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친구가 새로운 명품가방을 들고 나타났다. 면세점 보다 싸게 샀다고 염장질이다.
2. 다른 한 친구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페밀리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50% 가격에 먹었다고 자랑한다.
3. 한 동료는 경락맞사지를 시원~ 하게 받았다고 한다. (뭉친 어깨를 만져보며 나도 받아야 하는건 아닌지 잠시 생각…)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소셜커머스”를 이용했다는 것!!
한편 이 도시여성 냄새 솔솔 나는 소셜커머스가 투박한 시골총각 같은 비영리섹터와 만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20~30대 젊은 층의 기부 참여”라는 해피엔딩 스토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
성격 급한 분들을 위해 답부터 말씀드리자면, YES!
미국의 Recoup(www.recoup.com)라는 소셜커머스 업체는 매일 5만명이 넘는 고객들에게 “오늘의 기부 딜”을 제시하고, 보상으로서 기부자들에게 지역사회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할인쿠폰을 제시한다.
Recoup의 모토는 “좋아하는 것을 사고(BUY), 원하는 것을 절약하고(SAVE), 사랑하는 것을 지원하라(SUPPORT)!”이다.
좋은 상품을 착한 가격에 득템하고, 좋은 일 까지 할 수 있다니 실로 일거양득, 누이좋고 매부 좋은 격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의 엔젤북(http://angelbook21.net)이라는 소셜커머스는 소비자가 물건을 사면서 동시에 기부도 할 수 있다. 이용 방법은, 소비자가 정가 또는 할인된 가격에 물건을 구매하면 제품의 수익금 일부가 각종 사회 단체에 자동기부되는 시스템이다. 구매자는 실시간으로 기부현황을 파악할 수 있고 기부업체도 본인이 선택할 수 있으며 물건을 구매한 후 기부영수증을 발급받아 연말정산시 공제혜택도 받을 수 있다.
또 다른 소셜커머스업체인 쿠팡(www.coupang.com)은 지난해 12월 ‘기부 딜’ 이벤트를 진행했다. 기부 딜(deal)’ 이라고 표시된 딜을 구입하면 자신의 이름으로 100원이 적립돼, 누구나 부담 없이 쉽게 나눔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이 처럼 ‘기부’는 어느새 소셜커머스의 영역에 스며들어 20~30대 젊은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소셜커머스를 통한 기부의 장점은 무엇일까? 우선 기부자들이 간편하고 쉽게 기부에 참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물건을 쇼핑하는 동시에 한 번의 클릭만으로 기부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모금 단체의 경우 소셜커머스는 젊은 층의 새로운 기부자를 만날 수 있는 새로운 황금어장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소셜커머스를 통한 기부의 장기적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검증단계라 할 수 있다. 한 두번 호기심으로 기부 딜을 선택했던 고객이 매번 상품을 구매할 때마다 기부를 선택하리라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쏟아져 나오는 홍수 같은 기부 정보에 둔감해져, 클릭 한번에도 인색해지는 귀차니스트가 될 수도 있다. 미국의 경우도 일정 기간 동안 운영했던 기부 서비스를 중단한 소셜커머스 업체가 있다.
기부자들과의 지속적인 연계도 또 하나의 숙제이다. 모금단체들이 전통 방식의 기부자들보다는 아무래도 로열티(충성도)가 떨어지는 소셜커머스 기부자들과, 어떻게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관계를 이어나가는 모델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의 경우 상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구매 이후 고객과 만날 수 있지만, 비영리단체는 그러한 매커니즘이 없기 때문이다.
모금단체들이 소셜커머스 업체와 협약을 맺기 전 계약 조건을 잘 따져보는 것도 중요하다. 소셜커머스 업체가 요구하는 중계수수료와 마케팅비용은 다른 모금 방식에 비해 비싸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모금단체들이 이러한 여러 과제에 대한 부담으로 새로운 모금 툴인 소셜커머스와의 만남을 자꾸만 미룬다면…..
40이 되도록 장가를 못간 개구리 노총각 신세를 면하기 어려울 수도…..
손해 볼 것은 없으니, 일단 한 번 만나보시라 권해드리고 싶다!!
한편, 소셜커머스를 이용한 기부역시 자본의 논리로 일부 거대 비영리 기관이나 NGO에 의해 잠식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점이 우려된다. (참고: 사회복지법인 상위 5개 기관에 기부금 94% 몰려, 편중 심각) 시민들의 관심 영역과 기부를 필요로 하는 풀뿌리 단체들이 다양한 만큼 소셜커머스가 이 다양한 기부 니즈를 지원하는 형태로 성숙, 발전해나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