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하반기 가장 이슈가 된 영화는 ‘보헤미안 랩소디’인 것 같습니다. 그룹 퀸에 대한 각자의 추억, 프레디 머큐리에 대한 재평가, 싱얼롱 극장 동영상 등 이어지는 관심 속 문화방송은 1985년 라이브에이드 행사의 실황중계를 재방송 하였고, 프레디 머큐리에 대한 다큐멘터리도 방영되었습니다. 여기에서 잠깐, 라이브에이드는 본 블로그의 ‘기부금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었을까?-영국편’의 1900년도 이후의 성취 중 하나로 소개되었던 행사입니다. 우리에게 그룹 퀸과 프레디 머큐리에 대한 추억과 재발견을 준 그 장면이 실은 역사적인 모금행사의 현장 실황이었던 것이지요.
나무위키, Wikipedia, 영화의 대사들을 연결해보면 다음의 사실들을 알 수 있습니다.
- 1985년 7월 13일에 개최된 대규모 록 페스티벌. 밥 겔도프, 밋지 유르가 에티오피아 난민의 기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획함.
- 영화’보헤미안랩소디’에 실황이 소개된 영국 런던의 웸블덤 스타디움에서 72,000명 관객과, 미국 필라델피아의 존 F. 메네디 스타디움에서도 100,000명 관객과 총 16시간 진행됨. 10대의 위성으로 전세계 150국에 방영되어 약 19억명, 세계인구의 40%가 시청한 것으로 추산됨.
- 한국에서는 MBC가 ‘세계는 한가족’이라는 프로그램명으로 녹화방송. 3시간 분량으로 편집본. 당시 중계영상에는 ‘보헤미안 랩소디’가 빠져있었는데, 금지곡이었기 때문. 2018년 12월 2일 영화의 흥행에 힘입어 재방영됨.
우리는 모금행사로서의 라이브에이드 관련 사실에 눈길이 갑니다.
- 영화에서 백만 파운드 모금이 목표라는 언급이 나오는데, 공연 동안 BBC는 300대의 전화 회선을 연결했고, 신용카드 기부도 받음.
- 결과적으로 약 1억 5천만 파운드가 모였는데, 이는 현재 기준으로 약 6,400억 원 가치. 1인 기준 가장 큰 기부금은 두바이의 부유한 가문이 100만파운드, 즉 42억 원 기부함.
- 영화에서처럼 콘서트 시작 후 7시간째까지 실망스러웠던 기부실적이, 퀸 공연으로 크게 오름. BBC가 기부금 수표로 보낼 우편주소를 안내하려고 하자 밥 겐돌프가 “Fuck the address, let’s get the numbers”라고 소리쳤다고 함. 전해지는 바로는 “give us your fucking money”라고 하고, 영화에서도 비슷한 멘트를 함.(물론 본인은 그런 상스러운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함)
여기까지 위키에서 알 수 있는 내용이라면 위키에 최근 링크된 ‘Samuel Seong’님의 기부금의 사용관련 코멘트들은 우리가 꼭 읽어야 할 내용인 것 같습니다. (조금 요약)
- Live Aid는 역사상 최고의 자선공연이지만 기아와 난민 지원은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투입되어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망한 인도적 지원사업의 하나임.
- 당시 이디오피아의 기근은 해당 지역에서 식용 작물 대신 환금성 작물인 커피를 키우다가 커피 원두값이 폭락하면서 발생했던 것.
- 이 참상을 담은 BBC의 다큐멘터리를 밥 겔도프와 밋지 유르가 본 다음은 기획했던 것이 Live Aid. 이게 성공하면서 비슷한 공연들이 이어짐. [BBC다큐멘터리관련기사]
- 콘서트에서 번 돈으로 수많은 구호물자를 실은 배들이 떠났는데… 문제는 이디오피아 지부티항등이 처리할 수 있는 양을 초과함. 하역 대기 시간이 길어지자 운송 회사들은 해당 지역 인근에 구호물자들을 부리고 자신들의 본업을 위해 복귀. 상당수의 물자들이 옆 나라 소말리아에 뿌려짐
- 문제는 당시 소말리아는 당시 친소정권인 시아드 바레가 이끄는 군부독재에 저항하는 세력들이 자라던 시점. 친소정권 붕괴를 원하는 이들에게 이 물자들이 들어가면서 종잣돈이 되고 1991년에 시아드 바레 정권은 무너짐.
- 국가는 세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총만 넘쳐나니 지역에서 여러가지 문제들이 발생하기 시작함. 유엔 평화유지군이 파병되었으나 여의치 않아 철수.
- 이후 소말리랜드와 소말리아로 다시 분리되고 소말리랜드의 정정불안은 해소되지만 소말리아 지역은 여전히 분쟁 지속 중.
기부금이 수혜자와 수혜현장에 의도치 않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음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한 내용은 이미 많은 책으로 소개된 바 있습니다. 기부문화총서 ‘기빙웰-잘 주고 잘 받는 나눔의 윤리’에서도 다루고 있고, 에누마 김현주 팀장님의 특강 ‘좋은 의도는 좋은 결과를 낳는가’에서도 자세히 언급되고 있습니다. 영화의 감동에서 시작된 관심은 기부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또 다시 오래된 숙제를 확인하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좀 뜬금없지만 21세기에 만약 사상 최대의 세계적 모금행사가 만들어진다면 그 기획은 K-pop의 성지 한국에서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해 보며, 이때는 앞선 과오들을 피하는 나눔의 방식을 볼 수 있기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