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에 본사를 둔 격주간 신문, 더 크로니클 오브 필란트로피(The Chronicle of Philanthropy)는 세계 비영리부문의 소식과 문제점 그리고 대안 등을 제시하는 언론사입니다. 이 신문에서 2014년 2월 초, 2013년 미국의 기부랭킹 ‘PHILANTHROPY 50’을 발표하며 미국의 고액기부자의 특징을 정리했습니다.
[기사 원문] http://philanthropy.com/article/Gifts-Surge-From-the/144601/
쏟아지는 기부금
2013년 한 해동안 미국의 가장 고액 기부자들은 대학, 병원, 등에 수백만불 기부를 했습니다. 고액 기부자 50인 랭킹을 보면 부유층들은 2013년 한 해동안 2012년보다 4% 늘어난 77억달러를 기부했습니다. 물론 거액의 유산기부를 몇 개 포함하고 있기도 하지만, 기부자들은 62억달러를 기부약정했습니다. 이는 지난 2년 간의 기부금을 합한 것과 같은 엄청난 규모라고 합니다.
이러한 거액의 기부현상에는 주식시장의 호황과 부의 세대 간 이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기 때문에 2014년에도 꾸준히 많은 고액 기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미국의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습니다.
젊은 기부자의 선전, 남자, 금융업
기부랭킹 1위인 마크주커버그와 챈 부부는 30대 이하입니다. 물론 기부랭킹이 모두 젊은 기부자로 이뤄진 것은 아니지만(기부랭킹의 기부자 평균연령은 72.5세), 이 젊은 거액의 자산가가 기부랭킹을 리드한다는 점은 참 흥미롭습니다.
그 외 기부랭킹에 속한 고액의 기부자들의 특징으로는 대부분은 남자이며 주로 금융이나 투자를 통해, 그리고 그 외 부동산, 기술, 그리고 유산 등에서 거액의 재산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학, 재단, 병원
고액 기부자들에게 가장 많은 지원을 받은 곳은 대학, 재단, 병원으로 최대 1백만달러 혹은 적어도 2013년 전보다 더 많은 기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의료연구시설, 예술기관, 휴먼서비스 단체가 그 뒤를 이었으며, 아동청소년단체, 환경단체, 종교기관이 고액기부자들에게 가장 적은 기부금을 받았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아름다운재단에서 실시한 2011 한국개인기부지수 조사결과 한국에서 이와 정반대로 자선단체(72.2%), 종교단체(21.6%)에 대한 기부가 가장 높으며 교육기관(4.1%), 의료기관(1.3%), 문화예술기관(0.5%)에 대한 기부는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정부예산 절감과 혁신적 정책 시도, 적극적 문제 해결
기부랭킹 5위인 존과 로라 아놀드는 단순히 기부를 하는 것이 아닌 정부의 책임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social-impact bonds(SIB, 사회성과연동채권, 또는 사회혁신채권)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SIB는 민간기관이 정부와 계약을 토대로 채권을 발행하여 투자자로부터 사업비를 마련하여 정부와 맺은 사업을 수행하게 되고, 정부는 사업성과를 평가하여 계약된 성과를 달성하게 되면 투자비와 이자를 지불하는 pay-for-success입니다. 최근 서울시가 국내 최초로 아동복지서비스분야 SIB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아놀드는 재범방지프로젝트에 370만달러의 보조금을 제공했고, 골드만삭스를 포함한 민간투자를 끌어내는 등 정부가 사회 프로그램에 혁신적 접근을 시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SIB가 시작될 수 있는 돈을 재투자하고 있습니다.
또한 신시아 앤 조지 미첼 재단 대표인 캐서린 로렌츠는 텍사스 동부의 피니 우드 숲의 보호림과 텍사스 주 수질향상 및 수원보호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통적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어드보커시 캠페인 진행 단체도 지원하는 등 환경분야의 기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앞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미국의 고객 기부자들은 환경문제에 거의 기부하지 않았는데, 캐서린로렌츠는 앞으로 닥친 환경문제를 대비하여 새로운 정책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기부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뉴욕 시장이었던 블룸버그 역시, 도시(지역)문제에 집중하여 거액의 기부를 했습니다. 그는 460만달러를 시청의 서비스 프로그램을 자원봉사프로그램을 만드는 지역비영리기관으로 전환시켜 지역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앞서 살펴본 미국의 고액 기부자들은 엄청난 자산을 소유한 기업가들로 모범적으로 기부를 하고 있다는 점은 물론, 단순히 돈을 주기만 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신념과 가치에 따라 사회문제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자본과 사회적 영향력을 적절하게 활용하며 기부를 하고 있다는 거죠.
(단위:%)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자선을 위한 사회복지분야의 기부가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1년 아름다운재단의 개인기부조사에 따르면 기부자들의 기부의 내적동기가 동정심(62.1%)이 가장 높았습니다. 하지만 사회에 대한 책임감이 2009년 54.8%에서 2011년 59.4%로 다소 증가한 것으로 보아 한국에서도 점차 신념과 사회문제해결에 적극 나서려고 하는 움직임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고액 기부자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요? 2009년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기획연구로 진행한 ‘부유층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한 연구’ 결과를 정리하여 포스팅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관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