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가 크게 유행하자 두 달 동안 2,786억 원이 모금되었습니다. 한국인은 어려운 사람을 보면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기부 다혈질’입니다. 도와주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습니다. ARS 모금은 다른 나라에서는 잘 안 됩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성공합니다. 한국인은 남을 돕기 위해 전화기를 들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현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는 베테랑 모금가의 에세이집입니다. 많은 기부자를 만났고, 다양한 모금 캠페인에 관여했으며, 수많은 ‘지원받는자’를 만난 베테랑 모금가의 생각과 경험이 이 한 권의 책에 담겼습니다. 그가 겪은 인간에 대한 감동뿐만 아니라 모금가의 실수와 모욕까지, 따뜻함뿐 아니라 냉정함까지 에세이를 통해 다 보여줍니다.
기부와 모금 이야기라고? 안 봐도 뻔한 이야기일 것 같습니다. 교훈적인 메시지만이 연상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남을 위한 착한 헌신이나 공동체를 위한 희생 혹은 이타주의적 행위만으로 기부를 ‘진지하게’ 규정하던 시대는 지나갔다.”라고 선언합니다. 이타주의적인 순수한 마음으로 행해지는 기부는 고작 9%, 현장 체감으로는 1%도 안 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현실은 생각만큼 이상적이지 않고 순수한 진실보다 불순한 진실이 더 많습니다. 저자는 차라리 ‘쿨하게’ 순수성을 내려놓는 건 어떠냐고 말합니다. 이런 생각이 이 책의 장점입니다. 기부와 모금에 관한 책이지만 읽는 데 부담감이 일지 않습니다. 순수함을 고집하지 않으니까 오히려 진실된 감동이 전해집니다.
<굿머니: 모금가 김효진의 돈과 사람 이야기>. 김효진 지음 | 스무 해를 넘게 모금활동을 하고 있는 베테랑 모금가의 생각과 경험이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돈에 관한 책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잘 모르는 돈, 그리고 그 돈이 만들어내는 미지의 세계를 다룬다. 돈을 끌어모으는 ‘빅머니’, ‘투머치머니’ 세계와 달리 굿머니 세계에서는 돈이 흘러나간다. 어떤 사람들이 이 흐르는 돈을 만지는지, 그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어 보자.
이소노미아 | 260쪽 | 15,000원
책 소개 : 이소노미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