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기빙코리아’의 비영리조직 대상 연구는 한국 비영리조직의 개괄적 지형을 살펴본 2017년을 시작으로 조직의 이사회, 최고관리자, 종사자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2023년 10월 27일, 2023 기빙코리아에서는 조직 구성원들이 그려나가는 조직문화의 현재와 미래 모습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또한 *OCAI를 활용하여 비영리조직의 조직문화 현황을 살펴보고, 조직문화가 일하는 방식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았습니다. 2023 기빙코리아의 비영리조직 대상 설문조사에 응답해주신 분들, 관심 갖고 지켜봐주신 분들 덕분에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2023 기빙코리아 행사이미지1

2023 기빙코리아 사회자(기부문화연구소 연구위원 신은정)와 발표자 4인. 왼쪽부터

2023 기빙코리아 발표를 시작하기 앞서, 연구에 활용된 OCAI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OCAI란, 조직문화측정도구로서 조직문화를 진단하는 도구이며, 공공과 영리에서 그간 많이 측정이 되었지만 비영리조직을 대상으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툴에 의해 진행한 설문조사의 결과는 총 4개의 조직문화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관계지향(협력지향), 혁신지향(변화지향), 위계지향(규칙 및 안정지향), 시장지향(성과지향)으로 나뉩니다. 먼저, 관계지향(협력지향)은 협력과 단합을 중요시하는 유형으로,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해주고 팀워크를 강조합니다. 혁신지향(변화지향)은 자율적인 환경에서 과감하게 실험을 마다하지 않는 유형입니다. 다음으로, 위계지향(규칙 및 안정지향)은 경직된 문화이기 보다는 안정성을 추구하고 규칙과 규정 및 절차를 강조하는 유형입니다. 그리고 시장지향(성과지향)은 보통 비영리조직과 멀게 느껴지는데, 이는 효율성과 효과성을 점검하여 성과와 연결하는 유형으로, 현재 제한된 자원을 얻기 위해 경쟁하는 비영리조직은 이미 해당 유형의 조직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각 유형의 이름으로 인해 오해가 생길 수 있으므로 하단 표의 키워드 꼭 참고 바랍니다.

OCAI 결과 유형

2023 기빙코리아 연구는 기존 기빙코리아 연구와 달리 양적연구와 더불어 질적연구를 함께 실시했습니다. 각 연구의 연구질문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양적연구]
1. 현재 비영리조직이 직면하고 있는 환경적 변화의 수준은 어떠한가?
2. 비영리조직의 조직문화는 어떠한가?
  – 개인이 인식하는 현재 조직문화, 선호하는 조직문화는 무엇인가?
  – 비영리조직의 대표적인 조직문화 유형은 무엇인가?
  – 조직문화 유형은 조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3. 현재의 조직문화와 바람직한 조직문화의 차이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4. 비영리조직은 바람직한 조직문화의 내재화를 위하여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질적연구]
1. 비영리조직의 환경 변화는 어떠하며, 조직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2. 비영리조직의 조직문화유형은 구체적으로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나는가?
3. 바람직한 조직문화의 내재화를 위하여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4. 바람직한 조직문화 형성을 위하여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가?

위 질문들을 토대로 2021년도 기준 국세청에 공시 완료된 13,555개의 공익법인 중 조직구성원 수, 조사대상의 명칭, 설립근거법, 정부보조금 비중, 목적사업 등을 기준으로 최종 888개의 비영리조직을 선별하여 설문조사를 시행했습니다. 한 달 동안의 설문조사 이후, 동의한 비영리조직 종사자에 한하여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1. 구성원이 바라보는 조직문화

구성원이 바라보는 조직문화 : 기부문화연구소 연구위원/경희대학교 공공대학원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혜정

비영리조직 구성원이 바라보는 조직문화는 전반적으로 현재 조직문화가 안정성을 추구하며, 절차와 규정에 따라 업무를 진행하는 위계지향(규칙 및 안정성)이라고 인식했습니다. 리더십과 조직관리에 있어 특히 관계지향(협력) 문화를 더욱 강하게 성호했으며, 성과와 효율 및 목표달성을 강조하는 시장지향(성과)은 가장 낮게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현재 문화와 선호 문화의 불일치는 직급별, 근무연수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일선 실무자들에게서 현재 문화와 선호 문화의 차이가 관리자에 비해 컸고, 이는 관리자 단위와 실무자 단위의 현재 문화 인식에서의 차이로 나타납니다. 근무연수별로 살펴보면, 신규 채용된 직원에 대해 조직에 잘 적응하도록 조직문화를 공유하는 것이 필요해 보이고, 조언과 격려가 기반인 멘토링, 조직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오리엔테이션이나 교육 등이 필요합니다. 

2. 조직이 바라보는 조직문화

조직이 바라보는 조직문화 : 유한대학교 사회서비스학과 사회복지전공 교수 김유나

비영리조직의 조직문화는 세 가지 형태의 유형으로 나뉩니다. 이 중, 관계-혁신-시장-위계 균형형이 가장 보편적입니다. 낮은 혁신성, 위계에서 관계로 이동형은 그 다음으로 많았고, 마지막으로 관계와 혁신 지향 강조형이 가장 적게 분포되어있습니다. 역사와 규모, 운영주체, 설립목적 등에 따라 서로 다른 조직문화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관계-혁신-시장-위계 균형형 조직문화는 비교적으로 최근에 설립된 NPO~긴 역사성을 가진 NPO, 소규모~대규모 등 다양했고, 낮은 혁신성, 위계에서 관계로의 이동형은 재단법인 비율이 높았으며 상대적으로 긴 역사성, 규모가 큰 NPO 다수 있습니다. 관계와 혁신 지향 강조형은 소규모, 짧은 역사성, 여성·장애인·인권단체 등 소수자 인권 옹호를 위한 단체 비율이 높습니다. 또한, 현재 조직문화와 선호 조직문화의 차이가 크지 않을 때, 구성원의 임파워먼트와 직무 만족도가 높습니다. 하지만, 이직 의도는 차이를 보입니다.

3. 구성원의 이야기로 조직문화 이해하기

구성원의 이야기로 조직문화 이해하기 : 명지전문대학 사회복지과 교수 김미희

양적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현재 비영리 조직문화 논의의 핵심은 바로 환경변화와 지속가능성입니다. 재정적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있고 영리 조직의 사회적 가치 강조가 비영리의 존재를 위협하는 것으로 인식됩니다. 관계와 혁신지향을 강조하는 조직의 구체적인 모습도 알아보았는데, 관계지향(협력) 조직문화를 갖고 있는 조직은 단순히 가족같은 관계나 서로에게 관심있는 관계가 아닌 참여와 수평적 의사소통을 강조합니다. 최고 및 중간 리더십과의 의사소통을 통한 조언, 격려, 지지 또한 원활하게 이루어집니다. 현재 혁신지향(변화지향) 조직문화를 갖고 있는 조직은 미션 비전을 바꾸고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며, 업무재량권을 보장합니다. 또한, 구성원들의 합의를 기반으로 결정합니다. 변화하는 조직에 대한 기대감은 결국 개인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결됩니다.

4. 아름다운재단 경험

아름다운재단 사례 발표 : 아름다운재단 정책기획실장 안효미

최근에 구성원들이 모두 함께 미션 비전을 수립하는 데 참여하고 현재 이를 내재화하는 과정에 있는 아름다운재단이 지금까지 경험한 내용을 공유했습니다. 재단 설립 20주년 기념으로 재단이 걸어온 길에 대해 물어본 내부 구성원 설문을 진행하여 재단이 앞으로 걸어갈 길을 위해 필요한 점을 되짚었습니다. 이 중 미션·비전에 대한 조직적 합의와 시대에 맞는 전략의 필요성을 도출했습니다. 
구성원이 모두 참여하는 방식을 통해 미션·비전을 만들어냈고, 자연스럽게 핵심가치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미션·비전 및 핵심가치가 내재화될 수 있도록 하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지속적인 점검과 질문을 통해 앞으로의 과제를 해결해나가며 재단의 조직문화가 각각의 구성원의 가치관이나 일하는 방식과 딱 맞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5. 질의응답

2023 기빙코리아 사회자와 발표자 4인. 왼쪽부터

2023 기빙코리아 발표를 모두 마친 후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사전 질문부터 현장 질문까지 답하느라 시간이 다소 부족했는데요, 현장에 함께 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아래와 같이 공유드립니다.

1. 조직문화 유형별 특성에서 혁신성 중 기술혁신은 구체적으로 어떠한 부분을 말씀하시는 걸까요?
김혜정 교수님 답변: 혁신은 비영리조직이 환경적인 변화에서 어떻게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지에 대해 말합니다. 아이디어, 프로그램, 기술 개발의 혁신성으로, 기술 개발의 혁신성은 사업을 수행하는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부분은 비영리조직이 아직 개선되어야 할 지점이라고 판단됩니다.

2. “조직 문화와 관계없이, 비영리조직의 이직을 원하는 응답률이 높았는데, 교수님 생각하기에 그 주된 이유는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이직률을 낮출 수 있을까요?”
김유나 교수님 답변: 비영리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관심사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올해 기빙코리아에서는 이직을 다루기는 어렵습니다. 비영리가 영리에 비해 다른 구성원의 욕구는 성장 욕구입니다. 성장욕구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리키는데, 보상 문제에서 좀 더 나아가 구성원의 성장 욕구를 충족시킬 방안을 연구한다면 이직률을 낮출 수 있을 것입니다.

3. 비영리조직 구성원으로서 느끼는 빛과 그림자 에서 조직에 희망을 걸게되는 요소 중 개인적인 성장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는데, 구성원이 어떤 것을 보고 성장의 기회를 찾는지 궁금합니다. 한 가지 예시를 들어주실 수 있을까요?
김미희 교수님 답변: 앞서 김유나 교수님이 받은 질문과 비슷합니다. 성장 가능성에 대해 구성원이 어떻게 느끼는 지에 대해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조직이 변화하는 환경 안에서 도태되지 않고 변화하고, 또 변화하고 있다는, 그리고 나를 지지해 주며 보고 배울 수 있는 동료와 상사가 있고, 나 또한 성장하여 그러한 사람이 되어 조직에 기여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좋을 것입니다.

4. 미션 비전을 함께 이야기함과 동시에 직원-리더십-이사회를 다 아우르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각 단위와 소통하는 다리역할에 있어서 가장 어려웠던 점 무엇입니까? 미션·비전·핵심가치를 수립해야 하는 과제를 갖고 막 시작해야 하는 조직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입니까?
안효미 실장님 답변: 아우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사회 분들은 접점이 많지 않고 거리감이 있었지만, 돌이켜보면서 이 과정을 통해 이사회 분들의 고민과 걱정, 그리고 사무국을 존중하시는 태도를 이해할 수 있게 됐고, 이사회를 외부인이 아닌 함께 만들어가는 구성원임을 깨달았습니다. 막 시작하는 조직에게는 어떤 조직을 만들지를 먼저 생각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강한 리더를 원하면 탑다운, 민주적 운영을 원하면 바텀업을 추천드립니다.

5. 우리나라 비영리 조직의 조직문화가 관계중심을 선호한다고 응답이 나왔습니다. 한국 비영리조직에게 대부분 필요한 조직문화는 관계중심일까요? 조직마다 경험하는 상황과 환경이 다를텐데 관계중심을 대부분 선호한다는 지점이 어떤 의미일까요?
김혜정 교수님 답변: 첫째, 관계지향의 의미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관계지향은 사람이 중심이 되어 변화를 이끌어 나아가고자 하는 조직문화를 말하는데, 비영리가 추구하는 방향과도 일치한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관계지향과 함께 두드러지는 특성을 살펴봐야 합니다. “관계+(위계->혁신)” 조합은 현재 지나치게 안정을 추구하는 게 아닌가 하는 반성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셋째, 조직이 발달 단계 중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조직의 발달 단계에 대해서는 이번 연구에서는 크게 다루지 못하였습니다. 영리조직의 경우에는 조직의 발전 단계에 따라 변화하는 조직문화의 모습이 많이 연구되어 있는데 비영리조직 또한 그러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6. 현재 조직문화와 선호 조직문화의 차이가 크지 않으면 구성원들의 임파워먼트와 직무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결과가 나타났는데, 그러면 반대로 그 차이가 크면 대체적으로 임파워먼트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가요? 일할 때 동기부여 또한 중요하고 조직들이 신경쓰는 부분 중 하나인데, 여기에도 현재와 선호 조직문화의 차이가 크면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나요?
김유나 교수님 답변: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 영향은 임파워먼트 뿐만 아니라 이직의도에도 영향을 줍니다. 아름다운재단의 사례가 많은 감동을 준 것 같은데, 다같이 참여하고 공유함으로써 개인의 선호와 조직의 방향을 일치시켰기 때문일 것입니다.

7. 시장지향(성과지향) 조직문화에 대한 비영리조직의 응답은 다른 조직문화 유형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우리 비영리조직이 잘하고 노력하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는 문화가 부족한 것은 아닌지요? 이러한 경향성이 실제 인터뷰에서도 동일하게 나왔는지 실질적으로 비영리조직들이 포커스를 두고 있는 조직문화는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김미희 교수님 답변: 시장지향에 대해서는 답이 많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잘하고 있는 것에 대해 잘한다고 말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지향에 관한 답변이 적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비영리에서 말하는 성과는 학교에서 말하는 성적이라기보다는 보다 본원적인 의미의 성장과 변화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8. 작은비영리단체의경우 (5인 이하)는 어떻게 조직문화를 변화시켜 가는 게 좋을까요?
안효미 실장님 답변: 조직문화에 관한 고민을 시작하신 분이 질문하신 것 같습니다. 고민을 시작한 본질에 집중하고 5인의 구성원이 원하는 변화에 관하여 깊이 있게 대화를 나눈다면 원하는 변화를 이룰 수 있을 거라 봅니다.

9. 이번 연구에서 활용된 OCAI 질문지는 어디에서 확인 가능한가요?
연구파트 답변: 해당 설문조사지에 활용된 OCAI 질문지는 추후 업로드 예정인 2023 기빙코리아 연구보고서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연구보고서가 출간되면 나눔지식뉴스레터를 통해 알림받으시거나 기부문화연구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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