!
– 역시 홍나미 교수님~! 아동들의 실질적인 입장을 잘 이야기해주셔서 항상 울 자립준비청년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심에 늘 감동입니다~
​- 아름다운재단에서 이야기하는 자립의지는 절망에서 희망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