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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의 시대에 우리가 지켜야 할 노동, 연결노동

이 책의 제목인 사람의 마지막 직업(The Last Human Job)이란 연결노동(connective labor)을 가리킨다. 저자인 사회학자 앨리슨 J. 퓨는 연결노동을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함으로써 성과를 만들어내는 노동으로 정의한다. 연결노동은 상대의 마음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읽은 바를 상대에게 전달하고, 상대가 그것을 수긍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그래서 연결노동은 한 사람의 역량이 아니라 사람 사이에서 함께 만들어지는 상호 성취다.

연결노동은 우리 부문에서 익숙한 노동이다. 상담과 사례관리, 지역사회 조직, 지원단체와 기부자를 만나는 일이 모두 연결노동에 기댄다. 그렇기는 하지만 연결노동이 유독 우리 부문에서만 나타나는 노동은 아니다. 저자는 로비스트와 세일즈맨이 남을 설득하기 위해, 간수와 인질 협상가, 탐정이 남을 통제하기 위해 연결노동을 활용한다고 말한다. 연결노동은 상대의 생각과 욕망을 파악하고 반영하는 과정일 뿐, 반드시 부드러울 필요는 없다. 또한 연결노동은 교사와 돌봄 노동자뿐 아니라 경찰과 법률가의 일에도 있으며, 계층 구조 어디에서나 나타난다.

이미지 출처: flaticon.com

우리가 연결노동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 부문이 성과 측정과 표준화의 압력을 받고 있고, 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연결노동의 속성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연결노동은 측정하거나 표준화하기 어렵다. 저자에 따르면 연결노동은 몸을 쓰고, 감정을 읽고, 협력하고, 즉흥적으로 대처하고, 실수를 저지른 후 이에 대응하는 행위로 이루어진다. 또한 다른 노동과 달리 생산성(투입 대비 산출) 향상이 잘 일어나지 않는 고밀도 접촉의 노동이다. 그런데 지금 많은 현장에 매뉴얼과 체크리스트, 데이터 수집과 성과 지표가 들어오고 있다. 실무자들은 측정이 일을 돕기보다 일의 중심이 되어버렸다고 말한다. 측정은 때로 측정하려는 대상 자체를 바꾸기도 한다.

물론 우리 부문의 모든 직무가 연결노동인 것은 아니다. 측정과 표준화의 이점도 분명하다. 저자도 대본화와 계량화가 최선의 경우 무엇을 해야 할지 파악하게 돕고, 접근성과 훈련을 개선한다고 인정한다. 중요한 것은 구분이다. 저자는 연결노동에 이름이 생기면, 현장에서 떨어진 이들에게 자신의 기여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름이 있어야 무엇을 재고 무엇을 지켜야 할지도 말할 수 있다. 우리가 하는 노동의 주요 형태에 이름을 붙이고 인식하는 일은 측정할 수 있는 것과 측정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는 기준이 된다. 그 구분이 조직의 사명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길이라는 점에서, 공익 활동가들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