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이 끝나고 화장을 지우는 배우들의 손 길에 묻어나는 한 줄기 허탈감.
뭐 그렇게까지 드라마틱하진 않더라도 몇 개월째 씨름하던 컨퍼런스가 끝나자 이유있는(?) 피로감이 엄습한다. 정점을 지나 급격히 꺽인 그래프마냥. 짧은 숨 한 번 몰아 쉬고 다시 뒷정리를 하겠다고 무거운 몸을, 어쩌면 마음일지도, 움직이다보니 포스트컨퍼런스 날이 다가온다. 아..이건 왜 또 하겠다고 했는지! 후회의 데시벨이 올라간다. 그래도 어쩌랴..이게 진짜 마지막이다 하면서 주춤주춤 다시 몸을 움직여본다. 컨퍼런스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2011 컨퍼런스에 대한 느낌과 평가를 하는 포스트 모던한 자리.

컨퍼런스 기획위원으로 활동한 이창림씨의 사회로 진행된 포스트컨퍼런스는 내내 여유로웠다. 참석한 사람들 한 명 한 명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고,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토론은 짧은 호흡과 작은 단위로 열려 참석자의 목소리를 많이 담아낼 수 있었다. 

 

각자의 방명록을 뽐내는 참석자들. 모두 스마일~~

각자의 자리에서 낮은 목소리로 사회변화의 동력을 만들어내고 있는 사람들이 비영리컨퍼런스에 대해 쓴소리를 하는 걸 듣는 건 그리 기분나쁘지 않았다. 그건 마조키스트적 성향과는 거리가 멀다. 한 마디 한 마디에 담겨있는 “잘 해봐요. 이렇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어요. 우리가 원하는 건 바로 이거라고! 듣고 있나?”는 속깊은 마음을 알기 때문이다. 우리의 대답은 시쳇말로 “졸라 땡큐에요” 진짜로! 잘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