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움직이는 엔진은 ‘마음’이다. 마음이 움직여야 몸이 움직인다.
길을 걷다 두 갈림길을 만난다.
오른쪽으로 발길을 옮기는 것은 오른쪽 길에 피어있는 작은 꽃이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스스로의 행동을 결정할 때에만 마음이 동력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의 행동에 영향을 주고자 할 때에는 더더욱 마음이 동력이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먼저 상대방의 마음을 사야 행동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사는 것 – 기업사회공헌에도 해당되는 이야기임을 <기빙코리아 2011>을 통해 알았다.
상반기 부터 준비해 온 <제11회 국제기부문화심포지엄 기빙코리아 2011(이하, 기빙코리아2011)>이 지난 2011년 11월 23일,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무사히, 성공적으로 개최되었다.
<기빙코리아2011>은 “기업사회공헌의 창조적 재발견”이라는 부제 아래,
‘기업의 내부가치와 외부성과를 함께 높이는 새로운 사회공헌 프레임워크’라는 다소 거창한 주제로 진행되었다.
행사주제에 두 연구진(한양대학교 경영대학 전상경 교수/강남대학교 사회복지학대학원 한동우 교수)의 연구내용을 동시에 담기위해 여러 명이 머리를 맞대고 문구를 고민한 결과이다.
격년으로 발표되었던 기업기부지수(Corporate Giving Index)가 올해도 어김없이 공개되었고, 올해는 특히, ‘상장/비상장기업의 과거 기부금액 추이 분석결과’ 발표, ‘기업사회공헌에 대한 직원 인식조사 결과’ 발표가 눈길을 끌었다.
※ 기업기부지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한동우 교수의 칼럼을 참고하세요
그 중 한 가지 요인은 ‘우선 기업이 여력이 되어야 사회공헌활동을 한다’는 인식이 바닥에 깔려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는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비용을 여력이 되는 기업만이 할 수 있는 ‘지출’로만 인식할 것이 아니라,
기업의 부가가치 창출에 장기적으로 기여하는 일종의 ‘기부투자’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주장은 전상경 교수의 칼럼에서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http://www.economyinsigh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12
전통적 의미에서 기업의 성장은 자신들이 생산하는 상품에 대한 가격과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과 만족을 통해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제는 가격과 품질 뿐만 아니라 ‘사회를 위해 얼마나 기부하는 기업이냐’ 하는 것도 소비자의 구매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기업의 기부가 소비자의 ‘마음’을 사서 결국에는 소비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기부금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살 때, 소비자는 그 기업의 상품을 산다.
이것이야 말로 기업기부가 가져올 수 있는 최고의 선순환이 아닐까.
전상경 교수가 마지막으로 강조하는 중요한 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소비자가 기업기부에 대해 과도하게 해석하거나 그 가치를 평가절하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기업은 자연인과 다르다. 자연인은 선의(善意)만으로 행동할 수 있으나, 기업은 그렇지 않다.
기업은, 자연인과 다르게, 시장경쟁에서의 생존과 이윤창출이라는 명백한 목적이자 존재의 이유가 있다.
기업에게 자연인의 기부에서 드러나는 것 같은 선한 의지만 찾으려 해서는 안된다.
기업 고유의 동인(動因)이 기업기부에도 적용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기업이 기부를 통해 소비자의 마음을 사고자 한다면, 소비자 또한 마음을 팔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올해 초, <기빙코리아 2011>을 기획하면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기업 외부적으로, 즉 사회적으로만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기업의 내부에도 충분한 의미를 가지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랐다.
다행히도, 기업사회공헌이 기업내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연구결과를 통해 증명되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고 사회적으로도 고무적이라 생각한다.
<기빙코리아 2011>에 참석하셨던 분들과 올해 연구결과물을 앞으로 접하게 될 많은 분들도 <기빙코리아 2011>에 담고자 했던 기업사회공헌의 내부적 가치를 발견해 주시고 읽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기빙코리아 2011>이 출발점이자 영감이 되어, 관련된 후속 연구도 많이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그것이 연구활동을 통해 올바른 기부문화를 확산하고 증진하고자 하는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의 존재의 이유일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