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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웃을 수 없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웃음 가득한 프로젝트 기획법

이 책의 저자는 NHK의 PD였다. NHK는 일본의 공영 방송으로서 이른바 ‘수신료의 가치’를 중요시하며, 여러 공익적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처음에 야마가타山形로 발령을 받은 저자는 이 방송국의 아카이브에서 다른 PD들이 만든 프로그램을 모두 보았는데, 모두가 훌륭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청률은 형편없었다. 심지어 0%대 프로그램도 허다했다. ‘시청률 0%’는 NHK의 핵심 시청층인 노인들조차 보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 훌륭한 프로그램이 전하려는 메시지가 사람들에게 가닿을 방법이 없을가 고민하던 저자는 광고회사에서 1년 간 교환 근무를 하면서 나름대로 그 실마리를 찾았고, NHK를 퇴사한 후 여러 사회적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이를 적용하여 큰 성공을 거뒀다.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의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매뉴얼이다.

나는 프로든 아마추어든,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손을 잡고 어깨동무를 하고 웃다가, 문득 바라보면 세상의 풍경이 바뀌어 있는 그런 정도의 느낌이 좋다. (308쪽)

저자는 자신의 노하우를 기획, 표현, 실현, 전달, 그리고 태도 등으로 장을 나누어 자신이 수행했던 프로젝트의 사례를 들어가며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이 중에서 내가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두 가지였다.

첫째, 전하려는 사회적 주제를 개인의 경험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저자가 수행한 대표적인 프로젝트로서 전에 우리나라에도 소개됐던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은 치매 환자가 서빙하는 요리점인데, 이 요리점을 찾은 손님은 설령 돈까스를 주문했는데 만두가 나오더라도 화를 내지 않을 것이다. 이 프로젝트가 전하려는 사회적 주제는 ‘치매에 걸린 사람도 일을 할 수 있으며, 일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그러나 실수에 대해 강박관념이 있는 사람들, 특히 사회 초년생들이 이 요리점에서 ‘실수해도 괜찮다’며 위로 받기도 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일본 사회가 ‘실수에 대한 관용’에 대해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둘째, 바람이 아니라 ‘해님’으로 접근하라는 것이다. 나그네와 바람, 햇볕의 우화는 모두 알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바람’은 메시지를 날카롭고 선명하게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사람들이 미처 알지 못하던 충격적인 사회 문제를 고발하여 반향을 일으키는 데에는 ‘바람’도 필요하다. 그러나 사람들이 문제를 인식하는 것을 넘어서 행동하고 실천하도록 하는 데에는 ‘해님’의 방법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궁금해하고, 다가가고, 경험하고, 스스로 깨달은 사람들은 따로 요청하지 않아도 깨달은 바를 스스로 실천하는 한편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려고 하기 때문에 프로젝트의 파급력이 훨씬 강해진다는 것이다.

저자는 심지어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할 사람을 모을 때에도 설득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야기를 듣고 ‘그거 재밌겠는데?’라는 반응을 보인 사람들하고만 함께 일한다고 한다. 이 책도 그런 식으로 쓰여 있기 때문에, 이 책의 주제에 관심 있는 활동가라면 아마 책장을 끝까지 넘기게 될 것이다. 저는 다만 ‘이런 책이 있다고’ 알려드릴 뿐이다.

*이 책의 원제는 ≪笑える革命(웃을 수 있는 혁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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