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부환경지수(Global Philanthropy Environment Index, GPEI)는 인디애나대학 릴리 패밀리 스쿨 오브 필란트로피(IU Lilly Family School of Philanthropy)에서 격년으로 발표하는 전 세계 기부환경 측정 지수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는 한국 파트너로 참여하여 한국의 기부환경 부분을 작성하고 있다.
2025년 보고서는 95개 국가와 경제권이 참여하여 2021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3년간의 기부환경을 평가했다. 이번 보고서는 173명의 국가별, 지역별, 글로벌 전문가들과의 협력으로 제작되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회복기, 인공지능 발전, 인플레이션, 대규모 자연재해, 무력 분쟁 등 다양한 글로벌 도전과제가 있었던 시기를 다룬다.(2025GPEI 동아시아지역 보고서_ 다운로드)

동아시아 지역 개요

동아시아 기부환경은 중국, 홍콩, 일본, 한국, 대만 등 주요 경제권의 정치 구조, 역사, 문화적 다양성으로 인해 매우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동아시아는 코로나19 이후
필란트로피 조직을 활성화하려는 노력과 함께 역동적인 시기를 경험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필란트로피 환경은 많은 영역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부정적인 추세를 보이며 국가 간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

동아시아의 공통 특징

동아시아 국가는 경제 발전, 거버넌스, 역사적 유산 면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만, 정부 권위가 역사적으로 “공익”을 정의하고 이를 증진하는 방법을 규정하는 데 지배적인 역할을 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어느 정도 필란트로피와 비영리 부문의 발전을 늦췄지만, 지난 수십 년간 지역 경제가 성장하고 성숙하면서 이들 부문이 더욱 전문화되고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동아시아 5대 핵심 트렌드

1. 혁신 (Innovations)

   동아시아 전역에서 필란트로피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임팩트 투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며, 블록체인(비트코인 등)을 통한 새로운 기부 형태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튀르키예 지진 등 국제적 재난 상황에서 가상화폐 기부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또한 AI가 필란트로피 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되면서, 블록체인, 메타버스, NFT 등 Web3.0 기술을 도입하고 시도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비영리 스타트업 지원과 임팩트 투자도 확산되는 추세다.

2. 전문화 (Professionalization)

   필란트로피 분야의 전문화가 진행 중이며, 필란트로피 전문가들의 네트워킹 활동이 증가하고 있어 미래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다. 국제 컨퍼런스, 모금 및 개발 훈련, 네트워크 구축 등 낙관적인 활동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으며, 개인이 이 분야에서 전문 경력을 성공적으로 추구할 수 있다는 인식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동아시아는 다른 세계 지역에 비해 전문 교육 및 훈련이 여전히 뒤처져 있다. 동아시아 대부분 지역에서 필란트로피 경력은 제한된 경력 경로로 인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며, 이에 대한 네트워킹, 전문성 개발 활동, 명확한 경력 경로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3. 세대 교체 (Generational Change)

   세대 교체는 보다 실천적인 필란트로피 접근 방식필란트로피 영향력을 파악하려는 욕구를 촉진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MZ세대)는 크라우드펀딩, 자발적 사회참여 활동 등 전통적 기부 방식과 다른 혁신적 참여를 선호하며, 기부금액과 참여율이 증가하고 있다. 재난 시기에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자 하는 강한 협력과 나눔 정신을 보이며, 2020년 이후 다양한 방식으로 자선 문화가 발전하고 확장되며 성숙해지고 있다.

4. 새로운 법률 (New Laws)

   법률 및 역사적 구조가 지역 필란트로피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 동아시아 선진 경제권들은 세제 시스템 및 비영리 규제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그 방향은 국가별로 다르다.

   일본과 대만은 필란트로피 활동을 더욱 지원하는 방향으로 법적 구조가 발전하고 있다. 일본은 2018년 휴면예금법을 통해 비영리조직에 새로운 수입원을 제공했으며, 대만은 진보적인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관료적 개입도 일부 감소하는 추세다.

   한국은 2023년부터 정치 환경이 크게 변화했다. 정부는 비영리단체와의 관계에서 지원은 축소하고 규제는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했다. 2024년 비영리 민간단체 국고보조금 예산은 39억원으로 전년도 74억원 대비 약 47% 감소했으며, 시민사회위원회가 폐지되어 정부-시민사회 간 소통 채널이 축소되었다. 동시에 투명성 제고 명목으로 자선단체 감사가 강화되고 사회적경제 부문 예산이 삭감되었다.

   홍콩과 중국에서는 2020년 국가보안법으로 인해 국제 활동 및 파트너십이 제한되고, 특정 주제에 대한 필란트로피 활동이 금지되었다. 동아시아 전역에서 비영리조직이 국가 정부 기관에 등록하고 보고하도록 요구하는 법적 구조는 사기를 방지할 수 있지만, 동시에 정부가 활동을 제한하는 메커니즘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5. 역사적 요인 (Historical Factors)

   이 지역의 각 국가는 필란트로피와 관련된 고유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 권위가 역사적으로 “공익”을 정의하고 이를 증진하는 방법을 규정하는 데 지배적인 역할을 해왔다는 점이 공통적이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은 각국의 필란트로피 발전 경로와 현재 환경을 이해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국가별 주요 결과

일본이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으며,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은 세계 평균을 넘어섰다. 다만, 국가별로 다른 전문가가 관적 관점을 반영하여 점수를 기록했으므로, 국가 간 점수 차이에 집중하기보다는 각국의 개선 추세와 과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GPEI2025  동아시아 국가의 항목별 점수>

GPEI2025 동아시아 국가의 항목별 점수

한국 (평균 3.85점, 점진적 하락)

한국은 2018년 4.37점에서 2022년 3.94점, 2025년 3.85점으로 점진적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정치 환경 부문이 3.9점에서 3.0점으로 대폭 하락했다.

   주요 변화:

    • 2023년부터 정부의 지원 축소와 규제 강화 정책 전환
    • 비영리 민간단체 국고보조금 약 47% 감소 
    • 시민사회위원회 폐지로 정부-시민사회 간 소통 채널 축소
    • 투명성 제고 명목의 자선단체 감사 강화

   긍정적 측면:

    • 사회문화적 환경은 4.0점에서 4.3점으로 개선
    • MZ세대의 크라우드펀딩, 가상화폐 기부 등 혁신적 기부 문화 확산
    • 블록체인, Web3.0 기술 도입 및 임팩트 투자 확산

일본 (평균 4.0점 이상, 동아시아 최고)

일본은 동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으며, 중국을 제외한 동아시아 국가들은 세계 평균을 넘어섰다. 1997년부터 이어진 제로금리와 저성장 추세가 필란트로피에 영향을 미쳤지만, 정치환경과 사회문화 환경 개선으로 3.95점에서 4.0점으로 상승했다.

   주요 성과:

    • 2018년 휴면예금법 입법: 휴면예금을 비영리조직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여 새로운 수입원 제공
    • 안정적인 법적 프레임워크와 명확한 기준을 충족하는 비영리조직에 대한 지원 제도
    • 비영리 부문의 점진적 성숙과 전문화
    • 관료적 개입 일부 감소

대만 (세계 평균 이상, 지속적 개선)

대만은 해외 기부와 사회문화 환경이 크게 향상되었다.

   주요 특징:

    • 해외 기부 측면에서 전 세계적으로 독특하고 진보적인 위치
    • 세제 혜택을 진보적으로 제공
    • 국가의 소프트파워로서 필란트로피의 역할에 대한 정부의 인식 향상
    • 선진 경제권에서 안정적인 정치 및 규제 환경 유지
    • 세제 시스템 및 비영리 규제 개선 작업 지속
    • 관료적 개입 일부 감소

중국 (평균 이하, 점진적 개선 추세)

중국은 여전히 가장 제약적인 필란트로피 환경에 있지만, 이전보다 개선되었다.

   주요 개선사항:

    • 세제 혜택 부문에서 가장 큰 개선: 기업 기부의 세제혜택 표준화, 개인 기부 혜택 개선
    • 논쟁의 여지가 없는 비영리조직의 운영 허용

   지속되는 과제:

    • 시민사회에 대한 정부의 엄격한 통제
    • 국가보안법으로 인한 국제 활동 및 파트너십 제한
    • 옹호활동 및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에 관여하는 비영리조직 억압
    • 특정 주제에 대한 필란트로피 활동 금지
    • 비정치적 활동에 한정된 비영리 부문의 성장

홍콩 (급격한 하락 추세)

홍콩은 전반적인 급격한 하락을 보이고 있다.

   주요 악화 요인:

    • 2020년 국가보안법 시행으로 인한 강력한 규제
    • 운영 용이성 부문에서 가장 큰 하락
    • 시민들의 기부에 대한 인식 변화
    • 시민사회와 활동가에 대한 단속, 노조 폐지 압력
    • 기부단체들의 조심스러운 운영 환경
    • 국제 파트너십 및 특정 주제 필란트로피 활동 제한
    • 중국 정부의 영향력 증대로 정치적으로 민감한 활동에 대한 제약 강화

 

시사점

동아시아 전역에서 필란트로피 활동은 증가하고 있으며 정부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국가별로 상이한 변화를 보이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긍정적 변화:

  • 일본, 대만은 안정적인 발전과 법적 지원 강화를 보이며, 특히 일본의 휴면예금법과 대만의 진보적 세제 혜택이 주목할 만하다
  • 전 지역에서 디지털 기부, 임팩트 투자, 블록체인 등 혁신적 기부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 세대 교체로 인한 새로운 기부 문화 형성과 전문가 네트워킹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
  •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이 주류화되어 온라인 모금, 하이브리드 업무 환경 등이 활성화되었다

주요 도전과제:

  • 홍콩과 중국에서 국가보안법으로 인한 국제 파트너십 제약이 비영리 및 필란트로피 리더들의 욕구를 충족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 동아시아는 다른 세계 지역에 비해 필란트로피 전문 교육 및 훈련이 뒤처져 있으며 경력 경로가 제한적이다
  • 경제 불안정으로 특히 소규모·풀뿌리 조직이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대규모 조직과의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전망:

동아시아의 필란트로피는 국가별로 서로 다른 경로를 걷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많은 낙관적인 활동들이 일어나고 있다. 국제 컨퍼런스, 모금 훈련 네트워크, 그리고 이 분야에서 전문 경력을 추구할 수 있다는 인식 증가 등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제공한다. 다만 정치적 제약이 있는 국가들과 그렇지 않은 국가들 간의 격차가 커지고 있어, 지역 전체의 균형 잡힌 발전을 위해서는 각국의 정치 환경 개선과 국제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

<함께하면 좋은 글>

① 세계 기부환경지수 2025 – ①글로벌 리포트
② 세계 기부환경지수 2025 – ②아시아 리포트
③ 세계 기부환경지수 2025 – ③한국 리포트

Global Philanthropy Environment Index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