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가을호(10월) 소식지의 한 꼭지인 『책세상』에 실을 원고를 작성해 달라는 부탁 아닌 강압을 받았다. ‘자원개발부 공부모임 중 읽었던 책 내용을 부담 없이 자유롭게 작성하면 된다’는 원고 청탁이었지만 정말 많은 부담을 안겨주었다.

책이라면 삼십 평생 살면서 읽은 책을 손에 꼽을 정도로 책과는 거리가 멀었던 사람이고, 흔히 말하는 독후감은 초등학교 시절 고사리 같은 손으로 깍두기 모양의 원고지에 몇 자 적어본 게 전부였다. 그런 내가 주몽재활원 소식지의 한 공간에 채워질 글을 써 내려간다니 부담 아닌 부담과 걱정으로 가득 채워졌다.

아름다운재단 나눔북스 NO.16 ‘이야기 모금원리’ 라는 책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주몽재활원 자원개발부의 부서원으로 외부자원을 효율적으로 얻기 위해 함께 공부하자는 의미로 독서모임을 시작하게 되면서부터다. (물론 반강제로..)

월 2회의 모임을 갖기로 하고, 모임 전에 정해진 페이지까지 책을 읽은 후 책의 내용을 토대로 서로 이야기꽃을 피우는 모임이다. 그 모임의 책 가운데 한권이 나눔북스 ‘이야기 모금 원리’이다. 이 책은 비영리 모금 분야에 20여 년간 몸담은 지은이 이원규 모금 컨설턴트가 그동안의 모금 사연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례를 들려주는 책이다.

책에서의 사례는 성공 사례 못지않게 실패한 사례도 다룬다. 필자도 모금 실무자로서 성공적인 제안서보다 실패한 경험이 더 많은 사람 중 한 사람이다.

모금 실무자로서 프로포절, 인터넷 모금 등 다양한 제안서를 작성하여 제출할 때면 선정 발표날에 해당 홈페이지 창에서 F5(새로고침) 버튼을 수도 없이 누르며 내가 제출한 제안서가 선정되기를 바랐던 적, 또는 인터넷 모금에 내가 작성한 모금함이 등록되고 금액이 저조하여 손톱을 깨물며 초조함을 달래던 그 모습은 언제나 변함없이 생생하다.

아는 인맥을 동원하여 평소 연락도 하지 않는 친구에게 인터넷 모금함의 링크 내용을 보내기도 해보지만, 금액은 크게 변동되지 않을뿐더러 인맥이 짧다는 것만 새삼 느낀다. 이처럼 모금을 하는 실무자들은 누구나 쓰라린 아픔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누가 했던가? 그 말이 맞는다면 대한민국의 모든 어머니가 나의 어머니일 것이다.

글쓴이가 작성한 머리말의 내용을 옮겨 쓴다.

모금에 관심을 갖고 궁금해하며, 모금을 더 잘해 보고 싶다는 단체장이나 실무자를 만나면 이런 성공 사례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곤 했다. 다른 단체가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루어 낸 일련의 사례는 모금 실무자에게는 물론 단체의 책임자에게 큰 용기와 희망을 주었다. 그만큼 이야기는 큰 힘이 있다. 독자 여러분도 이 책의 이야기들을 읽고, 자신의 경우와 비교하고 또 평가해 보면서 자신감과 기대감을 가지는 것은 물론 필요한 지식과 지혜도 얻을 수 있길 바란다.

‘이야기 모금 원리’, 성공과 실패 사례로 구성된 책으로 한 장, 한 장 술술 넘어가며 잘 읽히는 책이다. 글쓴이가 제시한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 용기와 희망을 얻었고, 그중 실패 사례는 마치 내 일인 것 마냥 마음이 쓰렸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듯이, 칭찬은 큰 효과가 있다. 나도 칭찬에 약하고, 칭찬을 갈망하고, 칭찬을 통해 용기를 얻는다. 모금 실무자는 한 건의 성공을 위해 끊임없는 도전을 하고, 한 사례의 성공을 위해서 수많은 실패를 경험한다. 많은 실패를 경험하는 모금 실무자에게 칭찬과 격려는 큰 힘이 되고 다시금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오늘도 모금을 위해 도전하는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한걸음 전진하며 내용을 마무리 짓는다.

– 서지원 (주몽재활원 자원개발부)

주몽재활원 후원에 있는 다양한 산새들 (ⓒ 전대진)


주몽재활원 소식지 「달리고 싶은 아이들의 집」 (2021년 가을호(10월))에 실린 글을 저자의 허락을 구하여 여기에 싣습니다.

[달리고 싶은 아이들의 집(2021 가을호(10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