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에서 오랫동안 일을 했다고 하면, 종종 모금을 하려고 하는 단체로부터 ‘자문’이라는 요청을 받곤 합니다.

솔직히 저의 지식이라는 것이 누군가에게 조언을 줄 수준은 되지 않지만, 계기삼아 단체의 고민도 배울 겸 미천한 경험이나마 나누러 달려가곤 합니다.

그 과정에서 줏어들은 이야기 한 두개가 마음에 걸려서 나누어 봅니다. 누군가가 나쁘다, 혹은 옳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러나, 제가 줏어 들은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어서 비난도 좀 받고, 이 글을 내릴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기쁠 것 같습니다.

줏어들은 이야기 하나. 유명한 연예인 셀러브리티

LGBT(레즈비언,게이,바이섹슈얼, 트렌스젠더 – 성적소수자 통칭) 관련 활동가를 만났습니다. 모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나 “한국에서 짧은 기간에 인지도를 얻어 모금을 하려면 제일 빠른 것이 인지도 있는 명사가 앞에 나서는 방법이예요. A씨가 캠페인을 이끌어주시면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어떠세요?”

활동가 “A씨요? 아…..  유명인으로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도 많이 겪으시고, 그 결과로 한국에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넓어졌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이시긴 한데요… 제가 알기로는 성소수자 권익단체에 기부를 하신다던지, 참여하는 일은 없어요..”

나 “네??????”

생각해보니….. A씨가 어디에 기부했다는 기사를 본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사실, 언론에 기부사실을 공표하고서 실제로 행하지 않는 연예인도 없지 않거든요. 그런데 왜 저는 뜬금 없이 배신감 같은 감정을 느낀 것일까요? 그 다음 에피소드를 들으니 그 감정이 명확해 집니다.

활동가 “다들 오해를 많이 하시지요. 언젠가는 국내에 와있는 해외공관에서 성소수자관련 행사를 한다고 초청을 하길래 왠만한 단체들은 다 참석했거든요. 그런데, A씨를 게이 활동가로 시상하는 자리더라구요. 틀린 건 아닌데, 거기 참석한 어떤 단체도 A씨와 인연이 깊은 곳은 없었으니…좀 어색했죠 ^^;;;;;;;”

그렇습니다.  저도 A씨를 성소수자의 대표인물로 인식하여 자연스럽게 그 인권운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오해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배신감은 적절한 표현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사람들이 대표인물로 인식할 만큼 게이 정체성으로 인지도를 얻기도 하고, 누구보다도 그 어려움을 잘 알 사람이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위해 기여하는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좀 실망스럽다는 것이 적절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줏어들은 이야기 둘. 청년문제를 통렬하게 제기한 저자 선생님

저도 많은 중년(?)들처럼 한국의 청년문제에 대해 관심도 많고 걱정도 많습니다. 그런 저의 생각에 틀을 준 중요한 책들이 몇 권 있지요. 한때는 그 저자의 생각을 좀 더 잘 알고자 강연회도 따라가고, 굳이굳이 뒷풀이까지 따라가서 말씀을 청하곤 했었지요. 그런데, 제가 만난 흔치 않은 청년활동단체 활동가가 단체 재정을 걱정하길래 “청년문제 관련 유명 저자들께 책 인세를 일부라도 기부요청을 해보시면 어때요?”라고 권했을때, “아…… 쌤들이 말씀은 하셨는데, 아직….. 입금이 안되고 있네요…. 시간이 지나서 ……..다시 연락드려도 될까요?”

활동하는 단체에 마중물 쯤은 시원하게 부어주실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 저만의 기대인지라, 이 또한 저만의 실망일 것 같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사회의 중요한 가치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거나, 유명인이라고 해서

모든 단체의 기부요청이나 목소리 대변요청에 응해야 할 의무인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가치를 통해 존경을 얻고 사회적 발언권을 행사한 사람이라면 

말 뿐 아니라 다른 어떤 부분으로 의지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뭐…… 비뚤어진 개인의 마음 한켠으로….. 실망은 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