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큽니다, 그러나…
지식이나 정보, 사상을 전달하는 그릇을 ‘매체’라고 하지요? 책 역시 매체입니다. 세상의 모든 매체 중 단연코 가장 큰 그릇이지요. 같은 콘텐츠라면 그 매체가 책일 때 가장 푹 빠져들게 됩니다. 쌍방향 매체가 아니라는 점은 뉴미디어가 아닌 한 어쩔 수 없는 숙명이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독자의 일방적이고 수동적인 수용만을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이 매체에 담긴 것을 수용하는 ‘읽기’라는 행위는 독자의 능동적 참여를 요구합니다. 뉴미디어의 시대를 맞아 책 또한 여느 옛 미디어처럼 쇠락의 길을 걷고 있지만, 여느 옛 미디어처럼 호락호락하지는 않습니다. 매체로서의 깊이와 수용자의 능동성은 다수의 요즘 사람들과는 거리가 먼 취향일지 모르나, 그 괴벽한 취향의 소수에게 책 말고는 마땅히 딴 대안이 없거든요. 동시대인으로서 그러나 우리는 뉴미디어의 장점 역시 경험하고 삽니다. 이는 책이라는 매체에 대한 아쉬움이 되지요. 독자는 책을 통해 (비록 간접적이나마) 작가를 만나지만, 다른 독자를 만나 느낌을 서로 나누지 못합니다. 어떤 책은 실천을 요구하는데, 개별 독자가 이를 혼자 감당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라 다른 독자들의 행동을 알고 싶을 수도 있겠지만, 방법이 없습니다. 작가는 독자들의 느낌이 궁금할 수도 있지만 ‘몇 권이 팔렸다’는 수치가 아니면 그 생생한 감동을 알 수가 없죠.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간여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그 과정이 궁금해도 알 수가 없습니다. 위 이야기에 어느 하나라도 해당하시나요? 그렇다면 이렇게 말씀드립니다.‘그러니까, 나눔북스로 놀러 오세요!’
『변화를 이끄는 이사회』로 놀아요
이번에 낼 『변화를 이끄는 이사회 』에 대해서도 독자 여러분의 입장에서 이런 아쉬움이 없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이러한 아쉬움을 해소하는 마당을 나눔북스 블로그에 마련하였습니다. 대신에 책은 원저자 존 카버의 원문에 좀 더 충실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책 앞부분에 한국어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주요 용어 설명’을 싣고 중간중간 주석을 포함하였는데, 번역가는 이것이 혹시나 독자의 능동적 독서를 방해하는 것이 아닐지 걱정하였습니다. 혹시 이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 더 필요한 배경지식을 질문하고 싶으신 독자는 research@beautifulfund.org로 질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에 대한 답변 내용은 기부문화연구소에서 조사하거나, 독자 여러분의 지혜를 구하여 마련하겠습니다. 나눔북스에는 이 책을 추천하는 명사나 실무자들의 의견 몇 편이 이미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 글들에는 이 책이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인지에 관한 지식인들의 혜안이 담겨 있습니다. 나눔북스 독자 여러분도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글은 앞으로도 좋은 필자를 찾아 글을 부탁하여 실을 예정입니다. 좋은 필자란 바로 독자 여러분을 말합니다. 지금까지 필자들이 제시한 의견과 다른 새로운 의견, 보충하고 싶은 의견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변화를 이끄는 이사회 』와 관련한 각 게시글 말미에 표시된 대로, 독자가 비영리/공공 이사회에 관한 질문을 하면 카버의 <정책 거버넌스> 관점에서 답을 해 주는 프로그램도 준비하였습니다. 물론 카버가 답해 주는 것은 아니고, 이 책을 충실히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만한 수준의 답을 제가 드리는 정도이겠지만, 아무튼 각 단체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여럿이 함께 모색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변화를 이끄는 이사회 』가 비록 ‘비영리단체와 공공기관의 이사회’를 주제를 삼은 책이기는 하나, 이 책에 담긴 지혜를 이렇게 한정하기에는 많이 아까운 생각이 듭니다. 이 책에서 ‘비영리단체와 공공기관’이라는 책끈을 풀면 이사회뿐만 아니라 무엇인가를 토론하고 결정하는 그 어떤 실체의 운영에 관한 혜안을, ‘이사회’라는 책끈을 풀면 어떤 공적인 대의와 그것이 지향하는 사람들을 섬기는 자세를, 둘 다 풀면 리더십에 관한 훌륭한 조언을 얻게 됩니다. (물론 이 각각의 지혜들은 카버만의 독창적인 견해가 아닙니다. 그것을 책끈으로 묶어낸 카버의 솜씨가 독창적인 것일 뿐이죠.) 이 책을 기획한 담당자로서 각각의 지혜에 관한 생각을 글로 옮겨볼까 합니다. 『변화를 이끄는 이사회 』의 뒤풀이 마당은 지금까지 설명한 내용으로 한정되지 않습니다. 이 설명은 전체적인 바탕이 아닙니다. 바탕은 독자 여러분의 것이며, 이 설명은 그 바탕에 대한 담당자의 ‘합리적인 해석’에 불과합니다. 나눔북스는 독자 여러분에게 언제든지 열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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