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C Asia 2017_워크숍 맛보기]

기부자 경험 설계 – ‘왜 그 사람은 기부하지 않았을까?’

IFC Aisa 2017에서는 6월 27일, 28일 이틀간 총 28개 워크숍이 48회 진행되었습니다. [전체 리스트 보러 가기]

‘재난모금’, ‘기업모금’, ‘고액모금 실행’과 같이 구체적인 실행을 배울 수 있는 워크숍에서부터 ‘미래의 리더십’에 대한 빅 아이디어 소개나 ‘협력’이슈, 그리고 ‘사회적 기업분야의 환경변화’ 소개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워크숍으로 구성되었습니다. Beyond Fundraising-Innovative Collaboration for the Future라는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펀드레이징이 전통적인 비영리단체에서의 모금에서 사회적 기업을 포함하여 ‘사회변화를 만들기 위해 자원을 동원하고 협력하는 일’로 개념을 확장해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고객 경험설계(Journey Mapping)

이 중 캐나다 출신의 Mike Johnston이 진행한 “How journey mapping can modernise your organization’s engagement, communication and fundraising”은 기부자 경험설계(Journey Mapping)라는 주제를 다루는 워크숍이었습니다. 기부자 경험(Donor Experience)은 영리의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이라는 개념을 비영리 기부자에게 적용한 것입니다.

경험설계(Journey Mapping)는 고객의 욕구를 이해하여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으로 기업의 소비자뿐 아니라 다양한 기관에서 시민, 학생, 환자, 이용자, 직원, 모임 회원이나 기부자에게도 적용 가능합니다. 많은 기업이 고객 서비스 개선, 마케팅과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등에 경험설계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하이네켄이 축구경기의 TV 시청자들이 핸드폰 앱을 통해 스코어 맞추기에 참여하게 하여 홍보에 성공하였고, 미국의 신발전문 온라인 몰인 자포스가 시간과 구매 여부에 관계없이 고객이 필요한 신발을 구할 때까지 도와주는 콘택트센터(Contact Center)를 통해 큰 매출 신장을 거둔 일 등 많은 성공사례들이 알려져 있습니다.

워크샵 모습 (강사 : Mike Johnston)

워크숍 모습 (강사 : Mike Johnston)

워크숍은 기부자 경험, 고객 경험설계의 개념과 중요성에 대한 설명, 그리고 경험설계의 사례를 설명하고, 참가자들이 실습해보는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경험설계 사례 소개 – 소피아 돕기

“MRI기계회사의 영업사원은 어느 날 6살 소피아가 MRI 촬영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잔뜩 긴장한 소피아는 촬영실 문을 열고 기계를 보자마자 겁에 질립니다. 촬영장 안은 백색 등의 밝은 방으로 기계작동을 위한 진동과 소음이 심합니다. 엄마 손에 이끌려 한 발을 들인 소피아는 울음을 터뜨립니다. 촬영실 간호사와 엄마가 아이를 달래면서 기계 쪽으로 가려고 하자 소피아는 자지러지며 드러눕습니다. 어떤 말도 소용이 없고, 결국 의사에게 도움을 청해 진정제를 주사하고서야 촬영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소피아

소피아

MRI기계

MRI기계

기존 제품판매의 관점에서 보면 이 사례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기계도 잘 작동했고, 결과도 정확하게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병원의 입장에서 보면 진정제 처방과 주사라는 부가비용이 발생했으며, 검사에 대한 나쁜 기억으로 다음 검사가 더 어려워지게 되었습니다.

MRI 회사와 병원은 함께 소피아를 돕기로 했습니다. MRI기술팀에서부터 병원의 행정팀까지 여러 팀이 모여서 소피아의 경험을 분석하기 시작합니다. 경험 분석은 시간대별로 실제 발생한 ‘행동’과 각 행동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과 ‘사물’, 그리고 그 과정에서 소피아가 갖게 되는 ‘태도’별로 나열합니다. 이는 태도, 행동, 사람, 사물의 4개 열을 나누고 항목별로 다른 색깔의 포스트잇을 사용하여 붙여나가는 것입니다. 제일 위에는 소피아의 사진을 붙여놓고 ‘태도’는 소피아가 실제로 말하고 생각할 것 같은 문장을 생생하게 적어 넣습니다.

경험설계 예시_경험분석

경험설계 예시_경험분석

그 후 참가자들은 소피아의 태도 단계 중 가장 힘든 지점 즉, 개입이 필요한 지점이라고 생각되는 곳에 스티커를 붙였습니다. 소피아가 MRI 기계 앞에서 검사를 거부하고 저항하는 단계에 가장 많은 스티커가 붙었고, 그 지점에서 소피아가 느낀 “아플 것 같아~~~!”라는 감정으로 인해 ‘검사시간 지연’, 주사를 놓기 위해 투여된 ‘투입직원증가’, ‘투약비용’, 그리고 소피아가 다시는 병원에 오고 싶어 하지 않는 것과 같은 부작용들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이는 소피아뿐 아니라 병원 측에도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경험 설계_중요지점 찾기

경험 설계_중요지점 찾기

개입지점이 확인되면,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를 찾으면 됩니다. 즉, 소피아가 “아플 것 같아~~~!”라고 느끼지 않게 하려면 무엇이 변해야 하는지를 찾아가는 것입니다. 소피아가 MRI 기계에 눕는 것이 “아플 것 같아~~~!”라고 생각하게 된 것은 그 전에 느낀 “긴장돼”와 기계를 보았을 때 느낀 “무섭게 생겼어~!”의 결과입니다. 즉, 소피아가 울며 자지러지지 않게 하려면, 기계실 앞에서의 긴장을 완화할 수 있어야 하고, 기계를 보았을 때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MRI 검사실과 기계의 문제입니다. MRI 기계의 기본 기능인 ‘환자위치고정’, ‘MRI 촬영’, ‘촬영결과증진’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경험 설계_필요지점 찾기

경험 설계_필요지점 찾기

경험 설계자들은 소피아 또래의 아이들이 어떤 환경에서 안전하다고 느끼는지를 알기 위해서 어린이 박물관을 방문하는 등의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경험설계_변화점 찾기

경험설계_변화점 찾기

관찰과 조사를 바탕으로 ‘캠핑’이라는 아이디어가 채택되었습니다. 소피아와 같은 어린이들은 캠핑 가는 것을 매우 좋아하며, 캠핑장의 환경은 익숙하지 않더라도 안전하고 재미있다고 느낀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경험설계_아이디어채택

경험설계_아이디어채택

병원은 MRI검사실을 캠프장 같은 느낌의 인테리어로 바꾸었습니다. 4면 벽에 캠핑카와 캠프파이어 등 관련 이미지로 꾸몄습니다. 기계에서 귀뚜라미 소리가 나게 하여 MRI기계에 들어가는 것이 캠핑장에서 체험하는 활동 중 하나처럼 느껴지게 설계하였습니다.

캠프장으로 꾸며진 MRI촬영실

캠프장으로 꾸며진 MRI촬영실

그 뿐 아니라 검사 전 키트를 캠프 배낭에 넣어주고, 아침에 그 배낭을 메고 출발하게 함으로써 병원에 오는 일에 기대를 하게 하였습니다. 캠프장의 ‘환경’이 아니라 캠프장이라는 ‘경험’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것들입니다. 병원 등록을 캠프장 안내와 같은 형식으로 진행하자 아이들은 검사실에 들어가는 일과 MRI기계에 눕는 일에 대한 저항감이 없어졌습니다. 이는 소피아와 같은 환자들에게도 좋은 일이지만, 촬영시간과 인력, 자원투여가 절약된다는 점에서 병원으로서도 이익이 되는 일입니다.

경험설계_새로운 경험

경험설계_새로운 경험


참가자 실습 – 그녀는 왜 기부하지 않았을까?

사례 소개 후, 참가자들을 4개의 조로 나누어 실습을 진행했습니다. 실습은 구체적인 잠재 기부자의 경험을 제시하고, 그것을 소피아의 사례와 같이 분석하여 개입 지점을 찾아 아이디어를 더하는 것입니다. 주어진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 당신은 동물보호단체의 활동가입니다. 잠재 기부자인 35세의 실비아는 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이자 직장인입니다. 그녀는 동물을 사랑하고 환경보호에 관심이 많습니다. 어느 날 실비아는 친구의 트위터에서 당신 단체의 활동으로 인해 어떤 기업이 동물실험을 중단하게 되었다는 기사를 읽고, 단체 사이트로 들어갔습니다. 기부하려고 했는데 기부금이 어디에 사용되는지 확인할 수 없어서 가입등록을 중간까지만 하고 그만뒀습니다. 기본 정보가 등록되었기 때문에 며칠 후 당신 단체에서 실비아에게 전화를 걸어 기부를 요청했는데, 실비아는 ‘엄마랑 상의해보고 결정하겠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기부를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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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아의 입장에 공감하기 위해 제일 위에 실비아의 사진과 인적사항, 관심사를 붙여놓았습니다. 각 단계 실비아가 경험한 행동, 만난 사람, 사물, 이로 인해 느낀 감정(태도)를 분석한 후 실비아 감정의 ‘가장 좋은 지점’과 ‘가장 나쁜 지점’을 찾아보았습니다. ‘가장 나쁜 지점’을 개선을 통해 기부할 확률을 높일 수 있고, ‘가장 좋은 지점’을 찾아 그 시점에 기부요청을 배치하는 전략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짧아서 구체적인 결과를 완성하지는 못했지만 처음 만나는 조원들과 포스트잇 몇 장을 붙이는 것만으로도 실비아의 상황과 비영리 기관이 고려해야 하는 사항들을 훨씬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 기관에 적용하기 – 팁

마지막으로 각 기관에서 기부자 경험설계를 할 때 주의해야 할 지점 10가지가 소개되었습니다.

1. 여러 기능부서가 함께 참여해야 함.

2. 기부자 데이터/행동/인적사항이 잘 정리되어 있어야 하며 분석할 수 있어야 함.

3. 기부자를 세대별로 구분하는 일에 열려있어야 함

4. 기부자에게 서비스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기술적 기반을 갖추어야 함.

5. 기부자 평생의 기부여정의 가치를 이해하고 이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함.

6. 인내심을 갖고 투자하고, 장기간 효과를 기다릴 수 있어야 함.

7. 기부자 경험이 온라인, 오프라인, 관계망 등 채널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함.

9. 데이터를 활용하여 기부자 개개인에 맞춰진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함.

10. 기관의 전략기획에 걸맞은 기부자경험 설계방법을 찾아야 함.

워크숍을 마치며, 기부자 경험설계는 데이터에 기반해서 기부자를 이해하고 기부자의 시각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고전적인 마케팅 원칙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에 더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리의 입장이 아니라 경험하는 기부자의 입장에서 볼 때, 더 많은 것을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