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의 글

내가 뱉은 말을 한 번 더 생각하게 하고 내가 들은 말을 한 번 더 생각하게 하는 책

『고르고 고른 말』은 기부와 관련된 도서는 아니다. 내가 추천도서 글을 요청 받았을 때 어떤 책을 추천해야 할까 고민하다, 기부를 받기 위해, 모금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말’에 대한 책을 추천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이 도서를 추천하게 되었다. 모금은 사람을 만나는 일을 하는 것으로 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듯이 말에는 엄청난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말의 힘

살아가면서 수많은 말에 상처를 받기도 하고 위로를 받기도 한다. 말의 의미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상처가 될 수도 위로가 될 수도 있다. 모금을 하다 보면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더불어 모든 모금이 성공하지도 않는다. 모금가를 영업사원쯤으로 생각하는 사람, 돈을 구걸하러 다니는 사람, 아쉬울 때 찾아오는 사람쯤으로 대우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일부이지만 말이다. ‘모금은 꼭 성공해야 한다.’, ‘모금가는 거절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그렇다‘고 생각한 것들을 새로운 시선에서 바라보고 생각하게 한다.

‘당신의 마음이 어떤 소리를 내는지 귀담아 들어줄 수 있다. 언어가 있어 다행이다.’ ‘불투명한 우리는 말을 통해 겨우 투명해진다.’ P. 7 “얘들이 새내기면 우린 이제 헌내기야?”, “아니지, 우리는 정든내기지.” 새것의 반대가 꼭 헌것이어야 하나. 정든 것일 수도 있지. P. 31

책의 내용처럼 어떻게 생각하고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말의 힘은 나에게 강력한 에너지가 되기도 한다.

이미지 출처: flaticon.com

누구에게도 휩쓸리지 않는 기준

살아가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말들을 들으며 때로는 자존감이 내려가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감이 넘쳐흐르기도 한다. 한없이 자존감이 하락하고 자신감이 바닥을 치던 시기, 내 감정에 솔직하지 못했고 내 감정을 이야기 하지 못한 비겁한 사람이었고, 나에게 없는 여유를 남에게 부리고 있었다. 이 책에서는 이런 시선을 직관적으로 생각하게 한다.

“뭘 그렇게까지 생각해줘? 너한테 나쁘게 굴면 나쁜 놈이야. 네 마음에 좀 더 자신을 가져.” “부당한 대우에 좀처럼 화내지 못하고 생각만 빼곡해지는 당신이라면, 이미 숱한 배려를 했을 자신을 믿고 우리 함께 이렇게 외쳐보자. “나에게 나쁘게 굴면 나쁜 놈이다.” P.82~83 “타인의 말에 지나치게 휩쓸릴 때는 네가 식당을 한다고 생각해봐………하루는 누구 말을 듣고 소금을 치고 하루는 누구 말을 듣고 고춧가루를 뺀다고 쳐. 그럼 어떻게 될까? …네 입에 맞는 음식을 꾸준히 해나가면 되는 거야. 네 음식이 맛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계속 찾아올 거고 너는 그들과 살아가면 되는 거야.” P.205~206

진실의 마음을 담은 단어 ‘진정성’

책 P.225에서는 구호 광고에 참여한 저자가 적은 놓은 글들이 있다. ‘광고는 영리하게 편집된 진실’이란 글이란 말은 저자가 구호 광고를 하면서 느꼈던 딜레마를 이야기 하고자 한 게 아닐까 싶다. 그러면서 P.228에서는 “타인의 삶에서 가련함을 발굴해야 하는 일은 여전히 괴롭지만 결코 누군가를 도구화하고 대상화하진 않을 거라고 마치 품평하든, 전시하듯, 관음하듯 찍는 시선만은 거부할 거라고”라고 마무리 하며 자신이 생각하는 진정성에 대한 메시지를 남긴다. 책을 읽는 동안 내가 저자의 마음에 동화된 것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닌 우리가 살아가면서 경험할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담아 적어 놓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다른 것은 저자는 다른 시선으로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고민을 긁어 주고 있다. ‘고르고 고른 말’이란 제목에서부터 읽어 보고 싶은 충동을 느낄 수 있고 내용을 읽어가면서 저자의 마음에 고스란히 내 마음이 놓여지는 느낌을 받으며 위로가 되는 시간이었다. 말로 인해 상처가 있는 사람, 내가 하는 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싶은 사람, 그렇지 않더라도 가볍게 읽고 싶은 책을 추천받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선물하고 싶다.

권현기 | 동천일리하우스 사회복지사

사회복지 24년차이지만 신입 같은 마음으로 인연을 만드는 업무를 하는 사회복지사입니다. ‘책’을 매개로 새벽을 열어주는 ‘연대북스’를 통해 책과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타인을 위해 일한다고 하는 사회복지이지만 제가 더 많이 위로받고 성장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사람만한 재산이 없다’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현장에서 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