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카카오가 비영리 활동가를 위한 AI 교육 ‘카카오테크 NGO AI 클래스’를 열었다. 53개 조직에서 106명이 리더와 실무자 2인 1조로 참여했으며,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는 교육 기획 단계의 자문에 이어 효과성 연구를 위해 현장을 참관했다.
카카오와 기부문화연구소의 만남
2026년 4월, 기부문화연구소는 비영리 종사자 302명을 대상으로 〈국내 비영리조직 종사자의 생성형 AI 활용 현황〉을 조사했다. 개인 활용률은 93%로 이미 포화 상태에 가까웠지만, 조직이 공식적으로 AI를 도입한 비율은 27%에 머물렀다. 조사는 종사자를 네 유형으로 나눴는데, 조직의 지원을 받으며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전략형’보다 조직의 지원 없이 개인적으로 부딪혀가며 쓰는 ‘실험형’이 가장 많았다. 활동가 개인의 역량과 개방성이 활용 수준을 좌우하고 있었고, 조직이라는 울타리는 아직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었던 셈이다. 7월, 카카오가 연구소를 찾아왔다. 비영리 활동가를 위한 AI 교육을 준비하고 있다며 현장에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 조사 결과가 무엇을 말해주는지에 대한 대화가 이어졌다.

이미지 : 카카오 제공
리더와 실무자가 함께: 2인 1조라는 설계
이 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참여 방식이다. 한 조직에서 리더와 실무자가 함께 참여했고 현장 슬로건도 “활동가의 성장이 조직의 변화로”였다. 이 설계는 연구소 조사 결과와 맞닿아 있다. 조사에서 보안 위험과 역량 격차에 대한 우려는 개인의 AI 활용 수준과 무관하게 나타났는데, 이는 AI를 많이 써본 사람일수록 이런 우려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결국 문제는 개인의 숙련도가 아니라 조직 차원의 준비였다. 실무자 개인의 학습이 조직의 역량이 될 수 있을까? 리더가 함께 배우면 도입 결정과 내부 기준 마련이 그만큼 빨라질 수 있을까? 이번 교육은 그 가설을 현장에서 시험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왼쪽 첫째날 카카오 AI 캠퍼스, 오른쪽 둘째날 카카오 판교아지트. 사진 : 카카오 제공
AI 에이전트를 바로 만들어버리다
나의 AI 교육 경험은 두 차례 정도 된다. 2024년 ‘연구를 위한 AI 활용’은 연구방법론 중 하나로, 연구자가 사용했을 때 유용한 AI 툴을 소개받고 사용법을 익혔다. 2025년에는 업무 효율화를 위한 강좌였는데, 회의록 녹음과 기록 자동화, 프롬프트 입력하기, 디자인 툴 사용 등으로 문서 작성 시간을 줄여주거나 이에 수반되는 PPT나 디자인 작업을 효율화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6개월도 되지 않아 교육의 내용은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첫날부터 자신의 업무를 대신할 AI 에이전트를 바로 만들었다. 반복되는 보고서 초안이나 이슈 모니터링을 맡길 비서 하나를 세우는 데서 끝나지 않고, 여러 개의 비서를 역할별로 묶어 하나의 ‘부서’처럼 운영할 수 있었다.

참여자가 직접 만든 AI 에이전트 비서실 Team FIKA. 왼쪽은 데시보드, 오른쪽은 비서 전용 채팅창이다. 대시보드에는 AI 엔진 사용량 표시, 일정, 새로운 메일 알람, 비서별 담당 업무를 한눈에 보게 했다. (제공 : 사단법인 시민 박희선)

비서들이 업무를 마치면 자동으로 <내 승인 대기> 보드에 자동으로 떠 비서들이 어떤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지, 얼마나 소요되고 있는지 등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제공 : 사단법인 시민 박희선)
2년 전에는 도구 하나를 배우는 교육이었다면, 이번에는 조직 하나를 설계하는 교육이었다. 전문적이면서 열정적인 강의와 전문가들의 개별 도움으로 스스로 에이전트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모두 마무리할 수 있었다. 개별적으로 또는 조직적으로 필요한 사항은 앞으로 한 달 동안 채팅방에서 카카오 펠로우의 도움을 받아 만들어갈 수 있다.

쉬는 시간에도 쉬지 않는 참가자들. 쉬셔야 합니다.
이틀간의 교육이 현장에서 보여준 결과는 파워풀해 보인다. 이 결과가 조직 차원의 변화로까지 이어질까? 기부문화연구소는 교육 전후 참가자와 조직을 비교하는 사전·사후 조사, 그리고 참가자 인터뷰를 통해 그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사진 : 카카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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