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는 7월 14일부터 17일까지 포르투갈 리스본(Iscte)에서 개최된 2026 ISTR(International Society for Third-Sector Research) 세계학회에 참석했습니다. 이번 학회는 “Imagining the Next Generation: Strengthening the Foundations of the Third Sector”를 주제로, 차세대의 관점에서 제3섹터의 기반을 어떻게 단단히 다질 것인지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연구가 소개되었습니다. 70여 개국에서 700명이 넘는 학자와 실무자, 정책 담당자가 모여 기부동기, 국경 간 기부, 시민공간, 임팩트 등 폭넓은 주제의 발표와 토론을 이어 갔습니다. 기부문화연구소는 「기빙코리아 2025」 연구 결과를 국제 사회와 나눴습니다.


DAY 1 · 7월 14일(화)

첫째 날에는 국경을 넘는 기부의 흐름, 차세대와 제3섹터를 다룬 개회 총회, 그리고 연구와 현장을 잇는 모임에 참여했습니다. 진행 순서대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 Cross-Border Philanthropy in a Shifting Global Landscape: Data, Policy, and Practice

해당 세션에서는 새롭게 발표된 국제 기부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경 간 기부의 규모와 여건을 살피고, ODA 축소 이후의 필란트로피를 함께 그려봤습니다.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도 한국 파트너로서 참여하고 있는 2025 Global Philanthropy Environment Index(GPEI)와 2026 Global Philanthropy Tracker(GPT)의 핵심 지표를 공유
  • 2023년 국경 간 기부는 822억 달러로 전체 자금 흐름의 약 10%. 명목상 16% 늘었으나 물가를 반영하면 실질 성장은 정체
  • 30여 개국이 기부 여건을 개선한 반면, 14~15개국은 자금세탁·테러방지 법령 등으로 국경 간 기부를 제약(인도 FCRA, 미국의 보고 강화, 중국 해외 NGO법 등)
  • 디아스포라 송금은 2024년 공식 기준 6,900억 달러 규모이며 절반가량이 비공식·현물. 송금 시 소액 기부를 덧붙이는 방식이 기부 확대 방안으로 제안됨(디아스포라 송금: 해외에 거주하는 이주민이나 디아스포라(Diaspora) 공동체가 고국에 있는 가족이나 지인에게 자금 송금)
  •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가 단기 성과에 집중하며 지역의 자원 동원과 신뢰·역량을 저평가해 온 점이 지적됨. 신뢰를 명시적으로 이름 붙이고 측정하자는 제안이 나옴(Jenny Hodgson, Global Fund for Community Foundations)
  • 자기 성과에 집중하는 ‘성취자(achiever)’에서 지역 주도 변화를 넓히는 ‘조력자(enabler)’로의 인식 전환이 제안됨(TylerDale Hauger, WINGS)

 

2) Opening Plenary — Youth and the Third Sector

청년이 제3섹터를 통해 글로벌 과제에 어떻게 대응하고, 그 과정에서 섹터가 어떻게 변화할지를 조망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진행: Chris Millora(Goldsmiths, University of London) 발표: Alida Tchinda(Brave Heart Organization, 카메룬), Tom Matthew(European Youth Forum, 영국), Pau Apines(WeSolve Foundation, 필리핀)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청년은 주거·정신건강·분쟁 등 현장 문제에 가장 가까운 당사자로서 창의적이고 과감한 해법을 제시 가능한 인재로, 문제 해결 논의 단위에 참여시킬 필요 있음
  • 청년 참여의 90~95%는 실질적 권한 없이 단순 형식에만 머물러, 구조적 권한 부여와 후속 실행이 필요
  • 청년과 연장자 멘토의 세대 간 협업이 낙인을 넘어 청년 리더십을 지속시킴
  • 청년 상대로 단발성 보조금에서 예측 가능한 핵심 인프라 지원으로 전환하고, 공정한 처우로 청년 인재를 유지
  • 자문 역할을 넘어 청년의 이사회 직접 참여가 전략적 영향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제안됨

 

3) Research for Practice Affinity Group Meeting

비영리 섹터 현장과 연구를 연결하려는 연구자 모임에서 현장 활동가의 연구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노하우와 여러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 방법 등 나누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진행: Dana R. H. Doan(IU Lilly Family School of Philanthropy), Patricia Quinn(Platonic Consulting)

주요 내용

  • 활동가는 다수의 논문보다 1~2개 핵심 의제 중심의 명료한 지식 공유를 선호
  • 연구와 현장을 결합하는 싱크탱크식 접근으로 복잡한 문제에 대응 필요
  • 학술 논문 중심에서 벗어나 명확한 산출물이 있는 주제별 세션으로 학회 형식을 재구성하려는 논의
  • ISTR을 글로벌 시민사회 네트워크 안에 자리매김해 실무자의 연구 접근성을 높이려는 방향

DAY 2 · 7월 15일(수)

둘째 날에는 포스터 세션과 기부동기 세션, 그리고 취약한 세계 속 시민사회의 역량을 다룬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했습니다.

1) 포스터 세션

다양한 국가의 연구자들이 시민사회·기부·비영리 연구를 포스터로 공유했고, 짧은 대화 속에서 각국의 최신 연구 주제와 방법을 살필 수 있었습니다.

2) Donor Motivations and Psychology (Paper Session)
기부자들의 기부 동기와 심리에 대한 연구결과를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① Attributing Hardship and Judging Help: How Fairness Beliefs Shape Donations – Eylem Ersal Kiziler·Uma Kedharnath·Ruth Hansen(University of Wisconsin-Whitewater)

(고통, 차별과 같은) 어려움의 원인을 개인 혹은 사회 탓으로 보느냐에 따라 사람들이 공감하고, 기부하는데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분석한 연구를 다뤘습니다. 가상의 상황(vignette)을 활용한 설문 실험 및 매개분석 결과를 알 수 있었습니다. 

주요 내용

  • 어려움을 개인의 통제 탓으로 보는 인식은 공감과 기부를 모두 줄임
  • 사회가 이미 공정하다는 믿음이 강할수록 빈곤을 ‘자업자득’으로 여겨 도우려는 의지가 낮아짐
  • 분배 공정성 신념 → 어려움의 귀인 → 도움받을 자격 판단 → 기부 의도로 이어지는 경로를 제시

의의: 비난에 초점을 두지 않는 메시지 설계, 개인 차원과 사회 차원의 호소를 구분하는 실천적 시사점 제시

 

②More Than Faith: Understanding the Correlates of Charitable Giving in South Africa – Mosima Ngwenya(Stellenbosch University)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사례로 종교성과 기부의 관계를 실증적으로 연구한 내용이었습니다. 351명의 데이터 (인종, 연령, 신뢰통제)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주요 내용

  • 주간 종교 예배 참석 빈도와 기부 사이에 뚜렷한 연관이 없음
  • 연령과 사회경제적 지위가 기부를 더 잘 설명하는 변수
  • 높은 종교 가치에도 기부 참여가 낮은 배경에는 경제적 제약이 작용

의의: 내재적 종교성·기부자 신뢰 등 기부의 장벽을 이해할 후속 연구 과제 제시

 

③“I Probably Should Not Say This But…”: Comparative Analysis of “Appropriate” Motivations in Japan and the US – Aya Okada(Tohoku University)

기부 동기 표현의 문화적 차이를 미국과 일본 비교로 규명했습니다. 미국·일본 각 500명 대상 온라인 설문(지역 푸드뱅크 기부 시나리오 후 동기 평가)을 기반으로 진행한 연구결과입니다.

주요 내용

  • 미국 기부자는 더 다양한 기부 동기를 폭넓게 수용하는 반면, 일본 기부자는 동기 표현에 더 신중
  • 이타주의가 가장 높게 응답되었으나 사회적 바람직성의 영향 가능성
  • 다국가 비교 틀로 확장하는 장기 연구를 계획

의의: 기부 동기의 ‘어휘’를 국가 간 비교로 확장하는 토대 마련

 

④ Wealthy Donors’ Motivations for Giving: A Systematic Literature Review – Sara Konrath(Indiana University)

고액기부자의 기부동기를 분석한 내용이었습니다. Web of Science 기반 문헌 연구를 통한 결과를 소개합니다.(47개 자료, 응답자 총 7만 8천여 명)

주요 내용

  • 초고액 기부자의 절반 이상은 결과에 대한 통제권과 실질적 변화를 원함
  • 57%는 죄책감·논리가 아닌 열정·감사·공감 같은 감정에 이끌려 기부
  • 논리나 세제 혜택에 의존하는 경우는 22%에 불과

의의: 기부자 통제감·감정적 스토리텔링·사회적 관계를 강조하는 모금 전략의 근거 제시(데이터가 서구·영어권에 편중되어 글로벌 확장 필요)

 

2) Building Next Generation Capabilities: Strengthening Civil Society in a Fragile World (Roundtable)

ODA의 축소, 사회적 AI의 부상, 집합행동의 실패라는 세 가지 도전 속에서 시민사회에 필요한 ‘차세대 역량’을 함께 모색하는 라운드테이블이 진행되었습니다. 

발표: Mary Kay Gugerty(University of Washington), Lehn Benjamin(IU Lilly Family School of Philanthropy) 진행: Alnoor Ebrahim(Tufts University)

주요 내용

  • (ODA의 축소) 원조 삭감이 비영리의 인력 감축과 연대 약화로 이어지는 한편, 아프리카의 공공보건 리더들은 이를 거버넌스 개혁과 자국 보건재정 확대의 계기로 전환. 부담스러웠던 성과 측정(로직모델·RCT) 체계를 더 공정하게 재설계할 기회라는 시각도 제시됨
  • (사회적 AI의 부상) 소셜 AI가 정서적 지지·돌봄을 제공하지만, 사람들이 대면 관계와 공동체 활동을 대신하게 될 위험. 비영리의 ‘관계적 역량’의 가치를 다시 조명할 필요
  • (집합행동의 실패) 시민사회가 분절되어 대규모 문제에 함께 대응하지 못하는 현실. 시스템 사고, 상호의존적 변화이론, 공동의 성과 목표, 다양한 행위자의 ‘오케스트레이션’이 차세대 역량으로 제시됨(워싱턴 D.C.의 노숙 대응에서 ‘주거 우선’ 모델이 88% 유지율을 보인 사례를 공유)

의의: 위기를 축소가 아닌 재설계의 계기로 보고, 협력과 관계 역량을 제3섹터의 다음 기반으로 제시

 

DAY 3 · 7월 16일(목)

셋째 날에는 시민공간을 지키는 방법을 다룬 총회에 참석하고, 「기빙코리아 2025」 발표를 함께했습니다. 저녁에는 지역별 네트워크 미팅에 참여했습니다.

 

1) Plenary — What is Working to Protect Civic Spaces?

발표: Ingrid Srinath(Resource Alliance, 인도), Mario Aquino Alves(Fundação Getulio Vargas, 브라질), Jelena Vasiljevic(University of Belgrade, 세르비아) 진행: Christopher Einolf(Northern Illinois University)

주요 내용

  • 시민사회 공간의 축소에, 그 일이 벌어지기 전에 또는 벌어지는 동안 섹터가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를 핵심 질문으로 다룸
  • 인도·브라질·세르비아 등 서로 다른 정치·사회 맥락의 경험을 통해, 시민공간을 지켜 온 실제 전략과 조건을 공유
  • 연대와 회복탄력성, 제도적·법적 대응 등 예방적·대응적 접근을 함께 논의

2) 「기빙코리아 2025」 발표 —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학회 오후 세션에서 「기빙코리아 2025」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발표 후에는 여러 국가의 연구자·실무자와 깊이 있는 질의응답이 오갔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의 기부문화 연구를 국제 무대에 소개하고, 연구소의 연구사업을 알리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Regional Network Meetings

아시아·태평양,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중동·북아프리카, 유럽 등 권역별 네트워크 미팅이 열렸습니다. 기부문화연구소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네트워크 미팅에 참여해 역내 연구자·실무자와 인사를 나누고, 향후 교류와 협력의 접점을 넓혔습니다.

 

DAY 4 · 7월 17일(금)

마지막 날에는 AI 시대의 연구 윤리를 다룬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했습니다.

Navigating Research Integrity in the AI Era: Authorship, Peer Review, Editorial Practice, and Publishing Standards in Third Sector Research (Roundtable)

주요 내용

  • 생성형·보조형 AI가 연구의 작성과 심사에 빠르게 스며들면서 제기되는 편집·심사 단계의 질문들을 다룸
  • AI를 활용한 원고를 학술지가 어떻게 평가할지, 심사자가 데이터의 진위와 방법의 투명성을 어떻게 확인할지, 공개(disclosure) 기준을 어떻게 세울지 논의
  • AI 관련 오류가 출판물에 남았을 때 저자·심사자·편집자·출판사 중 누가 책임지는지에 대한 열린 토론
  • AI 탐지 도구의 한계, 심사 부담 증가, 번역·언어 지원을 위해 AI에 의존하는 비영어권 연구자에 대한 고려도 함께 짚음

의의: 제3섹터 연구의 신뢰성을 지키기 위한 편집·심사·출판의 새로운 기준을 함께 모색

 

마치며

나흘간의 ISTR 세계학회는 다양한 국가의 시민사회 연구와 실천이 활발히 공유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청년의 실질적 참여, 신뢰를 존중하는 지원, 시민공간을 지키는 연대, AI 시대의 연구 윤리 — 서로 다른 세션이 결국 모두 제3섹터의 토대라는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기부문화연구소는 이곳에서 얻은 통찰을 앞으로의 연구사업에 이어가려 합니다. 기부자의 여정을 더 깊이 이해하고 지원대상자를 변화의 주체로 존중하는 관점을 놓지 않고 계속 연구하고 연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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