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비영리도 좋은 일을 하는 것을 넘어 좋은 일을 더 ‘잘’ 해낼 것을 요구받는 시대입니다. 과거에는 조직의 사명과 의지만으로 충분의 그 존재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이제는 조직의 활동이 실제로 어떤 변화를 구체적으로 만들었는지 점점 더 중요하게 평가되고 있습니다. 특히 사회적기업, 소셜벤처, 협동조합 등 비영리 부문의 영역이 확장되면서 전통적인 기부자(후원자)나 재단 뿐 아니라 다양한 투자자와 자금 제공자,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고, 그들은 투자된 자금이 어떠한 성과와 변화를 만들어내는지 확인하고 싶어합니다. 기부나 후원의 효과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고 그 과정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소액 기부자들도 예전에 비해 늘어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활동의 성과나 사회적 영향력을 어떻게 높이고 그 결과를 잘 보여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에 비영리임팩트 블로그는 비영리조직들이 어떻게 사업을 계획하고 점검하고 평가할 때 목표를 달성하고 더 큰 사회적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고자 합니다. 소셜이노베이션그룹의 양세진 대표님과 진행하는 ‘소셜임팩트(Social impact)’에 대한 인터뷰 연재글과 더불어 앞으로 관련 사례나 연구 자료들을 지속적으로 소개합니다. 

성과 측정의 경험을 나누다, Success Measures

오늘은 사업을 설계하고 사회적 영향력을 측정하는 과정에서 당사자(지원대상) 혹은 이해관계자들을 참여시키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시사점을 남기는 미국의 Success Measures사례를 소개합니다. 

Success Measures는 1990년대에 지역 개발 영역의 종사자들이 성과를 측정하는 데 무엇이 중요하고 어떻게 효과적으로 측정될 수 있는지에 대해 책임감 있는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출범한 조직입니다. 평가에 있어서 그들이 추구하는 방법론은 다음 5가지입니다.

 참여적  협력적  엄격한  신뢰의  해당 분야의 지식을 높이고 조직적 역량을 향상시키는 것

300명 이상의 지역 개발 종사자, 중개인, 후원자, 연구자들이 단순히 양적 성과나 수행 결과가 아닌 질적 성과를 평가하기 위한 툴 개발에 참여해온 결과 지역 개발과 관련된 질적 성과 평가 툴로서 Success Measure Data System이 탄생합니다. 2004년 이후에는 괜찮은 주거 환경과 커뮤니티 개발을 목표로 하는 미국의 비영리조직 NeighborWorks 안에 사회적 기업으로 자리잡고 340개의 지역 개발 관련 단체와 후원자에게 컨설팅과 교육, 기술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Success Measures의 Margaret Grieve와 Deborah Visser는 그동안의 경험을 ‘Community Development INVESTMENT REVIEW’매체에 발표합니다. 주목할 것은 단지 Success Measures의 성과와 효과성 뿐만 아니라 성과 측정의 과정에 ‘당사자(지원대상)의 목소리를 담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사회적 투자의 영향력을 증명하기 위해 다양한 측정 방법들이 최근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 방법들은 프로그램 참여자, 지역 거주자, 다른 당사자들의 경험과 생각을 거의 기록하고 있지 않다. 데이터는 프로그램의 성과와 인종, 경제, 사회적 지표와 관련된 강력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하지만 그것들은 개인적, 지역적 삶의 실제적 변화에 대한 전체 이야기를 들려주지는 못한다.”

그리고 강조합니다. “투자자들이 알기를 원하는 것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구조적이고 방법론적으로 건강한 영향력 측정 방법은 가능하다: 그들이 알기 원하는 것은 두 가지다.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향상되고 있는가? 지역 사회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커뮤니티 기반의 참여형 사례, 스페인 똘레도 

그들은 지역 주민의 참여에 기반한 성과 측정으로 더 높은 임팩트를 달성한 사례로 스페인 똘레도의 Neighborhood Housing Services(NHS) 경험을 제시합니다. NHS는 주택 문제가 심각한 똘레도 지역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Success Measure와 공동으로 지역 레벨의 질적 성과 측정 프로그램을 이행합니다. NHS는 주민 만족도와 지역 안전과 관련된 조사에 착수합니다. 그들은 길거리 설문과 핵심 이해관계자 인터뷰를 진행하며 거주 건물의 상태, 건물 허가 횟수, 이웃과 왕래하는 횟수 등을 조사했습니다. 또한 지역의 건강 상태에 대한 실시간 데이터를 얻고, 사람들의 ‘삶의 질’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NHS는 4개 지역과 평가 측정을 진행했는데 큰 병원이 위치한 한 지역에서는 병원과 공동협력하여 인근 지역의 안전과 관련된 질적 평가 작업을 수행, 결과적으로 방범위원회가 설립되고 지역 정책 프로그램으로 연결되는 성과를 낳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지역 주택 안정화라는 NHS의 애당초 목표에도 긍정적인 성과를 남깁니다. 

이러한 성공은 구체적인 지역적 맥락과 부합하는 평가 툴과 질적 지표를 선택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지역 프로그램을 만들 때 수집한 데이터를 창의적으로 활용하고, 광범위한 이해관계자들과 과정을 공유하고자 노력한 점이 그 성공 요소입니다.   

가령 그들은 다음과 같이 각 평가 지표에 대해 적절한 툴을 선택합니다.  

– 주택의 질: 표준 프로토콜을 이용한 주택에 대한 시각적 평가
– 지역 안전: 주민 설문
– 삶의 질에 대한 주민 만족도: 주민 설문
– 지역에 대한 외부 인식: 핵심 정보원에 대한 인터뷰
– 공공 장소에 대한 지역 이용율: 하루 동안 각각 다른 시간에 얼마나 참여하는지 핵심 지역 참여 관찰
– 주택 허가 활동: 지역 전부로부터 얻은 2차 데이터 리뷰
  

또한 사전 리서치와 적절한 툴을 바탕으로 사업의 성과들을 측정한 결과 다음과 같은 발견을 합니다.

– 대다수의 주민들은 지역 주택 보유량이 적절하고 향상되고 있다고 느낀다.
– 주민들은 집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전함을 느끼지만 저녁 시간 동안에는 안전에 대해 우려한다. 이는 정부가 ‘신속 대응’ 가이드를 선호하면서 정기 순찰 제도가 폐지됐기 때문이다. 
– 주민들은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태가 아니다. 사회적 상호작용에 의해 커뮤니티성 감수성이 존재하고 있다.
– 주민들은 새로운 세금 지원 도서관과 자전거 도로를 잘 이용 중이다.
– 주택 허가율이 증대하면서 주민들은 재산에 재투자하는 경향을 보인다.
– 많은 사람들은 새 혹은 기존 주택에 대한 투자가 지역의 주택 건설 환경을 개선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느낀다. 

Learning from Success Measures

Margaret Grieve와 Deborah Visser는 ‘잘 짜여진 참여형 접근 방식이 어떻게 의사결정 과정의 핵심 영역이 될 수 있는지, 다양한 층위의 정보들을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지‘를 강조합니다. 그리고 개방성, 정확성, 신뢰성을 이러한 과정의 핵심 요소로 꼽습니다.

국제 개발 영역에서도 ‘참여형 평가(참여형 활동 리서치)’는 지역 사회에 적절한 결과와 자생적 활동을 이끌어 내기 위한 방법적으로 건강한 접근방식이라고 평가됩니다. 

위 사례를 통해서 동일한 측정 기준이나 경영 성과 지표가 아닌, 지역의 목소리와 현장을 반영하여 기준과 지표를 새롭게 개발한다는 점, 프로그램을 계획하기 전에 지역의 현실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한 조사 작업을 촘촘히 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지역 수요가 반영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점,  프로그램의 결과를 사전에 기획된 평가 지표에 의해 재진단했을 때 얼마나 지역의 삶의 질이 개선되었는지 비교 평가 할 수 있다는 점 등이 Social impact 이슈와 관련하여 좋은 ‘참여형’ 모델을 보여준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